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뷰]또 하나의 미제사건: 천안함 7년의 추적, 조현호를 만나다 – 수다피플






2010년 3월 26일, 배가 침몰했다. 40명이 죽고 6명이 실종됐다. 북한이 연계되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던 정부는 어느새 말을 바꿔 북한이 발사한 어뢰로 이 배가 침몰했다고 했다. 무려 파란 매직으로 1번이라고 쓴, 그 1번 어뢰로.

 

정부의 발표를 납득할 수 없게 만드는 증거와 증언들. 진실에 대한 의문은 거기에서 멈춰섰다. 의문을 품으면 왜 믿지 않느냐고, 너는 종북이냐고 의심 섞인 시선으로 정부가 되물었기 때문이다. 아직 밝혀질 게 많은 사건이었던 천안함 침몰은 그렇게 성역이 됐다. 의문이 멈춰서자 기억도 거기에서 잘렸다. 7년이 지났다.

 

우리가 감히 천안함에 접근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7년 간, 천안함을 취재해 온 기자가 있다. 초기에는 경쟁하듯 천안함 사건을 파헤치던 언론은 모두 멈추고, 이제는 단 한 명의 기자와 매체만 남았다. 7년 간 천안함 침몰 사건을 취재 중인 미디어오늘의 조현호 기자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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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결론은 ‘잘 모르겠다’


인지니어스(이하 ) : 천안함 취재를 7년 했다. 7년이나 취재를 한다는 건 어떤 건가.


조현호 기자(이하 ) : 기자생활 17년인데 그 중에 7년을 천안함 취재했다. 내가 시니어 기자가 되는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주 업무가 되어 있다. 누구는 애정이 많아서라 하는데, 애정보다는 내가 안 하면 안 될것 같아가지고 하다보니 이렇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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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면에 죄송하지만 원래 덕후인가.


 : 기자일을 하다보면 중요한 것들이 있다. 이해력이 빠르거나, 민첩하거나, 아이디어가 풍부하거나, 아니면 어떤 아이템을 입증하려고 끝까지 매달리거나. 난 남들보다 머리가 좋거나 아이디어가 많진 않은데, 끝까지 견디면서 확인하는 버릇은 있는 것 같다. 확인할 수 있는 걸 온갖 방법으로 확인해보는 게 사실 고단한 일이고 반복적인 일이긴 하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고, 이 스타일이 나한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탐사보도도 이런 거다. 이렇게 확인을 반복하다보면 뭔가 하나가 걸리고.


 : 탐사보도면 조금씩 조금씩 하면서 한 방이 터져야 하는데 천안함 사건엔 그게 없지 않나.


 : 그렇다. 그래서 소모적이라고 느끼게 된다. 내가 이걸 왜 붙잡고 있나,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도 들고. 그런데 그렇게 십여군데를 막 두들기다가 한곳에서 뭔가 새로운 게 나오면 희열이 있다. 진짜로 숨겨진 사실이 있었구나, 이런 기분. 물론 거기까지의 과정은 대단히 깜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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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기록을 샅샅이 뒤져도 나오는 결론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 천안함 7년, 의문의 기록


 : 지난한 과정이다. 그렇게 7년이 지나고 천안함 취재를 책으로도 썼다. 가장 궁금한 것부터 시작하겠다. 7년이나 취재했으면서 대체 왜 아직도 답을 모르나.


 : 7년을 취재했기 때문에 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1~2년 정도했다면 어떤 침몰원인을 정하고 그 방향으로 파헤쳤을 수도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면 할수록 내가 모르는 분야, 알려 하지 않았던 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 생겨서 그런 쪽 취재를 더 자세히 하게 됐다.


 : 그래도 본인만의 가설 없나. 기사에 대놓고는 못 쓰지만 내 생각엔 이래서 침몰했다 싶은 거.


조 : 사실 이것도 맞는 것 같고 저것도 맞는 것 같고 그렇다. 너무 많은 사람의 얘기를 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A를 주장하는 사람 말을 들어보면 A가 말이 되는거 같아 보이고.


 : 결론적으로는 본인에게 천안함은 7년간 미제 사건이었다. 새롭다 할 증거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런데 왜 7년이 지난 지금 책을 낸건가.


조 : 세월호 역시 침몰 원인부터 많은 것들이 의문 투성이다. 천안함 사건도 희생자 40명과 6명의 실종자 등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한국전쟁 이후 군에서 벌어진 최대의 참변이다. 7년 전 천안함 사건 당시로 돌아가면 세월호 보다 의혹이 훨씬 더 많았다. 정부 발표를 절반 가까이가 믿지 못한다는 여론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7년간 취재하면서 이 사건이 잊혀지겠다는 우려가 들었다. 국정교과서에 실린 천안함을 보면 천안함 피격사건, 북한의 폭침, 이렇게 아주 간략한 언급으로 끝난 것이 전부다. 이 일과 관련해 7년째 재판중인 인물이 있는데도 일방적으로 단정한 한쪽의 주장만을 역사적 사실로 담았다.


법정 취재를 하면 할수록 적어도 정부 발표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더 분명해졌다. 취재기자로써 진실을 밝혀내지는 못하겠지만 의문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의문을 위한 의문이 아닌 근거있는 의문으로서 남겨야 한다고 봤다. 의문이라는 증언이 기록되지만, 그 기록이 다시 의문을 말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가설은 왜 답이 될 수 없나


천안함 사건이 규명되는 과정을 그다지 눈여겨 보지 않았다. 함수, 함미, 파공… 일상적이지 않은 단어도 너무 어려워서 어느 순간 쫓아가기를 포기했던 것 같다. 이제는 ‘이런 저런 가설이 있었는데 잘 모르겠다’ 정도의 인상만 희미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나처럼 기억이 잘린 누가 보더라도 쉽게 이해하도록 아주 쉽게 질문을 시작했다. 당시의 가설들, 그것들은 왜 진실이 아닐까.


1. 정부 공식 발표


 : 모든 가설을 다 들여다봤을 걸로 생각한다. 그런데 결론이 ‘모르겠다’라면, 그 가설들이 왜 100% 정답이 될 수 없는지는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는 정부 발표로 하겠다. 


“민·군 합동조사단은 서해 앞바다에서 인양한 함수, 함미 선체의 변형 형태와 사고 해역에서 수거한 증거물들을 조사한 결과, 천안함은 북한에서 제조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되어 침몰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쉽게 말해 북한이 어뢰 쏴서 배가 절단됐다는 건데, 이건 왜 100% 답이 될 수 없나.


 : 북한에서 어뢰 쏘고 갔다고 정부가 어뢰까지 찾아서 보여줬다. 그런데 어뢰가 쏘고 갔다면 제일 중요한 게 폭발이 있었어야 한다. 폭발이 있었다면 그 엄청난 충격이 배나 그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도달했을 거라고 시뮬레이션까지 했다. 그런데 배가 그 정도 충격을 받지 않았다. 폭발이 있었는데 형광등도 멀쩡하다. 생존자 상태나 사망자 상태를 봐도 충격의 흔적이 없다. 시신에 총상이나 화상, 파편상 같은 게 없고, 사인을 입증하진 못했지만 오히려 익사로 추정된다고 했었다. 생존자들도 폭발할 때 생기는 충격을 받지 않았고. 심지어 생존자들 중에 청각에 장애가 있는 사람도 없다.


 : 그런데도 1번 어뢰를 주워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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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동안 공개를 안 하다가 막판에 공개했던 어뢰 설계도는 HWP 파일로 되어 있다. 그럼 그 어뢰 설계도가 원본인지 밝혀야 한다. 북한에서 만든 어뢰 설계도라면, 북한이 한글 프로그램을 쓰는 증거를 대든가. 설계도는 그림인데 한글 파일로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어디 있나. 이건 당장 어뢰가 북한산이라는 것 조차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단계다. 건져진 어뢰의 추진체와 설계도 속 추진체는 크기도 안 맞는다. 그런데도 ‘이 정도면 같다’고 본 거다.


 : 깔끔하게 설명이 안 되는데 이게 왜 증거로 인정이 되는 건가.


 : 거기에서 건져졌다는 게 이유다. 그 자리에서 건진 건 사실이니까. 사람이 죽은 자리에서 칼이 발견됐으면 그 칼로 찔렀을 가능성이 가장 크겠지? 이런 식이다. 그런데 그 안에 그것만 있었냐. 그건 아니다. 천안함보다 훨씬 큰 미상의 선박도 있고, 별의별게 다 있다. 그런데도 그 자리에서 나온 거니 증거능력이 크다고 본 거다.



2. 좌초설


 : 천안함 프로젝트를 보면, 그 증언 중에 제일 솔깃한 건 좌초다. 개인적으로 조현호 기자도 좌초라고 내심 생각할 줄 알았는데, 왜 좌초가 아닌가.


 : 왜 좌초 얘길 많이 하냐면 모든 최초 보고는 좌초였기 때문이다. 청와대까지 처음에 보고가 된 건 좌초였기 때문에. 기록이나 자료엔 보면 처음에는 다 좌초로 나와 있는데, 그 좌초가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얘기한 좌초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거다. 근데 우선 좌초라는게 맞으려면 배 바닥을 긁을수 있을 정도로 낮은 저수심지대에까지 가까운데 갔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천안함에 있는 모든 당사자들과 군에 서는 그 정도 얕은 수심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한다. 현장, 범죄현장이나 사건현장이 제일 중요한거 아니겠나. 사건 얘기를 하려면, 아무리 정교하고 유식한 얘기 해봤자 현장으로 뒷받침이 안되면 안된다. 증언하는 당직사관은 수심이 20m내외라고 그러고, 공식 발표한 수심은 47m라고 한다. 47m랑 20m 수역은 1km정도가 거리가 떨어져 있다. 수심이 20m라고 해도 배가 좌초는 안한다. 배가 잠기는 선이 2.88m인데 아무리 깊이 가라앉아도 기껏해야 3~4m지 20m바닥하고는 안 닿는다. 판단이 되려면 해안 인근에 갔다는걸 확인해야 된다 지금 상태에선.


 : 그런데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말을 들어보면 좌초가 되더라도 배가 절단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러니 가능성이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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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함이 좌초로 저렇게 절단면이 말아올려지면서 쪼개지겠냐는 거, 그거 자체로 반론이기도 하다. 좌초의 증거라고 배 아래쪽에 스크래치 흔적, 그리고 휘어진 우현 프로펠러를 꼽는다. 그러나 여전히 장소가 해결이 안 된다. 천안함에 있었던 사람들은 좌초될만한 위치로 안갔다는 정황을 제시하고 있다. 이게 좌초설의 강력한 반론이다. 


3. 잠수함 충돌설


 : 좌초가 되었다가 제3국 잠수함과 충돌했다는 잠수함 충돌설도 있다. 우선, 이 제3국 잠수함을 주장하는 측에선 왜 이스라엘 잠수함이라고 주장하나.


 : 크기가 그렇게 작은 잠수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군 핵잠수함은 47m(국방부 공식 발표)되는 수심에는 올수가 없다. 높이가 20m이기 때문이다. 잘못 가면 그 자리에서 잠수함이 좌초되는 수가 있다. 그런 면에서 미국은 안 들어 갔을 수 있다. 이스라엘 잠수함은 그때 참가한 명단에는 없지만, 얘기를 안하고도 참가했을 가능성이 좀 있다는 얘기는 있다. 갑자기 이스라엘 총리인가 누가 방한해서 온 적이 있는데 그래서 이스라엘이 참전했나보다 하는 거다. 베트남 인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스라엘 잠수함이 있었기 때문에 그 잠수함이 여기에 왔을 수 있다는 추정 정도다. 그리고 천안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집단지성으로 찾아낸 것에 의하면 이스라엘 잠수함 형태가 60m급이 있다고 한다. 당시 제3의 부표에서 구조작업을 한 UDT동지회 회장이 60m 정도 길이의 구조물을 봤다고 한 게 어디 기사에 나온 적이 있다.


 : 그럼 이스라엘 잠수함도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닌가.


 : 하지만 치고간 증거가 없다.


 : 잠수함을 못 찾아서 100%가 안된다는 말인가. 이유가 그거 하나인가.


 : 그렇다. 사실이라면 그게 굉장히 중요한 증거고 지금 그 증거가 없다는 거다. 명확하게 밝히려면 군사기밀까지 다 뒤져서 그 잠수함이 어디에 부딪혀서 수리한 흔적이라든가, 잠수함 승정원이라도 찾아야 하는데 하나도 없다는 게 사실이다.


4. 인간어뢰설


 : 이제 마지막 가설인데, 이거 좀 중요하다. 천안함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 말은 기억한다. 인간어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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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헌 전 청와대 행정관이라고, 천안함 총괄하는 팀에 있었던 사람인데 5주기 때 책을 냈다. 북한 특수부대가 수중추진기를 타고 들이받아서 자폭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그런데 설득력은 없다. 들이받았다면 폭발이어야 하는데 함체 분석결과는 이런 주장과 매우 다르다. 서해의 빠른 유속이나 높은 파고를 고려하면 이걸 뚫고 올 가능성이 낮다. 조선일보는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 했지만, 애초에 취재원이 탈북자였으니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거는 볼 필요도 없다. 이 가능성이 아니라 이런 기사를 썼다는 게 더 놀랍다.


 : 7년간 취재하며 법정에서 나오는 증언 전부를 들었다고 했다. 어떤 가설도 100% 설명이 안 된다면, 그 중 어떤 증언, 혹은 어떤 증거는 일부러 진실에 다가갈 수 없게 만들어졌을 가능성은 없을까.


 : 끼워맞췄다는 의미라면, 정부 발표가 가장 많이 끼워맞췄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하나다. 오류가 너무 많다. 그걸 조작이라고 말할수는 없다. 다만, 반론을 반영해서 조사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거다. 조작이라는 건 의미가 없다. 그냥 그 사람들 뺨 때리는 거지. 너희들이 최선을 다해 조사했다는 건 인정해. 하지만 내가 볼 땐 너네 말은 오류가 있어. 이건 너희도 잘 모르면서 내린 무리한 결론이야. 그래서 의심이 돼. 이 정도로 신중하게 말하는 게 그 사람들을 위해서도 낫다는 생각이 든다.


 : 천안함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공개되지 않은 자료 중에 딱 한 가지만 볼 수 있다면, 제일 보고 싶은 게 뭔가.


 : 보고라인에서 오갔던 교신 기록들이다. 천안함과 이함대, 이함대와 해군작전사령부, 그리고 해군 작전사와 합참. 그 사이에서 오간 교신 기록. 그런데 교신기록은 비밀이기 때문에 절대 공개하지 않을 거다.


 : 재판에서 증언하지 않았나.


 : 근데 증언으로 얘길 안했다. 얘기할 수 없다고 그러면서.



왜 천안함인가


 : 얘기를 따라가다보면 엄청난 미제 사건이다. 그때 언론은 이것을 어떻게 보도했나.


 : 처음엔 기자들이 막 어마어마하게 달라붙었고 의혹도 많이 재기했다. 그런데 어뢰 얘기가 나오고나니 일괄적으로 어뢰로 대세가 형성되어버리더라. 그렇게 많은 의문점이 있었는데도. 여러 검증을 하지 않고 제시한 프레임으로 막 빨려들어갔다. 진실을 다투는 태도가 그렇게 쉽게 바뀔 수가 있나. 그게 아니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는데도 언론은 다 휩쓸려가는 분위기였다. 그리고나니 정부가 어뢰라고, 5월 20일에 발표를 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5월 24일에 대북제재조치를 발표를 하더라. 그래서 완전히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구나 했다. 내가 이런 정치적인 목표를 막으려고 하는 것 역시 정치적인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도 옳지 않았다. 그게 동기부여가 돼서 이 사건을 파기 시작한 거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6.2 지방선거는 몇 개 빼고 민주당이 압승했다. 천안함으로 정치적인 승부수를 던졌는데, 사람들은 그걸 믿지 않은 거다. 이때 또 동기부여가 됐다. 이젠 그럼 내가 합리적으로 얘기를 하면 합리적으로 사람들이 받아들이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미디어오늘이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했는데, 하다보니 사람들이 조금씩 조금씩 빠져나갔다. 그러다 재판이 시작됐을 때, 법 앞에서 증언하는 걸로 한번 승부를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법정 취재로. 그래서 딱 법정에 들어가니 한 사람도 없었다. 기자가 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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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슨 사건이 일어났을 때 보통 그렇게 되지 않나. 그런데 왜 미디어오늘은 남았나.


 : 미디어오늘은 원래 언론을 비평하는 매체다. 그런데 언론이 해야될 일을 아무 언론도 안하고 있을 때, 그런데 그 일에 대한 수요는 있을 때 미디어오늘이 그 일을 대신 함으로써 그 행위 자체로 다른 언론을 비평할 수도 있다고 본다. 남을 잘못한 것을 비판하는 비평도 비평이겠지만, 해야될 일을 안했을 때 대신하는 것도 하나의 비평이 된다는 거다. 그런점에서 천안함에 대해 이렇게 한번 길게 매달린 것도 괜찮은 역할이라 생각한다. 길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필요성이 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이 들고 부족하지만 책도 내게 됐다. 



천안함과 새 정부


 : 새 정부 출범까지 일주일도 안 남았다. 새 정부는 천안함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 다른 가설에 대한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조사하되, 지금 내놓은 보고서가 타당한지를 조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당시 생존자와 책임자, 그리고 보고라인에 있던 모든 사람을 다 조사해야하고 증거 기록도 모두 재검토해야 한다. 군과 정부는 배제하고 독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해서 모두 공개하고 투명하게 조사를 진행해야 할 거라 생각한다.


 : 다섯 명의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면 천안함을 가장 잘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나


 : 천안함 사건을 북에 의한 폭침이라고 한 후보는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다. 민주당에서 국정조사까지 촉구했던 문제였는데 대선을 앞두고 너무 무력하게 정부 발표를 인정해준 것 같아 안타깝다. 그렇지만 지금은 선거전이니 정치적인 고려를 했을 거고, 그게 진심은 아니라고 본다. 입장을 바꾸었다고 해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너무 몰아붙이기 보다는 다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야당이었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정보가 없을 수 있고, 그런 점에서는 역부족이었을 수 있다. 정권이 바뀌면 다시 이 문제에 귀기울일 여지가 있다고 본다.

 

 : 그래서 누가 대통령이 되면 제일 잘 할 것 같나.


 : 글쎄… 가장 안 할 것 같은 사람은 유승민이다.


 : 레드준표도 만만치 않을 거다. 절대 안 할 수도 있다.


 : 레드준표도 그렇겠지만 유승민은 천안함 특위원이었다. 국방위원이었고. 거기에서 어뢰쪽으로 가장 몰아가려고 했던 사람이다. 유승민은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완전 반북이야, 반북. 반북이 곧 보수라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 그래서 유승민이 신사적이고 경제 문제에 대해선 리버럴한 것 같지만 북한 문에만 나오면 딱 멈춰 선다. 홍준표는 그 안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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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천안함은 왜 침몰했는지, 조현호 기자는 알고 있을 것 같았다. 대화를 하는 동안 몇 번이나 슬쩍 물었다. 속으로 이거다 싶은 가설이 무엇인지. 이걸 꽤 여러번 물었지만 인터뷰를 정리하며 대부분 삭제했다. 조현호 기자가 시원하게 답을 주지도 않았지만, 내 질문 방향이 틀렸다는 걸 무려 5시간의 대화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나 깨달았기 때문이다. 


7년이나 파고 들었지만, 당당하게 모르겠단다. 그리고 그가 모르기 때문에 당연히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모르겠다가 결론이라서 조현호 기자의 의문은 의미가 있다. 모르겠다는 결론은 진실이 밝혀지기에 답변이 부족했다는 증거가 되고, 그렇기 때문에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의문이 이어져야 한다. 무려 7년이나 지났는데도, 아무도 진실을 모르기 때문에.



이 기록이 그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일부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 천안함 7년, 의문의 기록



답을 구하지는 못했지만, 대화를 끝내고 나니 지난 겨울이 생각났다.


지난 겨울, 우리는 자격없는 대통령을 파면시켰다. 이제는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는 걸 기억한다. 의견을 표현하고, 마침내 권한을 가진 이들을 움직이기까지 촛불을 수차례 들고 매번 소리쳐야 했다.

 

박근혜를 청와대에서 끄집어낸 것이 지난 겨울의 유일한 소득은 아닐거다. 각자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목소리를 내서 마침내 변화를 만들어보았던 경험. 그거야말로 각자의 주말을 값으로 치르고 얻은 것이라 믿는다.

 

며칠 후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는 지난 정부가 발표한 천안함의 진실을 반드시 믿어야 한다고, 다시 우리에게 강요할 지 모른다. 의심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 다시 명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정부가 어떤 명령을 하더라도 의문은 계속되어야 한다. 촛불을 들었던 수만큼이나 많은 의문이 계속되어야 지난 번처럼 작은 진실 하나에 한발자국이라도 더 다가갈 수 있다. 그 일을 기자 한 명이 대신할 수는 없다.

 

지난 겨울 얻은 교훈을 단 한번의 이벤트로 날려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의문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대체 7년 전, 천안함은 왜 침몰했나.






딴지일보 인지니어스


사진 : 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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