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직 대사관 직원이 쓰는, 외교부장관 후보 강경화 지목에 대하여: 더 없이 마땅한 인사 – 수다피플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인사 임명이 연일 화제되고 있다. 매번 ‘흙수저 출신’, ‘비주류’ 같은 단어들이 붙는 바람에 차별 아닌 차별이 생기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그만큼 파격이라는 말이다.


특히, 강경화 UN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조관이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것도 ‘파격’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비외무고시 출신에 70년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 후보자이기 때문이다. 더 특이한 점은 인사 발표와 함께 후보자의 결격 사유도 함께 밝혔다는 점이다.



저희가 강경화 후보자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첫 번째는 장녀의 국적이 현재 미국 국적으로 되어있습니다. 강 후보자의 장녀는 1984년 후보자가 미국 유학 중 출생한 선천적 이중국적자였습니다. 2006년 2월 국적법상 국적선택 의무규정에 따라 한국국적을 이탈하고 미국국적을 선택했습니다. 본인은 다시 한국국적을 취득하겠다고 저희하고 약속을 한 바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장녀가 미국에서 1년간 고등학교를 다니다 한국으로 전학을 오는 과정에서 위장 전입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2000년 2학기에 이화여고에 전학했는데 이후 1년간 친척집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강경화 후보자를 지명한 이유는 후보자의 외교역량을 높이 평가했고 또 현재의 상황에서 가장 적입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미리 드리는 이유는 중요검증사항에 대한 판단을 어떻게 했는지를 투명하게 발표하자 라는 대통령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미리 먼저 말씀을 드립니다. 이상입니다.




조현옥 외교수석


2017.05.21




청와대에서 인정한 두 가지 문제는 ‘국적’과 ‘위장 전입’이다. 청문회마다 들어보았던 익숙한 단어들이다. ‘파격 인사’ 앞에 ‘이중 국적’과 ‘위장 전입’ 딱지가 붙다니,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그런데 이 사안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중 국적’과 ‘위장 전입’이라는 단어에 뭉개져 있는 디테일을 찾을 수 있다. 과연 이 사안은 어느 정도로 다뤄야 하는지, 잘못을 했다면 몇 대나 맞을 일인지 찬찬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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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청와대



1. 이중 국적 논란

 

강 후보자의 장녀는 1984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당시만 하더라도 국적취득은커녕 해외여행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던 시기였다. 1987년 여권법이 개정된 이후 자유롭게 해외여행은 다닐 수 있었지만, 20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여러 나라 국적을 취득하는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었다. 때문에 특수 계층이나 해외 유학을 갈 만한 넉넉한 집안에서나 들어봤을 법한 ‘이중 국적’ 문제는 병역비리와 함께 공직자 청문회에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였다. 그렇다면 강 후보자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먼저, ‘이중 국적’이란 단어는 대한민국 국적법에서 사용하지 않는다. 2011년 개정된 대한민국 국적법에는 ‘복수국적’이라는 단어를 선택해 사용했다. 2개 이상의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예외적 상황까지 고려한 것이다. 예컨대 아버지가 독일인, 어머니가 한국인의 자녀가 미국에서 태어났을 경우, 아이는 독일, 한국, 미국 국적을 동시에 보유할 수 있다. 속인주의인 독일과 한국 부모를 따라 양국의 국적을 선천적으로 보유할 수 있고, 속지주의인 미국을 따라, 태어난 곳의 국적까지 취득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중 국적’이 아닌 ‘복수국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참고로, 성인이 된 후에 자신의 의지로 타국적을 보유하게 되는 후천적 복수취득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국적을 상실하게 되지만,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선천적으로 국적으로 보여하는 경우에는 이를 인정해준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강 후보자의 딸은 1984년, 강 후보자가 미국 유학 시절에 태어났다. 한국인 부모 아래 미국에서 태어난 강 후보자의 장녀는 개정된 국적법에 따라 ‘한국과 미국 국적을 보유할 수 있는 선천적 복수국적자’다. 물론 1984년은 국적법이 개정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만 22세가 되면 국적을 선택해야 했다. 2006년, 강 후보자의 딸이 미국 국적을 선택해 미국 국적자가 됐다.


하지만 2011년에 개정된 국적법에 따라, 강 후보자의 장녀와 같은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한국 내에서 미국 국적자로서 살지 않겠다는 ‘외국국적불행사서약’을 하고 복수 국적을 허용받을 수 있는 국적 재취득 신고자 진행 절차를 실시하면 한국 국적회복이 가능하다. 강 후보자의 장녀는 한국과 미국 국적을 가진 복수국적자인 셈이다. 따라서 강 후보자의 장녀의 국적 문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2. 위장 전입 논란


위장 전입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외교관으로서 겪는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서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보통 외교관은 외교부를 포함하여 세계 각국에 있는 재외공간에서 순환 파견 근무를 한다. 해외 공관으로 나갔다가 한국에 들어왔다 다시 나가기도 하고 막 그렇다. 자주 이사 다녀야 하는 외교관 직업의 특성상, 그들이 외국으로 근무지를 옮길 때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부분이 바로 자녀 교육 문제다.

 

예를 들어보자. 주영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외교관의 다음 근무지가 러시아로 결정됐다고 하자. 해당 외교관은 새 근무지에 부임하기 전, 집보다도 자녀 학교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어떤 학교를 보내야 하는지, 학교는 어디에 있는지, 학비는 얼마인지 등등. 다음 임지가 한국이라도 마찬가지다. 자녀의 학교 진학 문제가 최우선적 고려대상이 되는 것이다.

 

강 후보자는 외국에서 한국으로 복귀했다. 원칙적으로는 한국에 미리 집을 구하고 주소지를 이전하는 게 맞다. 그리고 그 집 주변에 있는 학교에 전학을 시켜야 한다. 하지만 급히 귀국을 해야 하거나, 개인 사정상 집을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귀국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거주 예상 지역이나 친인척 집으로 주소 이전을 해놓기도 한다. 그래야 자녀가 제때 학교를 배치받아 학교를 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필자도 귀국 타이밍이 안 맞아 억울하게 1년 정도 쉬는 외교관 자녀들을 본 적이 있다).

 

논란에 대해 강 후보자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위장 전입이 맞다고 했다(관련기사: 링크). 외교관 업무에 대한 자세한 내막을 설명하며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깔끔하게 인정한 것이다.


대신 구구절절 써보자면, 높은 나으리들께서 하던 위장 전입, 즉 강남 8학군에 진학시키기 위해 주소지를 이전하던 것과 외교관이라는 직업 특성상 처하게 되는 건 다른 사례로 구분돼야 한다고 본다(물론 그 빈틈에서 이익을 취하고자 했다면 비판받는 것이 마땅하지만, 그 마저도 전자와는 구분해야 한다).


다소간의 논란은 있겠으나 청와대에서 먼저 결격 사유를 공개했고, 본인도 깔끔하게 인정했으며(자녀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겠다고 했다), 이 사안이 공직자로서 큰 결격 사유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능력 있고 진취적인 그녀가 훌륭한 여성 리더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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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강경화 후보자에 대한 평가


문 대통령의 이번 강 후보자 인사는 매우 고무적이다. 먼저 외교부도 검찰과 마찬가지로 기수가 매우 중요한 집단이다. 상명하복 문화가 체계적으로 잡혀 있어 대단히 경직돼 있다. 게다가 이러한 기수 문화는 외무고시(현 외교아카데미)출신들에게만 적용된다. 특별채용이나 다른 경로로 외교부에 취직한 ‘서자’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차별이 심각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인사는 이러한 내부적 관례를 깨고, 비외무고시 출신을 외교부 수장으로 임명함으로써 그간의 적폐도 깨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개혁 의지를 던진 것이나 다름없다.

 

또 한 가지. 지난 70여 년간 외교부는 남성 위주의 조직이었다. 최근 여성 외교관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성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순환 근무를 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여성 기혼자 외교관을 보기는 매우 어렵다(해외 공간에는 외교관의 가족, 특히 아내 모임인 ‘부인회’가 조직돼 있을 정도다). 이런 환경에서 여성 외교관이 가정을 꾸리고 외교관으로 역량을 발휘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혼 여성으로서 자신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았던 강 후보자가 더욱 본보기가 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남성 위주의 조직문화가 탄탄하게 자리잡혀 있는 외교부는 여성 인권의 취약지다. 성추행 문제를 비롯한 여러 문제가 외교부 내에서도 가려져왔던 부분이다. 여성 인권 전문가인 강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이 부분에서도 상당한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



 

BR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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