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없는 경제를 고민하는 청소부” – 하수정 인터뷰 by 수다피플

“화폐 없는 경제를 고민하는 청소부”

그런 청소부가 사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하수정은 북유럽 전문가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유학했다. 유학 시절 가장 인상적인 기억 중 하나는 ‘화폐 없는 경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 참석한 이민자였단다. 직업은 청소부. 그런 모습이 별로 이상하지 않은 사회. 그걸 이상하게 바라 보는 편견이 오히려 이상한 사회.

나는 이 인터뷰가 북유럽에 관한 판타지나 스테레오 타입을 강화하지 않길 원한다. 다만 북유럽을 조금 더 오래, 깊이 체험한 하수정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여기와는 ‘다른 삶의 방식’이 가능할 수 있다는 상상력을 품고, 그 가능성을 떠올릴 수 있길 바란다.

  • 2017년 5월 30일, 미디어카페 ‘휴’ (홍대)
  • 인터뷰이: 하수정(오한아), 인터뷰어: 민노씨
하수정 혹은 오한아

하수정 혹은 오한아

– 자기소개

베일에 가려진, 커피 내리며 글 쓰는 오한아.

– ‘오한아’는 슬로우뉴스에서 사용하는 필명 아닌가. 

그렇다. 본명은 하수정이고, 책도 하수정으로 냈지만, 가끔 또 다른 필명을 쓴다. 이번에 밝혀졌으니 새 필명 하나 또 만들어야겠네.

– 그렇다 치고, 자칭 ‘스웨덴 전문가’인데. 왜 북유럽인가.

학창 시절에 외국에서 공부해야겠다고 늘 생각했다. 그런데 어릴 적부터 미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는 경쟁이 치열해서 친구 사귀기가 어려웠다. 나는 친구를 사귀는 대신 도서관에 있는 책을 다 읽겠다고 결심했다. 역사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고, 케네디에게 빠졌는데, 그러면서 미국은 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 케네디에게 빠졌다는 건 무슨 의민가.

케네디 대통령의 삶과 죽음 등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거다. 우리나라 소위 엘리트들은 미국 유학생 출신이 많지만, 나는 유럽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존 F. 케네디

존 F. 케네디

– 처음 유학 간 곳은 노르웨이였는데.

유학을 알아보는데 영국과 노르웨이가 최종 후보지였다. 그런데 노르웨이가 언론의 자유가 가장 잘 보장된 나라라고 하더라. 영국은 살면서 언젠가는 갈 일이 있겠다 싶었지만, 노르웨이는 내가 선택하지 않으면 못 갈 것 같아서 노르웨이를 선택했다. 시골 학교였는데, 너무 좋더라. 노르웨이에서 공부하면서 친구와 스웨덴에도 놀러 갔는데, 너무너무 좋았다. 그렇게 운명적으로 ‘웁살라'(스웨덴의 도시)와 인연을 맺었다.

– 집이 부잔가.

아니다.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다. 유학 가는 학교에서 일하는 ‘근로장학생’ 조건으로 갔다. 따로 큰돈이 들지는 않았고, 부모에게도 손을 벌리진 않았다.

– ‘개천용’ 스토리 같은데.

나 자신이 ‘개천용’은 전혀 아닌 것 같고, 대신 열심히 살긴 했다. 그 당시에는 노르웨이 경찰에서 동사무소 역할을 하는데, 나한테 “여기 한국 사람 처음”이라면서 신기해하더라.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아시아인은 3명뿐이었다.

– 소수자 체험은 어땠나.

내가 특별하다는 느낌도 받고, 외롭기도 하고 그렇다. 중국계 호주인, 일본인 이렇게 아시아인은 세 명뿐이라서, 아무래도 문화적 지역적 배경이 유사하고, 같은 인종끼리 모이기 마련이다. 이탈리아 출신은 이탈리아 출신끼리, 독일 출신은 또 독일 출신끼리.

– 함께 공부한 그곳 학생들과 다른 나라 유학생들은 어땠나. 우리와 차이가 있다면.

나는 여기서 공부하고 돌아가면, 노르웨이에서 공부한 사람이 얼마 없으니까, ‘내 경력에 도움이 되겠지’, 솔직히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나와 함께 공부한 학생들은 환경 오염, 지구온난화, 유럽과 아프리카의 불균형 발전(글로벌 저스티스) 이런 토론을 열심히 하더라.

글로벌 저스티스 (워싱턴 DC에 있는 월드뱅크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

글로벌 저스티스 (워싱턴 DC에 있는 월드뱅크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

– 되게 이상했겠네.

그런 고민의 차이가 왜 생길까, 막연한 의문을 품고 돌아왔다. 한국에서 다니던 학교(내가 유학을 떠난 건 대학교 3학년 때)를 마치고 취직했고, 다시 스웨덴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공부했다. 노르웨이 유학 시절에 만난 막연한 고민을 구체화하는 과정이었다.

– 왜 그런 차이가 생긴다고 보나.

당연히 교육의 차이기도 하고, ‘절대 시간’의 존재에 따른 차이기도 하다. 사람에게 절대 시간이 주어지면 본질적인 근본적인 것을 향한, 그에 관한 고민이 가능한 것 같다.

인상적인 일화가 있다. 노르웨이에서 공부하면서 조금씩 언어가 늘고, 그래서 토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한 모임에서 ‘화폐 없는 경제가 가능한가'(비너스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했다. 그 모임에서 친구를 사귀었는데, 직업이 청소부였다. 직장인도 있고, 박사 과정도 있고, 청소부도 있는 토론 모임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회다.

– 그밖에 노르웨이의 좋은 점.

자연. 블루베리가 지천으로 널렸고, 자연과 나밖에 없는 세상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원래 사람 많은 거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별 보고, 바람 보고,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는 그런 나라다. 생각을 해보면, 그런 일을 했던 것밖에 없지만. 돌아오고 보니까 사고가 좀 깊어진 나를 느낀다.

– 자연과 접하면서 저절로 생각이 깊어졌다? 호연지기네? (웃음) 

한 주제를 깊이 파고들고 사고력을 가지기 위해선 ‘절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사회, 한국 사회에선 그게 너무 힘들다. 어디든 그렇겠지만, 한국은 더 심한 것 같다. 너무 쫓기면서 산다.

“언니, 저는 가만히 있으면 지는 것 같아요.”

취준생 후배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 절대 시간은 (인간은 유한한 존재니까) 상징일 텐데, 굳이 계량화한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긴가.

작년(’16년) 휴가를 한 달 다녀왔다. 그 한 달 동안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았다. 그래도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많이 충전되긴 했다. 세계는 어떻게 돌아가나. 남북한은 이대로 좋은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 (웃음) 최소한 저녁이 있는 삶.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가 있다.

Amy, CC BY https://flic.kr/p/6vdmZs

나 자신과 세계를 돌아볼 ‘절대 시간’이 필요하다. Amy, CC BY

–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가 있다?

한국 사회에선, 가령 내 경우를 보면, 직업 없는 친구는 모임에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사회·경제적 조건이) 비슷비슷한 친구들을 만나면 모르는 게 많이 생긴다.

교회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을 하다 보면, 지난 10년 넘게 했었는데, 다양한 아이들과 이야기한다. 그리고 보인다. 그 아이의 고민이 그저 한 아이, 한 가정의 고민이 아닌 게 드러난다. 더 큰 공동체, 사회의 문제인 게 드러난다.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친구들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스스로 1) 성별 2) 지역 3) 결정타는 학벌인데, 이런 ‘조건’으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계급화하는 경향이 아주 강하다. 그리고 그렇게 끼리끼리 만난다.

계급화라는 말보다는 ‘그루핑'(grouping)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왜냐하면, 일단 나는 인간에게는 계급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계급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금수저’나 ‘흙수저’ 류의 말을 언론에서 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표현이 의식을 고착화한다.

– 청소부가 ‘화페 없는 경제는 가능한가’를 주제로 한 토론 모임에 참석하는 북유럽과 청소부가 절대로 그런 모임에 갈 일 없는 한국 사회의 차이는 뭔가.

얼마 전 주한 스웨덴인들과 모임이 있었다. 영화감독, 영화배우, 외교관, 시나리오 작가, 그리고 (본업은 예술가 지망생이지만) 지금은 건설 현장에서 소위 ‘노가다’라고 말하는 현장 노동자가 왔다. 주로 영화 이야기를 했는데, 서로가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

결국, 그 사람들의 세전 소득은 큰 차이가 있지만, 세후 소득은 별 차이가 없다. 어차피 경제적인 차이가 크지 않다. 북유럽 사람들이 집이나 차의 크기로 과시하는 문화도 아니다. 개인의 차이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개입해서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본다.

이주민들도 세금 낸다. (출처: CotCredit, "Tax", CC BY https://flic.kr/p/rnjfcL)

문화적 평등의 경제적 조건, 세전 소득이 크게 차이 나더라도 세후 소득이 비슷할 것! (출처: CotCredit, “Tax”, CC BY)

– 어떤 개입이 가능할까.

내가 세금을 내서 이런 사회가 가능하다면, 세금 내고 싶다는 사람들은 많다고 본다. 스웨덴 사민당의 유력 정치인이자 스웨덴 최초의 여성 총리 후보였던 모나 살린은 1995년 당시 ‘토블론 초콜릿 게이트’로 결국 부총리직에서 하차했다(‘토블론 초콜릿’을 포함해 우리 돈 약 34만 원 어치(2,000크로나) 생필품을 법인카드로 구입한 사실이 알려져 모나 살린 당시 부총리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퇴한 사건).

'토블론 초콜릿'과 기저귀 등의 생필품(우리 돈 약 34만)을 법인카드로 구입해 스웨덴 최초의 여성 총리 문턱에서 좌절한 모나 살린. 살린은 고졸 학력으로 주방 보조, 단순 사무직을 거쳐 1982년 최연소 국회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사회민주당의 대표 정치인이었다(참조: Hyu, 모나 살린과 토블린 스캔들, http://broken.egloos.com/m/3457847).

‘토블론 초콜릿’과 기저귀 등 우리 돈 약 34만 원의 생필품을 법인카드로 구입해 스웨덴 최초의 여성 총리 문턱에서 좌절한 모나 살린. 살린은 고졸 학력으로 주방 보조, 단순 사무직을 거쳐 1982년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사회민주당의 대표 정치인이었다(참조: Hyu, 모나 살린과 토블린 스캔들).

스웨덴에는 공직자에 대한 투명성, 내가 낸 세금을 엄격하게 집행하는 국가에 대한 신뢰, 그런 게 있다.

– 최근 이낙연 총리 인준 문제로 시끄럽다. 배우자의 ‘위장 전입’이 드러났고,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공직 부적격 5대 원칙이 후퇴했다는 평가도 있다. (인터뷰 당시는 아직 이낙연 총리 인준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던 시점. – 편집자)

슬프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사람이 없을까.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위장 전입’ 같은 건 당연한 걸까. 나는 자녀도 없고, 내 명의 집도 없어서 위장 전입이 어느 정도의 불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문 대통령도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을  뽑고 싶으셨을 테고…. 그런데 그렇게도 사람이 없나. 깨끗한 사람이 그렇게 없나. 그런 씁쓸한 느낌은 있었다.

– 국정 공백 메우기 위해 일부 흠결이 있지만 뽑아야 하나, 아니면 원칙을 지키고 뽑지 말아야 하나.

나는 법을 전공했다. 스스로 보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원칙론자다. 개인적으로는 뽑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지인과 바로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그 지인이 ‘제갈량’과 ‘조조’의 이야기를 하더라.

제갈량은 흠이 없는 인재만 등용했고, 조조는 흠이 있더라도 그 자리에서 역량을 발휘할 인재를 등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결국, 조조의 나라가 더 융성했다. 그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설득되더라.

– (웃음) 그래서 뽑겠다는 건가 말겠다는 건가.

더 큰 그림에서 뽑는 게 나라에 득이 될 것 같다 (웃음).

–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런 다양한 사람들, 어떻게 만나나.

나는 일단 교회. 그리고 강연을 나가면, 나는 불러주는 분들이 다양한 그룹이 있다. 될 수 있으면 다 나가려고 한다. 그분들과 연락이 되는 경우도 있고. 편견 없이 사람을 보려고 하니까. 나이 차이, 성별, 직업, 학력이 굉장히 다양한 친구들이 있다. 만나면 나름의 재미가 있고, 배우는 점이 있다.

화합 공동체 사람 손 단결 협력

– 자주 보나.

나는 원래 사람을 자주 보지는 않는다.

– 으잉?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면서?

(웃음) 하지만 그 다양한 친구들은 각기 다른 하늘의 별처럼 내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 혼자 있는 시간이 아까 이야기했던 절대 시간에 있어서 필요불가결하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 혼자 있는 시간에는 뭘 하나.

산행. 강아지 산책. 화분에 물 주기. 커피 내리기.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기 등등.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의 삶을 살기 위해서 카톡도 안 하고, 케이블 안 보고, 집에 인터넷 연결도 안 돼 있다.

davitydave, Digital Detox, CC BY https://flic.kr/p/fsCwsK

davitydave, “Digital Detox”, CC BY

– 인터넷 안 되면 답답하지 않나.

안 답답하다. 집에선 안 하고, 밖에서는 일할 때 필요하니까 한다.

– 스웨덴 이야기를 좀 해보자. 스웨덴에서 겪은 여러 가지 일 중에 힘들 때 떠오르는 그런 이야기가 있나. 

스웨덴이 답은 아니다. 웁살라는 잘사는 중산층 도시라 인종 차별이 없었다. 학생과 연구원밖에 없으니까. 개인적으로 어두운 경험을 하지 않았다. 스웨덴에도 이민자가 많고, 차별도 심하고, 범죄율이 높은 지역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상향이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이상향이라고 볼 수 없다.

아까 이야기했던, 화폐 없는 경제 세미나에 참석했다는, 청소부로 일하지만, 항상 당당했던 그리스 이민자에 관한 기억이 난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슨 일을 하든지, 겉모습으로만 판단하지 않으니까. 그런 것. 절대 시간의 기억들, 밖에 나가면 새소리가 들리고, 나무가 풍성하고, 길 가다가 사과도 주워 먹고… 그런 기억들이 난다.

– 스웨덴은 그럼 연애나 결혼에서도 계급적인 차이가 개입하지 않나.

발렌베리 정도의 상류층이 아니라면, 대체로 거의 모든 사람이 비슷비슷하다. 가령, 교수와 이민자 택시 기사의 결혼이 별로 이상하지 않다. 왕도 평범한 사람과 결혼했다. 왕위 계승할 예정인 빅토리아 공주는 자신의 헬스 트레이너와 결혼했다.

– 좀 특이한 케이스 아닌가.

왕가의 결혼들을 보면 특이한 케이스가 아니다. 왕도 독일에 올림픽 보러 갔다가 자원봉사자 여성과 연애 끝에 결혼했다.

– 우리나라에선 이런 연애나 결혼이 점점 더 힘들다. 

슬프다. 결혼하는데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조건 중에 가장 중요한 조건이 있는데, 그게 사랑인데, 그것과 맞먹을 조건이 있고, 그게 외부 요인, 가령, 돈, 학벌, 지역, 부모 등등….

결혼 혼인

– 몇 년 전 한 방송인이 지상파 토크쇼에서 배우자가 될 남성은 “나보다 100만 원이라도 더 벌어야 존경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런 말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나.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게 거짓 없이 말했다고 생각한다.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에 관한 문제 아닐까.

MBC '라디오스타' (2013)

MBC ‘라디오스타’ (2013)

다만, 저렇게 말한 방송인의 욕망도 인정하지만, 나는 지금 우리나라 같은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 돈이 안 되는 일이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산다면, 그게 ‘존경’이라는 말에는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다만, 그 사람과 결혼하거나 사랑하게 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 연애나 결혼의 조건이 있나.

최근에 하기 시작했다. 좋아하고, 닮고 싶은 선배가 배우자를 고를 때는 세 가지 조건, 타협할 수 없는 세 가지 조건, 이것만 충족하면 다른 단점이 있어도 감당하겠다고 각오해라, 그러면 사람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하더라.

– 그 세 가지 조건이 뭔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 그 선배의 세 가지 조건은 뭐였나.

  1. 유머 감각이 있어야 하고,
  2. 부자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있어야 하며
  3. 키는 나보다 컸으면 좋겠다.

이 세 가지였다고 한다. 이 선배가 좀 키가 크다.

– 그 선배는 결혼했나.

결혼했고, 아주 재밌게 사는 것처럼 보인다.

– 최근에 새 책을 썼는데. 

첫 번째 책인 [올로프 팔메] (2013)을 썼을 때는 민변, 노회찬, 민주당,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에서 연락을 해왔다. 최근 두 번째 책 [북유럽 비즈니스 선택] (2017)을 썼는데, ‘북유럽 이민을 고민하는 준비하는 모임’에서 처음 연락이 왔고, 보험 설계사, 북유럽에서 비즈니스 하는 분 등 단체보다는 다양한 개인들께서 연락을 주셨다.

올로프 팔메, 북유럽 비즈니스 산택

다양한 분들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책을 읽으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감이 잡힌다고 말씀해 주신다. 옆에서 친구가 수다 떠는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아주 기뻤다.

– 북유럽 이민 준비하는 분들께 전해줄 노하우가 있나.

오히려 내가 팁을 얻었다. 덴마크는 모르겠지만, 스웨덴은 인도주의적인 차원의 난민 이민 외에는 받지 않는다. 투자 이민이나 비즈니스 이민은 어려울 수 있다고 이야기해드렸다. 유럽연합 국가에 한곳에 먼저 정착하고, 그 이후에 북유럽으로 갈 기회를 모색하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를 드렸더니, 한술 더 떠서 헝가리가 우선 정착하기 좋다고 말씀하시더라. (웃음)

– 스웨덴에서 살고 싶은 생각은 없나.

스웨덴어가 한국어보다는 완벽하지 않아서 아직은 한국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언젠가는 스웨덴에 가서 사는 것도 생각한다.

– 단적으로 북유럽과 한국을 비교하면.

재미없는 천국. 재밌는 지옥.

– 끝으로. 

앞으로 다양한 장르의 책으로 대화를 시작할 생각이다.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지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고 싶은지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말 걸고 싶다.

“제 이야기 들어주시고, 대답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from 슬로우뉴스 http://slownews.kr/6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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