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F8 컨퍼런스가 보여준 미래 by 수다피플

이제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했다는 얘기에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IDC 자료에 의하면, 2016년 스마트폰 시장은 단지 2.5% 성장에 그쳤으며, 아이폰이나 갤럭시 시리즈와 같은 고기능, 고성능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성장은 미미하다. 지난 2016년 3분기에 아이폰의 판매가 11%나 하락했다는 기사는 이 같은 사실을 더욱 확실히 해주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의 세계

많은 투자자는 스마트폰이 한 세대를 풍미한 것과 같이 미래 시장을 이끌 기술과 제품에 대해 큰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의 미래는 증강현실 (AR)과 가상현실(VR)이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홀로렌즈를 개발한 알렉스 킵맨은 TV를 포함해 스크린을 사용하는 모든 것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F8 컨퍼런스에서 페이스북이 AR과 VR에 보여준 관심은 페이스북이 미래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F8 2017년 마크 주커버그

2007년부터 시작한 F8 컨퍼런스는 2010년 소셜 플러그인, 2011년 소셜 게임과 모바일 앱, 2014년 크로스 플랫폼 전략, 2015년 메신저 플랫폼 전략, 2016년 인공지능, 소셜 VR 전략과 함께 10개년 로드맵을 소개했다.

4천 명 이상이 참가한 올해 4월에 열린 F8에서도 10년 로드맵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 그리고 장기 전략 방향을 제시하면서 페이스북이 어떤 미래를 생각하고 도전하고 있는지 보여주었다. 이와 동시에, 페이스북이 당면한 도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의지 역시 엿볼 수가 있다.

연결에서 커뮤니티로, AR/VR과 메신저 플랫폼

그동안 페이스북이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고 소통을 도왔다면, 이제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이루는 공동체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주제로 중심 이동을 할 뜻을 보였다. 공동체를 구성하려면 복수의 사람들이 모여 상호 소통하는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큘러스 인수 후 마련한 소셜 VR 전략은 두 사람 간의 일대일 소통보다는 여러 사람이 만나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자 함을 엿볼 수 있다. 이번에 발표한 ‘페이스북 스페이스’는 베타 버전으로 사용자들이 가상공간에 모여들어서 같이 얘기하고, 360도 영상을 즐기거나, 가상 마커로 그림을 그리고, 메신저 통화, 셀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미 작년에 보였던 소셜 VR 기능을 이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선보인 결과이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에서 이런 그룹 활동은 이미 ‘세컨드 라이프’에서 우리가 흔히 보았던 일이다. 그러나, 좀 더 편리하고 기능이 다양해진 점, ‘세컨드 라이프’가 새로운 정체성을 갖고 모르던 사람들을 만났다는 점, 페이스북이 이미 현실 세계에서 관계를 가진 친구들을 만난다는 차이점이 있다. 다만, 함께 어울리고 즐긴다는 부분 외에 소비자들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몇 번 시도해 보고는 다시는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뛰어난 VR 영상을 만들기 위한 서라운드 360 카메라도 소개했는데, x24와 좀 더 작은 x6라는 제품이다.

페이스북 서라운드 360 카메라 (좌: x24, 우: x6)

페이스북 서라운드 360 카메라 (좌: x24, 우: x6)

AR 주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신제품은 카메라 효과 플랫폼이다. 이는 스냅챗이나 스노우 같은 서비스에서 보여주었던 기존 사진에 다양한 꾸미기 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기능으로 프레임 스튜디오와 AR 스튜디오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티스트와 개발자가 페이스북 카메라에 다양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북미의 젊은 세대가 스냅챗으로, 아시아에서는 스노우로 이동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입장으로는 상당히 진지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던 전략이다.

오큘러스의 수석 과학자인 마이클 아브라쉬는 가상 컴퓨팅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는데, 이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 컴퓨팅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투명한 안경과 같은 기기가 필요하며, 아직은 10년 이상 더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커뮤니티 구성에는 메신저 플랫폼이 갖는 의미가 크다. 메신저 플랫폼에 봇을 선보였던 페이스북은 이번에는 수많은 봇 가운데 유용한 봇을 찾을 수 있도록 ‘발견’ 탭과 챗 확장, 다중의 메신저 코드를 만들 수 있는 기능, 그리고 페이지가 인공지능을 이용해 자동으로 회신할 수 있는 ‘스마트 응답’ 등의 기능을 탑재했다.

커뮤니티 중에서도 페이스북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개발자 커뮤니티이다. 개발자 모임을 통해 지식을 나누고, 협력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페이스북이나 다른 리더들로부터 최신기술에 대해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페이스북 F8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 위한 기능 중 하나는 팀워크나 협업 지원 플랫폼이다. 슬랙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스와 같이 협업을 위한 서비스가 페이스북의 워크플레이스(Workplace)인데, 이번에 무료 버전을 발표했다. 다만, 관리 기능, 기술 도구, 구글의 G 스위트,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등의 서비스와 통합 기능 등은 유료이다. 이번에는 드롭박스, 세일즈포스, 박스 등의 기능과 통합할 수 있는 기능을 제시했다.

이튿날에도 연결과 커뮤니티를 위한 신기술도 발표했다. 통신이나 네트워크가 되지 않는 곳을 위해 밀리미터 전파를 기반으로 한 초고속 무선 데이터 기술, 도시 수준의 메시 네트워크인 테라그래프(Terragraph), 소형 헬리콥터를 이용한 테더테나(Tether-tenna) 등이 소개되었다.

페이스북과 AI 그리고 미래

저커버그가 강조하는 두 번째 전략 기술은 인공지능이다. 일단 인공지능은 페이스북 서비스의 각 요소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스마트 응답 외에도 애널리틱스를 위해 사용자들에게 가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자동 인사이트 기능이 머신 러닝 기술로 제공된다.

인공지능 기술을 카메라에 도입해 주변을 이해하고, 사람, 장소, 사물을 인식하는 것 역시 인공지능 기술이며, 카메라 효과 플랫폼에서도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다. 또한 ‘카페2(Caffe2)’라는 프레임워크를 오픈소스로 제공해 스마트폰에서도 인공지능 알고리듬을 구축하고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을 제시했다. 이는 아마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퀄컴 등과 파트너십으로 제공한다.

시리,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에 대한 페이스북의 대답은 M 어시스턴트이다. M은 2015년 1월에 인수한 Wit.ai의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는 가상 비서 기술로서, 미국 내에서 일부에게 소개되었으며 곧 미국 내 모든 사람에게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M은 메신저에서 대화의 의도를 파악해 다양한 제안을 제시하는데, 스티커 보내기, 송금하기, 위치 공유, 계획 세우기, 투표 만들기, 리프트나 우버 부르기 등의 기능이 있다.

둘째 날에 발표한 또 다른 미래 기술은 대체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영역에서 매우 흥미로운 결과들이다. 2016년에 설립한 ‘빌딩 8’이라는 하드웨어 개발 부문에서 레지나 두간 최고 책임자가 발표한 ‘생각을 통한 입력’, ‘피부를 통한 소리 듣기’ 기술은 모두 인간과 컴퓨터 간 인터페이스로 볼 수 있다.

생각으로 분당 100자를 입력할 수 있는 기술 데모를 통해, 향후 비침습적인 웨어러블 센서를 활용하여 우리가 말하지 않고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미래를 제시했다. 이는 미국 DARPA가 했던 역할을 이제 페이스북이 해 보겠다는 의지이고1, 구글의 구글 X가 했던 일을 이제 빌딩 8이 하겠다는 의미이다.

두간이 선보인 기술은 프로토타입 개발에만 2~3년이 더 필요하나, 컴퓨팅의 미래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발표였다. 다만, 이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IBM에서도 이미 몇 년 전부터 추구했던 방향이기도 하므로 페이스북이 완전히 새롭고 놀라운 기술을 선보인 것은 아니다.

이제 주요 IT 기업은 ‘포스트 스마트폰’이 어떤 기술과 제품이 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추구하는 홀로 컴퓨팅이나, 애플이 곧 선보이겠다는 증강현실 등 어떤 기술이 그 주인공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작은 스크린을 넘어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통합되어 지금과 다른 신세계를 경험하며, 사람 간 연결을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 본다.

KISA 리포트


  1. 레지나 두간은 DARPA의 책임자였다.

from 슬로우뉴스 http://slownews.kr/63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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