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들을래? ⑤ 헤드폰 by 수다피플

이어폰보다 더 깊은 소리를 체험하고 싶다면 헤드폰이 정답이다. 헤드폰의 장점은 이어폰보다 풍부한 음질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크기부터 확연히 달라서, 진동판도 고음질 재생을 위한 제작에 훨씬 유리하다. 소리가 울리는 생생한 공간감 역시 압도적으로 쾌적하게 느낄 수 있다.

 

한편, 헤드폰은 겨울에 더 많이 애용된다. 이어패드는 천이나 가죽으로 만들어졌고 귀를 덮는 형태이기 때문에, 여름에는 땀이 차거나 금방 더워지기 일쑤다. 하지만 좋은 음질을 즐기고 싶다면 단연코 헤드폰을 알아보는 것이 마땅하다. 진정한 패셔니스트는 추울 때 춥게 입고 더울 때 덥게 입는다고 하지 않나. 진정한 리스너도 그래야 한다. 음악을 듣고 있지 않을 때는 목에 걸고만 있어도 상당한 내공의 음악 애호가 포스를 발산할 수 있다는 건 덤이다.

 

 

 

M&D MH40

외모만 보고 무언가를 판단한다는 것은 심히 위험한 일이다. 그렇지만 어떤 제품을 살 때, 눈으로 보여지는 겉모습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다. 예를 들어 헤드폰을 고르는데 음질만 좋으면 되지, 생각하다가도 막상 구매해서 머리에 썼을 때 요다 혹은 프랑켄슈타인처럼 보이는 거울 속 실루엣에 왠지 모를 자괴감이 들 때는 환불을 심각히 우려하게 된다.

 

M&D(MASTER & DYNAMIC)이라는 브랜드는 근래에 뉴욕에서 탄생했는데, 제품들에서 레트로한 감수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MH40은 디자인만으로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몇 안 되는 멋진 헤드폰이다. 탄탄한 만듦새도 일품이다. 보기만 해도 고급진 음질을 들려줄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음악을 사랑하는 뉴요커 혹은 패션 피플이 사용할 것만 같은 매력적인 모습이다. 머리에 쓰기만 해도 곧장 그런 사람이 될 것 같다.

 

또한 MH40은 귀를 전부 덮는 오버이어 형태다. 고급스러운 양가죽과 차가운 알루미늄의 묵직함이 머리를 타고 귀로 진득하게 전해진다. 무거워서 오래 착용하고 있기는 다소 힘들다. 한여름에는 더욱. 간간이 벗어서 환기도 시키고 귀를 쉬게 해줘야 좋다. 하지만 그런 번거로움마저도 왠지 멋지다는 느낌이 든다. 음악에 몰두하다가도, 잠시 쉬며 여유를 가지라고 배려하는 신사적인 느낌이랄까.

 

음질도 디자인만큼이나 멋지다. 살짝 강조된 보컬과 저음 부분이 처음에는 다소 먹먹하게 들리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그 푸근함에 젖어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진공관 앰프 사운드의 따스함과도 어느 정도 통하는 느낌이다. 허스키한 목소리의 재즈 여가수가 생각나는 음색이다. Keiko Lee라는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가 있다. 한국계 일본인인데 다분히 한국적인 한(恨)의 정서가 깃든 보이스 컬러가 매력적이다. 그녀가 부른 John Lennon 원곡의 「Imagine」은 특히나 이 헤드폰의 진가를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해준다. 피아노 한 대와 함께 진득하게 내리 깔리는 보컬을 너무도 섹시하게 표현해 소름이 끼친다.

 

이 헤드폰으로 블루스와 재즈를 들으며 뉴욕의 밤거리를 누빈다면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을 것 같다. 아, 뉴욕에 가보고 싶어진다. 다소 무겁긴 해도, 이 헤드폰을 꼭 챙겨서.

 

 

Name : M&D MH40
Type : 밀폐형
Sound Specs : 45mm 네오디뮴 드라이버, 임피던스 32Ohms
Physical Specs : 3버튼 마이크 리모컨, 케이블 1.25m, 무게 360g, 알루미늄, 양가죽 소재
Strength : 레트로한 디자인과 모던한 음질의 경이로운 조화
Release : 2015
Price : $399
Well-matched song : Keiko Lee – 「Imagine」

 

 

M&D MH40 리뷰 보기

 

 

 

ONKYO A800

두 번째의 ONKYO 아이템이다. A800은 지금껏 들어왔던 헤드폰 중, 디자인에서부터 음질까지 가장 커다란 충격을 전해줬던 녀석이다. 가끔씩 굉장한 파급력을 가진 뉴스가 사회를 뒤흔들 때, 스포츠 신문 1면에 커다란 글씨로 ‘충격!’이라 적힌 섹션을 보는 듯한 그 느낌이다.

 

A800은 거대하다. 얼굴이 작지 않아 슬픈 나 같은 사람이 써도 얼굴이 주먹만 해 보이는 놀라운 효과를 준다. 헤드밴드는 마치 바이크 헬멧의 쉴드처럼 널찍하고, 이어패드는 한 손에 잡기도 버거울 만큼 커다랗다. 벨벳과 가죽 사이에 스틸로 만들어진 몸체가 골드 색상으로 번쩍이는 모습을 보면 고귀하게 모셔야 할 것 같다. 케이블은 또 어떤가. 납작한 것이 마치 어렸을 적 자주 먹던 불량식품을 닮은 듯 희한한 모양새다. 플러그도 여느 리시버들과는 다르게 6.3mm 규격이 기본으로 만들어져 있다. 어디 하나 평범한 구석이 없다. 그야말로 비주얼 쇼크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고 한 나라의 국왕처럼 고고함을 뽐낸다.

 

ONKYO 제품의 특징은 위에서도 밝혔듯이 특유의 담백하고 정갈한 느낌의 사운드다. A800은 그런 톤 위로, 결이 하나 하나 살아있는 듯한 생생함까지 함께 들려준다. 섬세한 소리라 하면 현악기가 생각난다. 나는 클래식을 즐겨 듣진 않지만, 현악기 중에서는 첼로를 좋아한다. 크고 웅장하며 어딘가 구슬픈 소리가 심장까지 진동시킨다. 첼리스트 듀엣 2Cellos의 「I Will Wait」이 이 헤드폰에 제격이다. 연주자가 여기와 저기에 각각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 눈 앞에 보이는 듯하다. 첼로의 활과 스트링이 닿을 때 생기는 미세한 소리부터, 현을 켤 때 마찰되는 소리까지 들린다. 아찔하다. 테크노 음악과는 다르게, 사람이 연주하는 악기 소리의 매력은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닐까? 소리는 공기를 통해서 전달된다. 그 공기의 진동이 귀, 그리고 피부로도 전해져 오고 있다. 무대에 들어와있는 것만 같다. 꿈일까? 꿈이 아니다.

 

무대와 스튜디오의 생생한 현장감까지 그대로 느끼게 하는 이 헤드폰의 유일한 단점은 아웃도어에서 사용하기에 상당히 불편하다는 것. 거대한 크기에, 3m에 이르는 케이블을 가졌으며, 볼륨을 높이면 밖으로 소리가 새어나가는 오픈형이기도 하니 말이다. 음악 스튜디오에서의 모니터링용으로, 혹은 실내 감상용으로 단연 손에 꼽을 만한 제품이다. 조용한 공간에 홀로 앉아 가만히 눈을 감고 소리와 공기를 느끼자. 음악은 위대하다. 이제 나의 귀도 위대해진다.

 

 

Name : ONKYO A800
Type : 오픈형
Sound Specs : 주파수 4Hz – 40kHz, 감도 100dB, 임피던스 32Ohms
Physical Specs : 6.3mm 플러그, 케이블 3m, 무게 570g
Strength : Hi-Res Audio 인증, 스튜디오 모니터링용
Release : 2016
Price : ₩510,000
Well-matched song : 2Cellos – 「I Will Wait」

 

 

ONKYO A800 리뷰 보기

 

 

To be continued…

 

 

「같이 들을래?」 시리즈
응답하라 8090
커널형 이어폰
오픈형 이어폰
블루투스 이어폰
⑤ 헤드폰
⑥ 블루투스 스피커
⑦ 기억에 남은 음악꾸러기
⑧ 마치며

from 얼리어답터 http://www.earlyadopter.co.kr/95189?utm_source=rss&utm_medium=rss&utm_campaign=%25ea%25b0%2599%25ec%259d%25b4-%25eb%2593%25a4%25ec%259d%2584%25eb%259e%2598-%25e2%2591%25a4-%25ed%2597%25a4%25eb%2593%259c%25ed%258f%25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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