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통령’ 인기 비결, ‘캐리’인가 ‘언니’인가 by 수다피플

유튜브 ‘헤이지니’ 채널로 컴백한 강혜진 씨

지난 5월15일, 그녀가 돌아왔습니다. 한때 ‘캐통령’이라는 별명을 갖고 유튜브계의 뽀미언니라 불렸던 강혜진 씨입니다. 지난 2월17일 갑작스러운 캐리앤토이즈 채널 하차 소식에 수많은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그녀인데요. 하지만 3개월 만에 한결같은 목소리로 ‘친구들 안녕~’을 외치며 캐리언니가 아닌 헤이지니 채널의 지니언니가 돼 돌아왔습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한번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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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ND 1.

(사진=flickr.CC BY.Josh Tasman)

Q. 도대체 캐리언니가 어느 정도길래 그렇죠?
A. H.O.T.나 젝스키스가 은퇴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2017년 2월17일. 캐리앤토이즈 채널에는 ‘캐리 채널이 새로워집니다’라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영상에선 캐리언니 강혜진 씨가 방송을 하차하고 그 자리를 새로운 캐리언니 김정현 씨가 이끌게 된다는 소식이 담겨있었습니다. ‘캐리언니=강혜진’이라는 공식을 깨고 그 자리가 다른 인물로 대체 가능한 위치였음을 영유아들에게 공식적으로 알린 셈이었죠. 이 사실이 가져온 여파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아이들이 밤낮으로 운다는 항의와 원망이 빗발쳤습니다.

아이들은 알 턱이 없었겠지만, 캐리소프트와 강혜진 씨측은 ‘캐리’가 콘텐츠 사업 안에 존재하는 하나의 캐릭터였음을 지속해서 강조해왔습니다. 권원숙 캐리소프트 대표의 과거 인터뷰 사례를 살펴보면 캐리 언니는 캐리소프트가 철저히 기획하고 만들어낸 비즈니스 모델이며 특정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강혜진 씨 입장도 동일합니다. 캐리소프트가 자리잡기까지 캐리언니 역할을 맡아 캐리가 시청자들과 더 현실감있는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도왔을 뿐이며 1대 캐리언니를 맡았기에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1대 캐리언니 강혜진 씨의 캐리앤토이즈 영상 갈무리

2대 캐리언니 김정현 씨의 캐리앤토이즈 영상 갈무리

하지만 캐리언니라는 기획의 제2의 주인은 시청자들인 만큼, 문제는 그렇게 깔끔하지 않습니다. 캐리언니가 공인이냐 라고 따질 문제는 아니지만, 영유아들에게는 연예인을 능가했기 때문이죠. 당사자가 그렇게 말해도 받아들이는건 다른 문제였습니다. 당시 대다수 의견은 ‘강혜진 없는 캐리언니는 팥소 없는 찐빵’이었는데요. 캐리소프트는 한 달여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캐리언니 교체가 자사에 위기를 주긴 했지만 무리 없이 극복했다는 구글 애널리틱스 자료를 비공식적으로나마 공개하며 논란에 대한 상황을 종료시켰습니다.

2월10일-3월11일 캐리소프트 구글 애널리틱스 자료(자료=https://brunch.co.kr/@troicacho/26)

ROUND 2.

“친구들 안녕~ 헤이지니의 지니로 돌아온 혜진이에요!”

강혜진 씨의 헤이지니 채널 개설은 잠잠해지던 관심을 다시 한번 폭발시킵니다. 등장만으로도 화제였는데, 헤이지니 채널의 성장세라는 게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개설 일주일 만에 20만 구독자를 돌파했고, 콘텐츠별 누적 조회수도 10만 단위는 우습게 넘겼습니다. 여기에 사업적인 충돌 문제도 생겼습니다. 캐리 캐릭터의 주인인 캐리소프트가 돌연 MCN협회 회원사 탈퇴라는 결정을 내린 건데요. 강혜진 씨가 캐리소프트와 계약이 채 끝나지 않은 상태로 CJ E&M 다이아TV와 이중계약을 했다는 주장 및 항의 차원이었습니다. 이에 강혜진 씨가 소속한 캐리웍스와 CJ E&M 측은 사실관계와 전혀 다르다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영·유아들의 뮤즈를 두고 본격적인 어른들의 싸움이 시작된 건데요. 해당 사실에 관한 3자 구도는 논외로 두고 ‘캐리가 뭐길래’ ‘강혜진 씨가 뭐길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채널개설 15일째인 5월29일 ‘헤이지니’ 채널은 현재 구독자 24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캐리는 누구인가?

캐리에 대해 캐리소프트의 입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크리에이터 개념에 대한 생각도 같이 물어보았는데요. 캐리소프트 측에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캐리는 캐리’언니’도 아닙니다. 그냥 캐리라는 단 하나의 캐릭터입니다. 크리에이터 역시 이 현상을 지켜보며 흔히 생각했던 개념과는 다소 다른 것 같습니다. 업계에서 생각하는 ‘1인 방송 크리에이터’의 개념보다는, 콘텐츠 창작에 어느 한 역할을 수행하는 크리에이터를 말하고 있습니다. 캐리 역할을 연기하는 연기자도 크리에이터로서 캐릭터 배역을 수행해내는 콘텐츠 제작자입니다.

– 캐리소프트는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에서 활동하는 ‘1인 크리에이터’들을 규합하여 사업화한 이른바 MCN(Multi Channel Network)이 아니며, 100% 자체 제작의 콘텐츠 회사입니다.
– 현재까지 캐리소프트가 공개한 캐릭터는 캐리, 엘리, 캐빈, 줄리, 콜라 등이 있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매우 다양한 캐릭터가 잇따라 소개될 것입니다.
– 이중 캐리, 엘리, 캐빈은 5살 어린이를 형상화한 것으로,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사람(크리에이터)과 구별과 ‘꼬마캐리’ ‘꼬마엘리’ ‘꼬마캐빈’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 따라서 캐리소프트의 크리에이터(사람)들은 이들 캐릭터의 배역을 수행하는 연기자입니다만, 콘텐츠 기획자, 촬영과 편집업무를 수행하는 PD, 디자인팀, 편성팀 등과의 창의적인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기에, 우리는 이를 ‘크리에이터’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캐리앤토이즈의 ‘캐리’ 캐릭터 이미지

기획력은 개인을 이길 수 있나?

하지만 1대 캐리언니 강혜진 씨를 단순히 콘텐츠 회사에서 크리에이터 직무를 맡은 직원으로만 볼 수 있는 걸까요. 캐리소프트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유튜브 채널은 기존 방송국 플랫폼과는 성격이 분명 다릅니다. 1인 방송 시장은 개인의 매력이 사업의 승패 자체를 좌우하게 하는데요. 먹방계 1인자 벤쯔가 채널에서 하차하고 2대 벤쯔가 등장한다고 해서 그 명성이 그대로일 수 없는 것과 동일합니다.

개인의 능력이 해당 사업에서 가장 큰 중요도를 차지했던 분야는 또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인터넷 강의 시장입니다. 이 시장에서도 사업을 이끌어가는 주체는 둘로 나뉩니다. 강의를 진행하는 강사와 강의를 유통하는 플랫폼 운영자입니다. 전자는 자신의 강의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을 모아오고, 후자는 강의 이외의 모든 사업적 영역을 담당합니다. 법적으로 따지면 사업자가 우선인데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둘은 떼려야 뗄 수가 없습니다. 강사 없이 강의가 있을 리 없고, 플랫폼 없이 강의가 팔릴 리 없으니까요.

온라인 강의 업체와 대형 이적 소송에 휘말린 경험이 있는 신승범 이투스 강사(위), 삽자루(본명 우형철) 강사

사업은 하나인데 주체는 두 곳인 문제가 생기니 시끄러운 일들이 당연히 생깁니다. 사업이 한창 절정기로 향하던 순간, 일명 대형 스타강사들의 이적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엄청난 금액이 걸린 소송문제들도 발생합니다. 주로 계약에 관한 문제들입니다. 뺏고 뺏기는 스타강사 쟁탈전이 생긴 거죠. 그만큼 ‘개인’을 앞세운 플랫폼 사업자에게 해당 ‘개인’이 얼마나 사업의 큰 영역이었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스타강사 이적 문제를 지켜보는 학생 소비자들의 태도는 어땠을까요? 결국엔 강사 편이었습니다. 강사의 소속이 어디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원하는 강사의 강의가 있는 곳으로 내가 찾아가면 되는 문제기 때문이죠. 옮겨간 플랫폼에서 동일한 양질의 콘텐츠를 꾸준히 공급받을 수만 있다면 소비자들에게 플랫폼은 그저 업로드되는 공간에 불과합니다. 개인이 도드라지는 시장에서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쪽은 개인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캐리언니 vs 지니언니, 승자 있는 싸움인가

헤이지니 채널이 개설한 지 보름이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 현재까지의 수치로만 보면 성과는 대성공입니다. 조회수 뿐만 아니라 댓글에서도 시청자들의 환영을 한껏 받고 있습니다. 주로 ‘캐리언니 컴백을 축하해요’, ‘다시 돌아와 줘서 너무 고마워요’라는 댓글 일색입니다. 컴백을 두고 그동안 걱정이 많았을 강혜진 씨의 이야기를 서면으로 들어봤습니다.

헤이지니 채널 영상의 댓글 갈무리. 대부분 ‘보고싶었어요’ ‘돌아와줘서 고마워요’의 의견이 대다수다.

Q. 헤이지니 채널을 개설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떻게 키즈 콘텐츠물을 생각하게 됐는지.

A. 협의 끝에 회사에서 하차가 된 후 SNS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언니 다시 돌아와요, 언니 기다릴게요’ 라는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저 또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렸던 시간이었고, 짧지 않은 시간동안 고민이 깊었어요. 친구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일까?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질문을 계속 던졌고, 나름의 답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Q. 헤이지니 채널 개설 이후 성과는 어떻게 보시나요?

A. 사실 어떻게 보면 개인방송으로 볼 수 있는데 과분한 반응에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많은 친구들과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돌아와 줘서 너무 고마워요’ 라며 반겨주었습니다. 숫자적인 성과보다는 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반겨 주신 것에 매우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물론 컴백으로 인한 반짝 인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보이는 성과만 지켜보면 1대 캐리언니 강혜진 씨의 매력은 어느 한 회사에 성과를 가져다주기에 충분해보입니다. 기존의 캐리언니를 따르던 시청자들이 알아서 강혜진씨의 콘텐츠를 찾아 모여든 겁니다. 이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과 해석도 있는데요. 강혜진 씨가 어린이들에게 딱 맞는 목소리 톤과 놀이 행동을 잘 보여준다는 의견이 가장 많습니다.

반면 캐리소프트는 강혜진 없는 캐리 캐릭터의 성공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예상보다 빨랐던 강혜진 씨의 컴백은 캐리소프트로서 당황스러웠을 겁니다. 강혜진씨로서는 필수적인 선택이었지만 말이죠.

비슷한 시간대에 올라온 두 채널의 영상 조회수를 단적으로 비교해보니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대 캐리언니의 성과를 보여주는 수치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흔들림이 있었던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일단 앞서 언급했던 1대 캐리언니 하차 영상인 ‘캐리 채널이 새로워집니다’ 영상은 수많은 1대 캐리 팬들의 반발로 논란이 되자 삭제된 상태입니다. 1대 캐리 하차 이후 영상에 대한 반응을 직설적으로 보여줬던 ‘좋아요’ ‘싫어요’ 버튼도 이후 콘텐츠 업로드에서는 삭제했습니다. 전반적인 조회수도 줄었습니다. 캐리소프트는 이번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중요한 건 콘텐츠

이렇게 살펴본 이상 콘텐츠 시장에서 제일 중요한 건 콘텐츠 자체라는 결론이 납니다. 그리고 여기서 콘텐츠는 곧 개인의 영향력이라는 등식도 성립하게 되죠. 최소한 당분간은 그럴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스타 크리에이터와 업체 간 콘텐츠 시장에서의 싸움은 계속될 겁니다. 2대 캐리언니도 언젠가는 3대 캐리언니로 대체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말이죠.

캐리소프트는 일단은 기존에 강조했던 ‘캐릭터 사업’에 모든 중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유튜브 이외의 영역에서 다양한 키즈 콘텐츠 사업을 전개하고 그에 맞는 성과도 내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주목할 만한 건 ‘엘리’입니다. 2대 캐리의 콘텐츠가 다소 부진한 조회수를 낸 반면 캐리소프트는 ‘엘리’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켜 캐리 못지않는 성과를 도출해냅니다. 새로운 캐릭터를 기존 캐릭터와 동일한 급으로 빠른 시간 내에 안착시켰다는 것에서 캐리소프트의 캐릭터 기획력 내공 또한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역시 언젠가 생기게 될 2대 엘리 문제와 만났을 때를 고민하지 않을 수는 없을 듯합니다.

2월17일 1대 캐리 하차 개편방송 이후 캐리 콘텐츠와 엘리 콘텐츠의 평균 조회수를 비교해 봤습니다. 엘리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이 이때 이후임을 감안해보면 캐리소프트의 캐릭터 기획력이 의미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조회수만이 인기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콘텐츠 갯수 등 변수 또한 있음을 감안해주시길 바랍니다. 엘리와 캐리가 동시에 나온 콘텐츠는 각각의 수치에 합류해서 계산했습니다.

캐리언니 인기를 버금갈 만큼 성장한 엘리언니

캐리언니를 둔 어른들의 동상이몽

유튜브의 콘텐츠는 계속해서 쌓입니다. 게다가 시청자에게 시청 주도권도 훨씬 더 많이 주어집니다. 지금도 캐리앤토이즈 채널의 인기 업로드 영상 상위 10개는 모두 1대 캐리언니 강혜진 씨가 출연하는 영상입니다. 한 채널에 캐리언니가 2명인 양상이죠. 이래도 아이들이 강혜진 씨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온전히 2대 캐리언니 김정현 씨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1대 캐리언니가 다시 돌아온 와중에 말입니다. 아이들은 아마도 캐리언니를 계속해서 쫓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이 캐리언니란 누구를 가리키는 말일까요?

(사진=flickr.CC BY.Carsten Lose)

키즈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할 대상이 아이들입니다. 무턱대고 새로운 언니를 등장시켜서 ‘지금부터 이 언니가 캐리언니야’라고 했던 것은 다소 성급했다고 느껴집니다. 캐리소프트의 캐리언니가 2년 반 넘게 지속되어 온 캐릭터 사업임은 분명하지만, 유튜브에서 캐리언니는 언제든 새롭게 느껴질 수 있는 존재입니다. 아무리 사업 운영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할지라도 아이들을 위한 캐릭터를 둔 싸움에 정작 아이들이 빠져있는 모양새는 아쉽습니다. 어쩌면 2대 캐리언니는 애초에 불가능했던 게 아닐까요. 아이들의 입장에서 캐리언니를 다시 생각하는 어른들의 배려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from Bloter.net http://www.bloter.net/archives/28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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