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생각] 4차 산업혁명 – 수다피플

지난 대선부터 제기되기 시작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식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신기한 일이다.

IT를 내세우는 자본의 마케팅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은 없다.”라고 단언한다. 과거 2000년에는 Y2K니 밀레니엄 버그니 호들갑을 떨며 주머니를 챙기고 ERP, UCC, 기가비트, 4세대 통신, CRM, Big DATA 등등등 자신들이 팔아먹을 상품을 기술과 미래로 치장하는 꼬락서니에 이골이 난 사람들에겐 4차 산업혁명 또한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반면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없다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아닌가 싶은 불안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고,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할 때 나타날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거라고 비관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가올 미래를 희망으로 볼 것인지, 불안으로 볼 것인지의 준거는 대부분 과거의 유사한 흐름을 복기하면서 찾아내게 되어 있다.

증기기관이 발명되며 1차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때, 또 전기의 발명과 대량 생산체제로의 변화를 겪은 2차 산업혁명의 역사 속에서 4차산성혁명이라는 미래의 희망을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역사를 더듬어 보면 혁명적 진보 이면에 대량의 실업과 인간의 존엄을 무시하는 극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신음했던 대중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더구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누리게 된 편리한 인터넷 세상을 이끈 3차 산업혁명에서 혁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IT기술자들은 어떤가?

매일같이 밤을 새워 일하는 모습은 마치 불을 환히 밝힌 오징어 배에서 혹사당하는 과거의 노동자와 다를 바 없다는 현재의 확인에서 4차 산업혁명은 더더욱 불안을 조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9대 대선 후보 토론 과정에서 4차 산업을 언급한 후보들의 발언에서도 정치지도자들이라고 범부들과 다를 바 없는 미래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느 후보는 자신의 임기 내에는 일어나지 않을 4차 산업혁명으로 없어지는 일자리에 대해 막연한 우려를 표했고, 다른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이후 평생학습을 통해 국민들이 지속적으로 전문성을 유지하도록 국가가 지원한다면 일자리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인간이 편리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지루한 반복 작업, 몸을 다치거나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일들은 기계에게 맡겨 버리고 인간은 인간답게(?) 놀고 싶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했을 때, 인간은 일이 아닌 문화의 향유와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것이 궁극적인 혁명의 목적이 아니겠는가?

지난한 노동에서 해방될 기회를 얻게 될 인간에게 재학습을 통한 노동 현장으로의 복귀를 제시하는 지도자가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철학과 통찰을 갖고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간 경험하지 못한 앞으로도 없기를 바라는 짧은 대선기간이었기에 후보들이 짧은 시간 동안 4차 산업에 대한 로드맵과 대안을 모두 제시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음을 이해한다.

이런 이유로 대선도 끝난 마당에 더 이상 트집 잡는 언사를 이어가고 싶지는 않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4차 산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일자리의 감소에 대한 대안 제시였다.

‘기본소득제’와 같은 혁명적 복지의 확대 즉, 복지혁명으로 4차 산업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 제시되고 이에 대한 토의가 더 활발히 이루어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10년간 권력의 눈치를 보며 움츠렸던 대중들의 언로가 다시 열리며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내놓을 수 있으니 믿고 기다려 보련다.

 

4차 산업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라는 화두 앞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옹색한 대답들이 많다.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니 호들갑을 떨지 마라, 일자리가 줄어드니 큰일이로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처음 선보이던 과거에도 겪었지만 어떻게든 살아남고 제 밥벌이는 할 것이다.라는 답변들은 별로 만족스럽지 않다.

 

기술 자체를 깊이 있게 파고 들어보면 과거 적극적인 R&D없이 선진기술과 신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한 후에야 뒤늦게 자원을 쏟아 부어 넘버투를 쟁취하던 페스트 팔로워 전략은 더 이상 무의미할 것이다. 이제는 국제표준화 위원회 등의 리딩그룹으로 혁명을 주도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신보호무역주의가 두드러지는 이때 트럼프가 요구한 한미FTA 재협상이나 이미 체결한 다수의 FTA에서 규정하지 못한 4차 산업이 만들어낼 비관세적 장벽을 대비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본질적인 대안은 인간에 대한 존중과 1차 산업 이후 현재가 브레이크를 걸지 못했던 부(富)에 대한 욕망이 지배해온 자본주의 체계의 허상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데에 있다.

 

4차 산업이 야기할 수도 있는 치명적 폐해는 자본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기술을 갖게 되면서도 더 많은 잉여자본을 만들어내고 소유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결국 더 많은 잉여물을 자본이 독식하는 구조는 더 공고해지고 분배의 문제는 더 악화될 것이다.

그러나 위정자들이 늘 그래왔듯 거시경제지표로만 경제를 측정하고 최근 심화되는 국가 간 경쟁의 논리로 자국의 자본과 재벌이 4차 산업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얕은 판단을 하게 된다면 다가올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재벌해체라는 적폐청산이라는 서슬 퍼런 기요틴에 끌려가기전 자신의 활로를 찾기 위해 이 땅의 자본들이 서둘러 찾은 면벌부가 4차 산업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내려놓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람이 먼저다.”,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에 기대를 걸어본다.

 

오후 5:14 2017-05-22

 

from 딴지일보 RSS http://www.ddanzi.com/184812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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