[대선후보IT공약] 국민의당 안철수, “4차 산업혁명은 민간 주도로” by 수다피플

탄핵 이후 두 달의 시간이 흘렀다. ‘장미대선’을 맞아 이미 재외국민들은 투표에 참여했고 사전 투표는 코앞으로 다가왔다. 공식 투표일도 일주일이 채 안 남았다.

정책 문제는 어렵다. 그렇다고 방관하는 태도는 곤란하다. 산업 진흥은 필요하지만 이 진흥이 특정 이권 업자를 만들어내거나, 중간에서 눈 먼 돈을 만들어내거나, 쓸데없는 위원회나 단체를 만들기만 하는 식이 돼서는 안 된다. 대체로 해당 영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때 이런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과학기술 분야는 그 대표적인 영역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나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말이 차기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가 되면서 모호함은 가중된다. IT분야는 문제점은 물론 정책적 차별점도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영역이다. ‘앞으로 무얼 하겠다’가 많아, 대체로 좋은 말 범벅이다. ‘무엇을 하겠다’는 선언보다는 ‘실제로 어떻게 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그럼에도 공약을 살펴보는 이유는 대통령 후보자가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과 문제에 임하는 자세를 알기 위해서다.

‘대선후보IT공약’에서는 1-5번 5명의 대선후보가 내세운 IT 정책을 살폈다. 후보자의 공약과 질문지에 대한 캠프의 응답, 캠프의 IT 정책 담당자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의 ‘19대 대통령 선거 정당별 과학정책 분석’도 참고했다.

■ 가장 중요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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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 산업 전반에서 혁신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 홍준표 : 단기 성과를 우선시하는 관점 타파
– 안철수 : 4차 산업혁명
– 유승민 : 퇴근후 SNS 업무지시 제한(연결되지 않을 권리)
– 심상정 : 노동의 내용과 과정을 바꿔야 과학기술의 혁신도 있다

■ 눈길이 가는 정책

– 문재인 : 정보통신 기술로 혁신 정부 구성
– 홍준표 : 4차 산업 혁명 위한 IT 분야 규제 완화
– 안철수 : 잊혀질 권리 법제화
– 유승민 : 사이버보안청 설치
– 심상정 : IT 노동자 처우 개선

■ 통신비 부담 경감

  • 사회적 약자 통신비 지원 공통적
  • 기본료 인하 및 폐지는 단골공약으로 여태껏 제대로 실현된 적이 없음.

– 문재인 : 휴대폰 기본료·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 디지털기본권 보장
– 홍준표 : 기본요금 인하+단계적 기본요금제 폐지, 제로레이팅 정책, 알뜰폰 정책 강화
– 안철수 : 제4이동통신 + 경쟁강조
– 유승민 : 알뜰폰 확대, 결합상품 개발을 통한 통신비 인하, 저가 스마트폰 출시,
– 심상정 : 데이터 2GB + 음성 문자 무제한의 ‘보편요금제’

■ IT 노동자 처우 문제 + 인재육성 + SW교육

  • SW 교육 강화, SW 제값 받기 강조
  • 청년, 여성, 비정규직 연구인력 등 과학기술계 소수자 처우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

– 문재인 : SW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전 생애주기 SW 교육
– 홍준표 : 노동력이 아닌 기술력 기준 단가 책정, SW조기교육
– 안철수 : 전문가 10만명 양성, 여성과학자 보직자 및 신규 채용 규모 확대
– 유승민 : ‘칼퇴근시대’, 근로시간 기록 및 보존 의무부과, 창업교육 의무화
– 심상정 : 포괄임금제 폐지, 다단계 하도급 관련 제한 대폭 강화, SW개발자등급제

■ 4차 산업혁명 + 스타트업 육성정책

  • 4차 산업혁명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있지만, 면밀한 진단과 철학은 잘 드러나지 않음
  • 일자리 문제 해소에 초점

– 문재인 : 지금은 ‘비상상황’. 정부주도적으로 대응해 인프라 확장 및 스타트업 육성 강화를 위한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 홍준표 : 고용 유연화를 통한 구조 유연성 확보, 네거티브 규제, 규제프리존,
– 안철수 : 민간주도발전, 자율주행-AI-VR-IoT 육성,
– 유승민 : ‘융합혁신컨트롤타워’, 네거티브 규제,
– 심상정 : 인권·노동·안전·환경 중심 정보통신기술(ICT) 통합체계, 노동시간 단축, 지능정보사회자문위원회, 규제프리존 추진 중단

■ 과학기술 R&D

  • 지역의 표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지역 R&D 입장 적극 개진
  • 관리 부처와 운영 방식 면에서 구체적 제안

– 문재인 : 과학기술계 종사자 노동 환경 개선, 다양한 생애주기의 연구 지원 방안, 기초과학 연구비 확대
– 홍준표 : 연구비 사용 유연성 보장,
– 안철수 : R&D 예산 통합관리, 원천기술 및 중소기업 지원 집중 투자, 경쟁형 R&D
– 유승민 : 정부 R&D 구조조정
– 심상정 : 기초 원천 R&D 비중 증대, 연구자 인건비 보장, 출연연 예산 조정, 시군구 우리동네 과학센터

(사진=안철수 후보 대선 홈페이지)

가장 중요한 문제

– 4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모든 대선 주자들이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IT 기업인 출신인 안철수 후보는 이들 중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가장 비중 있게 다룬다. 4차 산업혁명기에 대비하기 위한 ‘교육·과학기술·창업혁명으로 경제성장과 미래준비’ 공약이 안 후보의 10대 공약 중 2순위에 올라 있는 것도 이를 보여준다.

안철수 후보는 4차 산업혁명 공약에 있어 ‘민간 주도’를 강조한다. 적극적 정부개입형 공약을 내세운 문재인 후보, 정부·민간 파트너형 공약을 내건 심상정 후보와 확연한 시각차가 있다.

민간을 전면 내세운 배경에는 여러 최첨단 기술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예측이 어렵다는 진단이 깔렸다. 정부 주도형 방식으로는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4차 산업혁명을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 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요 과학기술 정책

1. 통신비 부담 경감

– 데이터 이용 기본권, 제4이동통신

안철수 후보는 가계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 이용 기본권’과 ‘온국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도입’을 약속했다.

데이터 이용 기본권은 데이터 서비스 이용을 ‘복지’ 차원에서 보장하려는 정책이다. 취약계층이 최소한의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3G의 경우 월 300MB, 4G의 경우 월 600MB 데이터를 제공하는 식이다.

온국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빌쇼크를 우려해 평소 자신이 사용하는 데이터량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비싼 요금제를 선택하는 국민을 위한 공약이다. 무제한 요금제가 도입되면 가입한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더라도 속도 조절을 통해 무제한으로 추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안철수 후보 측의 설명이다.

또 제4이동통신 선정을 통해 고착화된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경쟁을 유도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신규 사업자의 시장 안착을 위한 주파수 할당 지원 ▲이동통신 기지국소기업부 설치 ▲중계기 공용화 추진 ▲4G, 5G망이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 다른 통신사업자 로밍 제공 등 공약을 제4이동통신 사업자 지원 정책으로 제시했다.

이같은 공약들은 ‘기본료 폐지’를 주요 통신비 인하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후보와 구별된다. 안철수 후보는 기본료 인하·폐지 정책은 현실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후보의 통신비 공약에는 이외에도 ▲제로레이팅 활성화 ▲공공 무료 와이파이 확대 ▲알뜰폰 사업자 전파사용료 면제 연장 등을 통한 통신비 인하 등이 있다.

2. 4차 산업혁명 및 스타트업 육성 정책

– 민간 주도, 창업중소기업부 설치

안철수 후보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의 가장 큰 특징은 방점이 ‘민간’에 찍혔다는 점이다. 안철수 후보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민간 기업이 장기적으로 생존, 성장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으로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 신성장산업 육성 지원을 국정과제로 삼겠다고 했다. 제조업 부흥을 위해서는 제조 로봇 플랫폼 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보급 및 확산을 약속했다. 이외에도 초연결·초지능 지능정보기술·인프라 확보, 신산업·신서비스 육성, 사이버 보안 강화 등 분야별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스타트업 지원 공약은 안 후보가 국가 비전으로 제시한 ‘창업국가’ 건설과 맞닿아 있다. 안철수 후보는 창업 지원을 위한 컨트롤타워인 ‘창업중소기업부’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이 측면에서는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창업중소기업부를 통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돌아가는 정부 R&D 예산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3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아이디어와 기술만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을 구축하고, 실패의 경험을 딛고 창업에 재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스타트업 공제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3. 인재 육성 및 SW 교육

– 전문가 10만명 양성, SW 교육 확대

(사진=안철수 후보 공식 페이스북)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인재 양성 공약 역시 그 중심에는 ‘민간’이 있다. 안철수 후보는 ‘창의 인재’를 미래 인재상으로 설정하고, 민간 주도의 ‘4차 산업혁명 인재센터’ 설치 지원을 약속했다. 안철수 후보는 인재센터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전문가 10만명을 양성하겠다고 했다. 미취업 청년, 실직자 등을 대상으로 1년 과정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소프트웨어(SW) 교육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작하겠다고 공약했다. 현 정부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를 SW 교육 대상으로 삼는데 이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 측은 “지금도 (인재 양성을 위한) 일부 과정이 있지만, 1년을 넘는 과정은 많지 않다”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초등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전공자 등 습득이 빠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1년 과정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공계 여성을 위한 공약도 눈에 띈다. 여성 과학자 보직자와 신규 채용 규모를 이공계 여성 비율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약속이다.

전체 이공계 학생 중 여성의 비율은 30%지만, 채용 비율은 10%로 뚝 떨어진다. 여성 보직자의 비율은 이것보다 훨씬 적은 실정이다. 안 후보의 ‘여성 과학자 보직자와 신규 채용 규모 확대’ 공약은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이다.

4. 과학기술 R&D

–  R&D 예산 통합관리, 원천기술 및 중소기업 지원 집중 투자, 경쟁형 R&D

안철수 후보는 국가 R&D 예산을 통합 관리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영향력이 큰 원천기술 및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19조원에 이르는 연구개발(R&D) 예산이 여러 정부 부처에 산재해 비효율적이라는 진단에서 나온 공약이다.

이를 위해 기초·원천기술 연구 비중을 현 39%에서 50%로 확대하고, 다양한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경쟁형 R&D’ 도입을 제시했다. 경쟁형 R&D는 같은 연구주제에 대해 다수의 연구 기관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게 해 결과에 따라 연구비를 차등 지원하는 방식이다.

또 국가 R&D 기반 범용 ‘오픈 이노베이션 시스템“오픈close’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여기에는 기업과 중소기업, 산업계와 학계가 자유롭게 연결돼 인접 기술 간 융합을 용이하게 해 개방형 혁신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이 담겨 있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중점적으로 국가 R&D를 지원하겠다는 것도 안철수 후보의 R&D 공약의 특징이다.  R&D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기존 기업과 유니콘 기업,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융합 얼라이언스 구축 역시 목표로 지정했다.

눈길을 끄는 정책

공약집 전면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잊힐 권리 보장(법제화)’도 눈에 띈다.

잊힐 권리는 인터넷에 떠도는 자신의 각종 정보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2014년 유럽사법재판소(ECJ)가 관련 판결을 내놓으며 화두로 떠올랐다.

국내 현행법에도 잊힐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조항들이 있다. 가령 ‘개인정보 보호법’ 37조 1항은 ‘정보 주체는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하여 자신의 개인정보 처리의 정지를 요구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이같은 현행법이 잊힐 권리를 온전히 보호하는 데 역부족이라고 인식한다. 자신과 관련된 정보가 원치 않게 인터넷을 떠돌 때,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실직적으로 없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후보의 잊힐 권리 보장 공약은 ‘자기결정권’을 강조한다. 안철수 후보 측은 “잊힐 권리의 핵심은 ‘내’가 결정하는 것인데 이것이 잘 되지 않는다”라며 “현행법과 가이드라인을 다듬어서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from Bloter.net http://www.bloter.net/archives/278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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