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타트업.kr] ①열정에 기름붓기 by 수다피플

 스타트업에서 중요한 요소는 여럿 있습니다. 아이디어, 인맥, 실행력… 따지고 보면 안 중요한 게 없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건 ‘버티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잠깐 반짝이고 사그라지는 게 아니라 활활 타오를 기회를 기다릴 힘이 중요합니다. 잘 버티면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미디어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열정에 기름붓기

  • 2014년 1월1일 시작
  • 이재선·표시형 공동 대표
  • 주요 콘텐츠 : 동기부여
  • 유통 플랫폼 : 페이스북(주력, 팔로워 57만), 카카오 1분, 네이버 블로그 등
  • 수익모델 : 네이티브 애드(책, 기업 브랜드), 콘텐츠 커머스(다이어리) 등

<열정에 기름붓기> 팀원

페이스북에 없었던 콘텐츠를 만들다

googletag.cmd.push(function() { googletag.defineSlot(‘/6357468/0.Mobile_Article_intext_1_300_250’, [300, 250], ‘div-gpt-ad-1468307418602-0’).addService(googletag.pubads());googletag.pubads().collapseEmptyDivs();googletag.pubads().enableSyncRendering();googletag.enableServices();googletag.display(‘div-gpt-ad-1468307418602-0’); });

“스타트업 단어도 몰랐고, 전역하고 대외활동하면서 취업 걱정하고, ‘학점 어떻게 하냐’ 이러고 있었습니다. 미래를 생각하면 막막하고,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도 못 받았어요. 세상은 나를 혼내고, 나는 혼나기 싫어서 도망가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계속 주체성 없이 살았던 거죠. 저는 저녁 메뉴 정도 고르는 주체성밖에 없었던 거죠.”

삶의 주체성을 찾고 싶었다. 광고홍보를 공부한 덕에 뉴미디어나 SNS는 익숙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해보자’ 생각하고, 주체성을 찾을 용기를 주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같이 술을 자주 마시던 형과 의기투합했다. 이재선 공동대표다.

페이지 이름도 없었다. 한 달 정도 콘텐츠를 만들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당시만 해도 ‘카드뉴스’라는 개념이 없었다. 학교에서 배웠던 스토리텔링형 기획서 제작 기법을 SNS에 적용하자는 생각으로 콘텐츠를 만들었다.

“페이스북 콘텐츠가 당시에는 되게 저급했어요. 연예인 비키니 사진, 신빙성 없는 썰만 돌아다녔죠. 지나치게 소비적이었습니다. 저희는 깊이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들의 생각은 적중했다. 페이지를 개설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콘텐츠가 ‘좋아요’ 7만여개를 받으면서 페이지가 급성장했다. 원래 첫 1년 목표가 1천명이었다. 페이스북에서 이런 콘텐츠의 니즈가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

“주체성을 다룬 이야기에 대한 갈증이 있고, 이걸 20대의 시선에서 풀어냈던 사람이 없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간 나이 지긋한 교수님, 선생님, 학자들이 동기부여를 해줬었거든요. 저희는 쉬운 문장, 공감되는 상황을 적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나섰습니다.”

창업 초기 <열정에 기름붓기>

페이지는 성장했지만, 돈은…

두 명을 뽑아 4명이 팀을 이뤄 콘텐츠를 만들었다.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동아리방 같은 곳에 모여서, 알바하고 부모님께 받는 용돈 20만원 가량으로 버텼다. 콘텐츠 조회수가 적었던 것도 아니고, 페이지 성장 속도도 빨랐다. 하지만 돈은 따라오지 않았다.

“수익화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강연도 해 봤고, 책도 출판했고요. 그렇지만 회사를 지속시키기에 유의미한 수익모델은 아니더라고요. 1년이 지났고, 팀원들이 떠났습니다. 1년 동안 월급도 못 줬고 대학교 졸업 이후에 경력 공백이 커지는 상황이었죠.”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했다. 지난 1년간 즐겁게 보냈고, 성과도 있었지만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다 보니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게 됐다. 온갖 수익모델을 시도했다. 콘텐츠 대행도 했다. 예컨대 정부 기관 등에서 행사를 하면 모객을 돕는 콘텐츠를 만드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 모델도 이내 접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가 본 행사는 구독자에게 소개해주기 민망할 정도로 처참한 수준이었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페이지 운영을 대행하는 일도 했다. 힘든 시간이었다. 콘텐츠 하나에 5만원, 하루에 3개, 이미지 60-90장씩 만들어가면서 돈을 벌었다. 낮에는 돈을 버는 콘텐츠를 만들고, 밤에는 <열정에 기름붓기> 콘텐츠를 만들었다. 힘든 와중에도 ‘콘텐츠 진정성을 잃으면 끝이다’는 마음가짐은 놓지 않았다. 그렇게 온라인 대행업을 하면서 시장이 돌아가는 구조를 몸으로 배웠다.

<열기>로 배송되는 출판사의 도서

책에서 길을 찾다

“출판사에서 콘텐츠 제안이 많이 왔습니다. 저희가 메시지를 짜면서 책의 내용을 삽입하기도 했는데, 10만원정도 줄 테니 자기네 책도 넣어달라고 하더라고요. ‘어 잠깐만, 책은 콘텐츠의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기>만의 콘셉트, 가치를 유지하면서 수익모델을 붙여야 했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콘텐츠를 만드는 순간, 메시지는 달라진다. 판매가 목적인 광고성 콘텐츠는 진정성 있게 만들어지기 어렵다. 돌파구는 책이었다. 책은 읽는 사람의 삶에 영향을 준다. 영감을 주는 가장 전통적인 콘텐츠다. <열기>를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에 책 소개 콘텐츠로 수익화를 도모하기 시작했다.

“당시에 출판사는 콘텐츠 하나에 10-20만원 정도 줬습니다. 저희는 좋은 책이 있으면 사전에 출판서 컨택한 뒤에 진행하지 않고 그냥 만들었어요. 콘텐츠로 바이럴 시키고 판매지수를 체크했습니다. 처음에는 ‘여보세요. 저희 대학생인데, 혹시 6월17일 책판매량이 갑자기 늘어나지 않았나요?’라고 물어본 거죠. 늘었다 그러면 그거 ‘우리가 했다’라고 말하고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안 믿죠. 그렇게 레퍼런스 쌓아갔고, 20만원으로 콘텐츠 제작을 시작한 곳도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주고 고객사를 확보해갔습니다”

문제가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모든 책이 좋지는 않았다. 구독자에게 추천할 수 없었다. 가뜩이나 일도 안 들어오는데, 그 와중에 골라가며 일을 했다. 힘들게 버텼다. 모두가 싸 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저녁은 저렴한 오봉도시락에서 사 먹었다. 500원 더 비싼 것 먹었다고 혼나던 날도 있었다.

오봉도시락

“‘여기서 한 번 더 타협하지 말자’ 광고나 그런 모델에 대한 유혹을 그간 이겨냈던 것처럼, 퀄리티를 지켜내면 나중에는 책이 우리 앞에 쌓여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열기>는 20·30대의 독서율 향상을 마케팅 목표로 잡고 어필했고, 성공적으로 먹혀들었다. 처음에 출판사에서는 관심을 주지 않았지만, <열기>에서 프로모션을 띄운 책들이 서점 베스트셀러 매대에 꽂히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출판사가 먼저 신간을 <열기>로 보내주기 시작했다.

콘텐츠 제작 단가를 120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판매에 대한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값어치를 하기 위해 콘텐츠 효과 측정에 엄청나게 공을 들였다.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책은 얼마나 팔리고, 어떤 경로로 퍼지는지 많은 조사를 거듭했다. 지금의 비즈니스를 구축한 근간이다. 그러나 <열기>는 기껏 잡은 수익모델을 절반으로 줄였다.

“저희가 한 달에 12권을 소개해줬습니다. ‘다 살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기>가 책을 추천해주는 대로 샀는데, 사놓고 읽지 못하면 문제잖아요. 구독자들이 책을 읽는 건 좋지만, 책 사느라 돈을 많이 쓰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달에 6개로 콘텐츠를 줄였습니다. 매출 반 토막을 포기했죠.”

대책 없이 매출을 줄이기만 한 게 아니다. <열기>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하나 더 발굴했다. 기업의 브랜드 스토리를 소개했다. <열기>만의 언어로 재해석해 매력적으로 기업의 스토리를 다듬었다. GS, 삼성, 우아한형제들 등에서 먼저 연락이 왔었고 브랜드 콘텐츠를 진행했다. 업계 인지도도 높아졌고, 따라하는 곳도 많아졌다.

<열기>에서 판매하는 크리에이터 3달 스케줄러

다음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도 지속하고 있다. 네이티브 애드 모델을 정착했지만, 이 모델의 양적 확대보다는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게 의미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나온 게 콘텐츠 커머스다. 3개월마다 나오는 3개월짜리 다이어리를 자체 제작해서 <열기>만의 내러티브로 일주일만에 3천부를 팔았다. 이 다이어리의 정기구독화를 꾀하고 있다. 책 홍보를 넘어 아예 출판사와 협업으로 책을 출판할 생각도 있다. 오프라인 소셜 클럽에 대한 계획도 갖고 있다. 주체성을 방해하는 요소인 ‘외로움’을 해결하자는 취지다. 표시형 대표는 “이 사회는 거실이 상실된 사회”라며 “오프라인 모델로 거실을 만들어주겠다”라고 말했다.

표시형 <열정에기름붓기> 공동대표

버티는 힘

<열기>는 이름처럼 열정에 대한 가치를 신뢰하는 집단이다. 힘든 날들이었지만 열정으로 버텼다. 위기는 수익모델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왔다. 야근과 밤샘은 거의 일상이었다. 열심히 만들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을때의 허망함도 견디기 어려웠다. 표시형 대표는 “이걸 포기하면 구독자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정말 믿었던 팀원 하나가 너무 힘들어서 퇴사한 거예요. 정말 내부적으로 굉장히 지쳐있는 상태였거든요. 일주일에 콘텐츠 하나씩 그걸 3년 내내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 팀원이 그만둔다고 했을 때 정말 좌절했습니다. 다 같이 얼싸안고 울고 있는데, 사무실 문 앞에 구독자가 보낸 편지가 있었습니다. ‘열기 덕분에 고맙다’는 내용이었어요. 저희는 <열기>를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로만 보지 않습니다. 사명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열정만 가지고 안 된다’라고 말하는 유식한 소리 깨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욱 수익모델을 악착같이 고민하고 성과를 내고자 했습니다. <열기>를 레퍼런스 삼아 취업도 할 수 있고, 재창업도 할 수 있었겠지만, 성과를 보여줄 때 까지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열기> 구독자와 함께 진행했던 이벤트

미디어 스타트업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나?

“저는 진보하는 건 기술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뉴미디어라고 하지만 스토리텔링의 전통적인 내러티브가 변하진 않았습니다. 종이였다가, 인터넷이었다가, SNS로 넘어왔잖아요. 결국 지금 많이 쓰는 기술, 최적화된 포맷을 찾아가는 게 가장 중요한 방법인 거죠. 콘텐츠 진정성은 너무 당연하고요. 두 번째, 결국은 원 미디어 시대로 갑니다. 미디어는 그냥 페이스북 하나만 남습니다. 페이스북 안에서 수많은 플레이어가 지면 한쪽 가지고 싸우는 거죠. 전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5-6명이 세밀하고 명확한 컨셉을 가지고 프로페셔널하게 전달하는 게 앞으로 뉴미디어의 양태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덧.

열정이라고 하니까 ‘열정페이’가 떠오른다. <열기>는 팀원이 가장 돈을 많이 가져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동대표가 월급을 가장 적게 가져갔다. 지금 월급은 연차만 맞춰서 똑같이 받는다. 개개인의 성과를 무시해서가 아니다. <열기>의 팀원은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렸기 때문이다. 표시형 대표는 “콘텐츠 만드는 사람들 정말 좋은 대우 받아야 한다”라며 “대표라고 잘난 건 없다. 대표는 그냥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from Bloter.net http://www.bloter.net/archives/282130

Advertisements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