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딴지에 글을쓰는가. – 수다피플

나는 왜 딴지에 글을쓰는가.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음 그이유는 크게 두가지가 아닌가 한다.

 

하나는 좀 실리적인 측면이있다. 일단, 공부가된다. 어떤주제에 대해서 글을 쓰려면 어쩔수없이 관련 글들을 찾아서 읽어봐야한다. 네이버기사하나 읽고 복붙해서 글로 써낼순없으니까 가능한 다양한 시각을 담을수있도록 여러 글이나 코멘트를 찾아보려고 한다. 이렇게 여러가지 소스에서 정보가 모이면, 논점들을 스스로 정리를 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야한다. 어렵게 읽히는글들은 대부분  나 스스로가 그 문제를 남에게 설명할수있을만큼 이해하지못했거나, 아니면 생각이 미처 정리가 되지못했기 때문이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글을 쓰다보면, 확실히 각 주제에 대한 공부가 많이된다.

 

또하나는 내가 딴지에다가 글 올리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일단, 딴지에 글을 올리면 그걸 봐주는 사람들이있다. 나같이 글잘못쓰는 듣보는 개인블로그를 운영해봤자 아무도 찾아읽어주진 않겠지만, 딴지에 올리면 신기하게 조회수가 올라가고 거기에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면에서 나는 뻔뻔한 관종이다. 잘쓴글도 아닌데 그글을 다른사람들이 보는곳에 던져놓을만큼 뻔뻔하고, 올라가는 조회수를 보고 부끄러워하기보다는 좋아할만큼 관심에 굶주려있다.

 

음 작은 문제가있다면, 그 독자들이 결코 호락호락한 양반들이 아니라는점이다. 별 의미도없이 길게만 쓴글에도 칭찬을 해줄만큼 가식적이지도않고, 핀트가 어긋난글의 오류를 눈감아줄만큼 물렁하지도않다. 알맹이 없는글은 그냥 스크롤 내려버리고, 욕먹을 소리하면 대차게 깐다. 억울해도 할 수 없는게, 사이트 자체가 딴지를 걸기위해 만든 사이트다.

 

내경우엔 글 자체에 재미가별로 없는탓에 댓글 자체가 별로 안달리긴 하지만, 다른분들 글을 보면 글 내용과 별로 상관도없는 내용의 댓글이나 과한 트집잡기도 졸라많다. 그래서 딴지에 글을 올린다는건, 초식동물의 몸으로 사바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가는것과같다. 물론 글을 정말 깊이있게 쓰시는 범우님이나, 정말 재밌게 잘 풀어내시는 펜더님, 필독님정도되면 숫사자나 코끼리처럼 위풍당당할수있지만, 나 같은 가젤은 안 물려뜯길 기원하며 냅다 달릴수밖에없다.

 

그럼에도 내가 계속 딴지에도 글을 쓰는건, 무플보단, 악플이 낫다고 생각하기때문이다. 왜냐하면, 살면서 내가 쓴 글을 다른사람들에게 평가받을기회 자체가 점점 줄어들기때문이다.

 

직장생활을하면 글쓸일자체가 크게 줄어드는데다가, 보통 돌려받는 피드백의 대부분은 폰트나 여백의 관한 것들이다. 애초에, 직장은 사람을 고쳐쓰려고 하지않고, 문제가있는부분은 윗사람이 직접 고치든가 잘쓸사람을찾아 시키지,능력이되지않는 사람에게 얼굴붉혀가며 일일이 설명해주지않는다. 그래서 차라리 익명속에서 쉬원하게 까주는 딴지일보가 오히려 맘은 편한 측면이 있다. 멘탈 강화는 덤. 음 나는 관종에 더불어, 마조히스트 기질도 조금있는것같다.

 

그리고 딴지엔 편집부도있다. 이사람들의 주업무는 딴지의 여러 게시판을 찾아다니면서 괜찮은 글들을 편집해다가 기사로 올리는것같다. 근데 진짜 어디에다가 올려도, 괜찮은 글들은 기사로 알아서 납치해간다. 즉 내가 쓰는 모든 뻘글들은 도청 모니터링되고있다는 뜻인것같다. 가끔 내 닉으로 검색을하고있을 딴지 편집부를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할때가있다. 이말은 반대로, 무수히 많은 재미없는 글에 뻰지를놓고있단 뜻이기도 하다. 나름 많은 글을 읽고, 편집하는 프로들한테 글을 매번 평가당한다는건 뭔가 불편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일 인것같다. 나는 역시 M이 맞는것같다.

 

아 그리고 이사람들은 기사에다가 나는 절대 귀찮아서 못넣는 짤방도넣어주고, 일부 맞춤법은 고쳐주기도하고 제목도 자극적으로 바꿔서 올리기도한다. 돈도 안받고 오히려 돈을 줘가면서까지. 음 고마운 글 납치범들이다.

 

마지막으로, 딴지는 나에게 예전부터 상징성이있다. 지금은 김어준이 싫어졌지만(그는 사실 바뀐게 없는데, 내가 변해서), 한때 그를 좋아했었다. 그땐 그처럼 기발하고, 신랄한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그가 운영하던 딴지그룹만큼 재기넘치고, 글빨좋은 괴짜들이 모인곳도 또없었다.

 

물론, 그때 동경했던 사람들이 이미 떠난이곳에서, 나같이 별 재주없는 인간이 글을 얹는다고 내가 그들과 같은경지에 오른다거나 동일시되지않는다는 것은 잘알고있다. 그래도, 내가 정말 좋아하던곳에서 글쓸 기회를 얻어 글을 쓴다라는건 매우 감사한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들로 나는 딴지에 글을 올린다. 앞으로의 한가지 바램이라면, 원고료인상 내 나이또래에 젊은 필진들이 많이 들어와서, 그들의 입장을 담은글들을 볼수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일단은 20대이긴 한데, 해외나와 직장 다니는 입장이라, 대표성이 심각하게 떨어진다. 여기가 글쓰기에 제일 조건인지 사실 잘 모르겠는데, 어쨋거나 난 이런 이유들로 여서 글을써왔고, 그경험이 썩 나쁘진않았던것같다. 당신도 함 고려해보시라. 

from 딴지일보 RSS http://www.ddanzi.com/189242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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