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을 내어주면 귀를 울리는 – LG 톤플러스 스튜디오 리뷰 by 수다피플

LG가 만든 넥밴드형 블루투스 헤드셋인 ‘톤플러스’는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면서 LG의 효자 상품이 되었다. 목에 걸고 다니며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편리하고, 가격도 크게 부담 없었기 때문이다. LG는 스마트폰도 잘 키우긴 했지만 그 녀석들은 생각보다 제 역할을 다소 못하고 있는데, 톤플러스가 있어서 LG는 그나마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톤플러스의 성공 이후, LG는 톤플러스의 동생들을 아직까지도 계속 낳고 있다. 2017년 초에 새로 태어난 ‘톤플러스 스튜디오(LG TONE+ Studio HBS-W120)’는 특히 음질에 특화된 성격을 갖고 있는 제품. 막내 같은 어린 녀석이 꽤 위엄 있다.

 

 

신제품이 또 나왔어? 라는 생각이 들던 찰나 그 커다란 몸체를 실제로 보니 어안이 벙벙해지고 만다. 거대하고 선 굵은 라인을 보니 왠지 중세시대 고대 그리스 투구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듯하다.

 

 

나는 아직도 이 굵고 커다란 넥밴드에 적응하기가 힘들다. 전에 비해 늘어난 125g의 무게 때문에 목과 어깨가 불편하다기 보다는, 목에 걸었을 때 시각적으로 신경 쓰인다는 말이다. 톤플러스 제품군에 항상 따라다니는 ‘아재’라는 감성의 단어가 나를 살살 긁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녀석만큼은 음악프로듀서인 듯 위용 차면서도 어딘가 고급스러운 모습으로 오히려 나를 압도한다. 클레오파트라의 장신구처럼 화려한 금목걸이의 모습과도 오버랩 되며 왠지 모를 든든함까지 느껴진다. 이제 여름이라 넥밴드를 옷깃 속에 숨길 수도 없겠지만 차라리 속 편해지는 듯한 이 아이러니한 기분은 무엇일까?

 

 

가느다랗지만 튼튼한 이어폰 케이블. 쭉 뽑았다가 다시 당겨서 샥 넣을 수 있는 편리함도 여전하다. 다른 넥밴드형 제품에서는 볼 수 없는 이 아이디어.

 

 

음질은 상쾌한 인상이다. 저음의 양도 적당하게 깔리며 고음역은 세밀한 부분까지도 잘 잡아낸다. 타격감도 박진감 넘치고 목소리까지 깔끔하게 다듬어졌다. 악기 소리들이 뭉치지 않고 확실하게 구분되면서 전체적으로 밝고 깨끗하게 느껴진다. 5월 초의 봄날, 여유로운 오후 3시의 따스함과 밤 10시의 서늘한 공기를 두루 갖추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언제 들어도 항상 상쾌한, Guns N’ Roses의 「Sweet Child O’ Mine」 도입부 기타 소리. 그 기분 좋은 톤을 잘 전달해준다. 러블리즈의 5월 신곡 「지금, 우리」는 그동안의 러블리즈 곡들처럼 맛깔스러운 베이스 라인에 아기자기한 전자음이 가득한데, 저음의 진행이 찹쌀떡처럼 쫄깃하게 움직이며 흐르는 가운데 멤버들의 간드러지는 목소리와 청아한 피아노 소리도 묻히지 않고 나의 팔뚝에 소름을 만들며 흘러간다. Ed Sheeran의 감성적인 곡 「Photograph」에서는 심장처럼 쿵쿵거리는 리듬과 탬버린 위에서 기타와 현악이 만드는 하모니를 군더더기 없이 표현하며 등짝에도 소름을 만들어준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LG를 음향 회사라고 불러도 크게 이질감은 없을 것 같다. 애플의 이어팟과 함께 번들 이어폰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한 쿼드비트 시리즈부터 시작해, 고음질 DAC을 탑재시킨 스마트폰인 V10, V20, 그리고 G6를 거치며 고음질에 대한 장인 정신(혹은 집착)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절대 허투루 하는 느낌은 아니다. V시리즈 스마트폰의 경우도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음질 플레이어와 견줄 때 절대 뒤지지 않는 음질이라는 호평을 많이 받은 바 있다. 음질에 대한 그러한 노력이 이제 톤플러스 제품에도 스며들어 또 하나의 괜찮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본다.

 

 

톤플러스 스튜디오의 가장 큰 특징은 스피커다. 넥밴드에 스피커가 들어있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즐기다가 스피커로 틀 수도 있다. 게다가 스피커는 무려 4개나 있다. 소리가 위로 솟아 오르는 2개와,

 

 

아래쪽의 2개. 왜 밑에 있나 했더니, 쇄골 부위를 통해 진동으로 저음의 묵직함을 전달하는 원리였다. 세상에.

 

 

물론 스피커가 탑재되었던 톤플러스 제품은 전에도 있었다. ‘톤플러스 액티브(TONE+ Active HBS-A100)’라는 녀석이다. 생긴 건 별로였지만 운동할 때 스피커 모드로 가볍게 듣기 좋았다. 미약하나마 방수도 되고.

 

톤플러스 스튜디오의 스피커 음질은 기대 이상이다. 스마트폰의 스피커는 물론이고, 톤플러스 액티브보다도 훨씬 깊고 풍성한 느낌이다. 특히 저음. 톤플러스 액티브가 편의점 캔커피라면, 이 녀석은 압구정 카페의 핸드드립 커피 같다. 귀가 답답해서 이어폰을 꽂기 싫을 때, 그리고 집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닐 때도 좋다. 내 귀에만 살짝 올라오는 음악의 매력이란.

 

 

블루투스라고 무시할 건 아니다. 오히려 어지간한 유선 이어폰보다 나은 음질, 실제로 체감되는 풍성함이 만족스럽다. 웬만한 블루투스 스피커보다 나은 깊이감에, 강화된 저음이 더해져 음악 감상은 물론이고 영화를 볼 때도 생생함이 배가된다. 저음이 강한 곡에서는 목 주위로 진동도 부르르 약간씩 느껴져서 훨씬 생동감이 있다.

 

내장된 Hi-Fi DAC은 32bit 고음질 음원도 무선으로 손실 없이 재생하며 (이어폰 한정이지만) 디지털 음향기술 전문 회사인 DTS와 함께 튜닝한 사운드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블루투스의 음질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도 스멀스멀 기어 오른다면 이 녀석이 확실하게 때려눕혀 줄 것이다.

 

 

볼륨 조절을 하는 휠 버튼을 길게 누르면 저음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약함(Treble), 보통(Normal), 강함(Bass)의 3가지다. 이어폰과 스피커 모두 적용되는데, 산뜻한 톤을 좋아한다면 약함이나 보통을 설정하면 되고, 빵빵하고 풍부한 저음을 좋아한다면 강함으로 설정하면 된다. 나는 든든한 베이스를 좋아해서 항상 강하게 설정해 놓았고, 가끔 클래식을 들을 때는 보통으로 맞추니 적절했다. 이어폰 대신 스피커로 들을 때는 아무래도 저음이 많이 새는 편이니 강하게 맞추는 편이 더 낫다.

 

 

AUX 단자도 들어있다. 보너스 같은 느낌. 블루투스가 되지 않는 고음질 플레이어나 MP3 플레이어를 케이블로 연결해서 스피커처럼 들을 수 있다. 작은 방 하나쯤은 충분히 울려주지만, 목에 걸치고 들을 때와는 음질의 기분이 사뭇 다르다. 소리가 조금 뭉뚱그려진 느낌이다. 제대로 된 음악 감상보다는 블루투스 미지원 기기와 연결할 때나 가끔 쓸법하다. 패키지에 AUX 케이블도 들어있지 않고, 무엇보다 충전을 하면서 동시에 스피커로 사용할 수가 없는 점은 아쉬웠다.

 

 

톤플러스 스튜디오의 가격은 23만원대. 이 수준이라면 음질 측면으로 꽤 괜찮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음질의 기본기는 물론이고 스피커와 블루투스 이어폰으로서의 편의성, 든든한 배터리까지 잘 갖췄기 때문에 충분히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 아웃도어에서 사용할 때 목에 밴드가 둘러진 자신의 모습에 적응이 필요한 것만 제외하면, 고요한 밤에 캔맥주 하나를 까고 영화를 볼 때 특히 제격이다. 스피커를 켜기엔 부담스럽고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갑갑하게 느껴지는 바로 그 때. 목에 얹으면 풍부한 고음질을 색다르게 느끼며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장점
– 스피커에서 귀로 올라오는 황홀한 사운드
– 쇄골을 통해 몸으로 느껴지는 묵직한 저음
– 맑고 깊이 있는 음질
– 이어폰이나 헤드폰 착용이 갑갑할 때 유용하다.
단점
– 여전히 적응이 필요한 넥밴드 디자인
– 다소 무거운 무게
– 단촐한 패키지

from 얼리어답터 http://www.earlyadopter.co.kr/94174?utm_source=rss&utm_medium=rss&utm_campaign=%25eb%25aa%25a9%25ec%259d%2584-%25eb%2582%25b4%25ec%2596%25b4%25ec%25a3%25bc%25eb%25a9%25b4-%25ea%25b7%2580%25eb%25a5%25bc-%25ec%259a%25b8%25eb%25a6%25ac%25eb%258a%2594-lg-%25ed%2586%25a4%25ed%2594%258c%25eb%259f%25ac%25ec%258a%25a4-%25ec%258a%25a4%25ed%258a%259c%25eb%2594%2594%25ec%2598%25a4-%25eb%25a6%25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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