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훌 털자 털(밀)어버리자 – 제모용품 구매기 II by 수다피플

식사 중이셨다면 죄송합니다.

이 수북한 다리털을 밀 것이다.

 

 

 

이 칼로.

 

 

 

blak의 바디 트리머

(Body Trimmer)의 모습은 케이스가 함께 들어있는 과일칼 같다. 가격은 8천9백 원. blak은 깔끔한 면도기로 이미 유명한 곳이다.

 

 

 

ⓒblakshave.com

면도기의 날이 스치기만 해도 수염이 알아서 소멸하는 월등한 절삭력을 보여주거나 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기존의 질레트나 도루코의 카트리지 면도기처럼 2000년 Y2K 밀레니엄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요란하고 우락부락한 겉모습에서 탈피한, 특유의 깔끔한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전용 스탠드도 멋지다. 수염에 갖다 대는 순간 왠지 키 190cm의 서양 남성모델로 변신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안겨주기 충분한 그런 감성적인 면도기. 게다가 더 놀라운 건 국내 업체라는 것. 인기에 힘입어 그 다음으로 바디 트리머가 나왔다.

 

 

 

오렌지 컬러와 블랙 컬러 2가지가 있었는데 시크한 블랙이 끌리긴 했지만 발랄한 오렌지 컬러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독특해서 이걸로 골랐다. 마치 디자인 소품 같다. 화장실 세면대 한 켠에 세워 놓으면 아주 예쁘다. 우리 집 화장실이 예쁘지 않아서 문제지만.

 

 

 

양쪽으로 나뉘어 위치한 블레이드는 안쪽에 깊숙이 들어가 있다. 칼날에 손이 베일 걱정이 없다. 왼쪽이 S, 오른쪽이 L 사이즈. 털 길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여지를 준 것이다. 완전한 면도가 아니라 짧게 혹은 다소 길게 털을 남겨둠으로써 더 깔끔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다리를 만들어줄 것 같다. 마치 구레나룻을 6mm로 남기며 돌려치는 소프트 투블럭 헤어처럼 말이다.

 

 

 

함께 들어있는 이 페이퍼시트에는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렇게 발을 올려 놓고 쓱쓱 트리머를 사용하면 된다. 사이즈가 큼직해서 털을 모아 버리기에도 좋다. 흐뭇.

 

 

 

쓱쓱 썩썩 서걱서걱. 털이 떨어진다. 꼬불거렸던 마음도 함께 우수수 떨어진다.

 

 

 

그리하여 이건 L 사이즈로 정리한 내 오른쪽 다리. 적당한 남성미에 적당히 정리된 모습이 보기 좋구나.

 

 

 

이건 S 사이즈로 조금 더 짧게 정리된 다리. L도 시원했는데, 이건 더 깔끔하다. 다리를 비벼도 따끔하지 않다. 보기도 좋다. 이대로 자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리털 쓸모도 없는 거…

 

 

 

이렇게나 사랑스러운 내 다리. 짧게 돌려쳐 밤톨이가 된 내 뒷머리처럼 자꾸만 매만지고 싶다.

 

 

 

트리머에 잔털이 조금씩 남는다. 플라스틱 틈 사이에 끼인 경우도 있는데 이 상태로 세워둘 순 없으니 잘 제거하자. 너무 많이 문질렀나, 종아리가 좀 얼얼하기도 하다.

 

 

 

완전히 매끈하게

밀어버린다면 이상할까? 이번에는 남은 한 쪽 다리의 털을 이 니크린 제모 크림으로 없애 볼 거다. 가격은 3천 원대.

 

 

 

피부가 약하다면 주의해야 할 것 같다. 내 피부는 튼튼해서 안심이다.

 

 

 

귀여운 핑크빛 속살… 냄새는 오묘하다. 아주 오래된 이발소에 들어가면 나던 것 같기도 하고.

 

 

 

다리에 듬뿍 바르고 5분에서 10분 정도 말려준다. 그 뒤에 물로 씻어내거나 물티슈로 잘 닦아내면 된다. 간단하다. 마른 뒤에 털을 떼어낼 때는 쓱쓱 문지르면 녹아서 쪼그라드는 듯 힘없이 쓸려나간다. 수북한 경우에는 살짝 쥐어 뜯어내듯 하면 투두둑 떨어져나간다. 오, 신기하다.

 

 

 

상당히 미끈해진 내 다리. 커피색 스타킹을 신어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진지하게 정말 신어볼까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관뒀다.

 

 

 

트리머도 좋았지만 제모크림이 훨씬 마음에 든다. 따가운 느낌도 없다.

 

 

 

그리고 이제 대망의

급소 정리를 해볼 차례. 이 두근거림은 뭐지.

 

 

 

이 이상은 안 된다. 내 소중이의 위엄을 여러분도 함께 느껴볼 수 있도록 절실히 공유하고 싶지만, 여기서 이걸 누구한테 보여줄 수도 없고, 사진으로 남길 수 없음에 나 역시 매우 비통한 심정임을 알아주시길.

 

 

 

왠지 더 깨끗하게

씻어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오랫동안 꼼꼼하게 세척했다. 계속 수그리고 있었더니 허리가 아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만족스럽다. 일회용 면도기로 이리저리 긁어대던 때와 비교하면 훨씬 편하고 맨들맨들하다. 그러나 샵에서 왁싱하는 것처럼 깔끔하게 되진 않는다. 돈 들여서 사람에게 맡기는 게 다 이유가 있긴 있는 거다. 그래도 3천 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이런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리고 너무 귀엽다. 뽀송해서 아기 같다. 소중이가 더 소중해졌다. 사랑스러워. 샤워 후에도 이제 더 이상 헤어드라이어로 엄한 곳을 말릴 필요가 없다. 고온다습한 우리나라 여름 날씨에서 화창하고 선선한 스위스 기후로 변화한 것만 같다. 음, 이 상쾌함.

 

화장실에 가서 바지를 내리면 흠칫 놀라지만 그 놀라움은 곧 흐뭇한 아빠미소로 바뀐다. 칭찬하듯이 괜히 한 번 쓰다듬어준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신이 났는지 손길에 맞춰 흔들흔들 탱글탱글(?)…

 

 

 

이런 꼿꼿함… ⓒfanart.tv, youtube.com

그러다가 소중이가 가끔씩 분에 못 이겨 성을 낼 때,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위압감을 보여준다. 마치 영화 「스콜피온 킹」 촬영 시의 분장을 모두 털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더 락(드웨인 존슨)’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대중목욕탕에 가기는 왠지 좀 힘들어졌지만(어차피 일 년에 한 번 갈까 말까 하는 정도라 크게 상관은 없음), 여러 모로 만족감이 든다.

 

 

 

매끈 뽀송하고 귀여워진 나의 몸. 제모 소감은 여기까지. 벌써부터 더워지는 이 여름, 여러분도 깨끗하고 깔끔하게 음모를 제거해보길 바란다.

 

 

 

blak 바디 트리머

장점
– 길게/짧게 스타일링 가능. 꼬부러진 털 이젠 안녕.
– 세면대에 그냥 세워두기만 해도 왠지 멋지다.
단점
– 너무 많이 문지르면 다리 피부가 얼얼해진다.
– 트리머에 털이 끼는 건 보기 흉하다.

 

니크린 제모크림

장점
– 털을 녹여버리는 듯한 강력한 제모 성능
– 몸의 어디든 출동할 수 있다.
– 아주 저렴한 가격
단점
– 냄새가 약간 거북하다.
– 5~10분은 기다려야 한다.
– 깔끔한 뒤처리를 위해 물티슈, 젖은 수건, 혹은 샤워기가 필요하다.

 

 

 

「훌훌 털자 털(밀)어버리자」 시리즈
① 제모용품 구매기 I
② 제모용품 구매기 II

from 얼리어답터 http://www.earlyadopter.co.kr/95276?utm_source=rss&utm_medium=rss&utm_campaign=%25ed%259b%258c%25ed%259b%258c-%25ed%2584%25b8%25ec%259e%2590-%25ed%2584%25b8%25eb%25b0%2580%25ec%2596%25b4%25eb%25b2%2584%25eb%25a6%25ac%25ec%259e%2590-%25ec%25a0%259c%25eb%25aa%25a8%25ec%259a%25a9%25ed%2592%2588-%25ea%25b5%25ac%25eb%25a7%25a4%25ea%25b8%25b0-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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