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프렌 당신은 대체… – Mobifren SM Pro+ 리뷰 by 수다피플

오늘은 모비프렌의 SM Pro+(Mobifren GBH-S880)를 리뷰한다. 또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이제 와서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에게 있어 모비프렌이라는 업체는 ‘약간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 정도의 느낌이었다. 작년에 smA(GBH-S850)라는 녀석을 처음 만났을 때는 의외의 좋은 음질과 편리함에 놀랐었다. 제품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카페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신선하게 다가왔고. 하지만 뭔가 커다란 한 방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근래에 출시된 SM Pro+가 커다란 한 방으로 다가왔다. 충격이 커도 너무 크다. Mobifren의 블루투스 이어폰 라인업 중에서 가장 최상위 제품이며 어지간한 프리미엄 유선 이어폰보다 더 비싼 위엄을 자랑한다. 가격부터 말하자면 무려 70만 원대. 7만 원 아니다. 70만 원이다. 블루투스 이어폰이? 아니 왜? 대체 왜?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패키지에 썼나 보다. 상자 안의 상자, 캐링 케이스, 정갈한 배열… 꽤 고급스럽다. 사이즈별 이어팁, 그리고 귀 안에서 한층 더 견고하게 이어폰을 지탱할 수 있도록 이어가이드도 여러 종류가 들어있다. 인이어 이어폰이 자꾸 귀에서 빠진다면 가이드를 활용하면 된다.

 

참, 그리고 자부심을 담은 대표이사님의 편지도 있다. 이어폰 본체 자체는 작년에 써봤던 그것과 거의 차이가 없는 모습이었는데, 가격도 그렇고, 패키지도 그렇고, 이런 편지도 그렇고, 대체 얼마나 신경 써서 만들었길래 그러는 걸까?

 

 

 

조형미가 흘러 넘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딱히 군더더기 없이 충분히 정돈된 디자인이라 느껴진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 M자 로고는 좀 별로다. LG의 얼굴 심볼보다 더 이상한 것 같다. 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나는 몰랐다. 이 녀석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어쨌든 바로 페어링해서 들어봤다. Aphrodite’s Child의 「It’s Five O’Clock」을 틀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팝송에 심심찮게 들어가는 곡. 그런데 갑자기 동공이 확대되고 머리 위에 느낌표가 한가득이다. 이게 뭐지? 어떻게 된 거지?

 

음악을 틀어보는 순간 가장 먼저 눈 앞에 보이는 건 저 멀리 노을 빛에 반짝반짝 찰랑이는 호수의 물결. 1970년에 발표된 오래된 노래라 뭉툭하고 펑퍼짐한 느낌의 뭉글뭉글한 사운드였는데, SM Pro+는 이 노래에 담긴 소리 하나 하나를 레이저빔으로 만들어 귓속으로 쏘는 것 같다. 보컬 데미스 루소스의 필요 이상으로 덥수룩한 턱수염이 주는 느낌과는 180° 다른, 청아한 미성이 주는 매력. 이 노래가 이렇게도 맑고 신선했었던가.

 

 

 

그렇다면 이번에는 Pantera다. 전기톱 같이 맹렬한 일렉 기타 사운드가 내 귀를 사정 없이 후려친다. 그 와중에 드럼도, 육중한 베이스도, 너무나 현실감 있다. 그 동안 들어왔던 Pantera의 날카로운 느낌이 더욱 극대화된다.

 

 

 

여자 노래를 들어보자. 씨스타의 「LONELY」를 틀었다. 왜 씨스타는 계약 연장을 하지 않고 해체했을까. 이렇게 촉촉하고 육감적인 목소리로 슬픈 멜로디를 들으니 아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목소리가 나의 귀를 핥는 듯한 간드러지는 기분에 아찔하기까지 하다. 아,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해체가 아쉬워서, 목소리가 너무 감동적이어서.

 

 

 

여성 싱어의 목소리를 이토록 섹시하게 표현한다니 놀라움의 연속이다. SM Pro+는 시끄러운 노래에서부터 나긋나긋 조용한 노래, 신나는 EDM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완전히 뽀드득 뽀드득 번쩍 번쩍 닦인 소리를 들려준다.

 

카세트 테이프로만 음악을 듣다 처음으로 CD를 사서 틀었던 그 때가 떠오른다. 무척 깨끗한 음질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지금이 바로 그런 기분이다. 노래를 듣고 넘길수록, 어깨에서 목을 타고 뒤통수까지 연속적으로 소름이 돋는다. 이러다 닭으로 변신할지도 모른다. 자기 전에도 음악을 하나 하나 넘겨서 들어보며 그 새로워진 기분에 취해 잠까지 설쳤을 정도다.

 

 

 

공간감은 대형 스타디움처럼 좌우로 확 트인 듯이 넓게 느껴지진 않지만, 대학로 소극장에서 최고의 믹서와 앰프가 동원된 뮤지컬을 맨 앞자리에서 관람하는 것 같다. 이 생생함, 이 깨끗함, 이 감동.

 

 

 

전용 앱을 설치하면 11가지의 음향 모드를 추가로 즐길 수 있다.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 Mobifren 모드도 좋고, 탁 트인 공간에서 듣는 듯한 D 모드도 마음에 들었다.

 

 

 

한숨을 돌리고 나니 유닛이 이제서야 눈에 들어온다. 무게가 16g으로, 보통의 이어폰보다 조금 묵직하다. 내식성이 강해 부식 걱정이 없는 SUS 316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로 만들어졌고 여기에 순금으로 한 번 더 코팅되어 있다. 비싼 이유를 조금 알 것 같다.

 

그리고 블루투스 버전 4.2에 고음질 블루투스 코덱인 apt-X, AAC를 지원한다. 24bit 고해상도 포맷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블루투스 무선으로 이런 음질을 들려준다는 게 오히려 놀랍다. 도대체 몇 번을 놀라는 걸까.

 

 

 

유닛의 모양이 다소 길쭉해서 귀 밖으로 조금 튀어나오긴 했지만, 이런 건 음악 감상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기본적으로 포함된 여러 가지 이어가이드를 잘 골라 꽂아주면 착용감이 아주 좋아진다.

 

 

 

케이블도 독특하다. 크롬으로 코팅이 되어 있다. 캬라멜이 녹는 것처럼 말랑말랑하면서 흐물흐물하지만 질긴 느낌. 개인적으로 패브릭 재질을 좋아하지만, SM Pro+의 케이블은 특유의 유연함으로 목에 자연스럽게 착 감겨 편하다.

 

 

 

목에 걸었을 때는 자석으로 이렇게 철컥 붙여 놓으면 된다. 떨어뜨릴 걱정이 없다. 음악을 듣다가 이렇게 붙일 때 전원도 자동으로 꺼졌다면 더 편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력이 의외로 강해서 여기저기 붙이며 놀 수도 있다.

 

 

 

충전은 전용 크래들로 해야 한다. 이 부분은 여전히 아쉽다. 충전에는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음악만 들을 때는 약 7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조금 짧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데, 그래도 리모컨이 작고 얇은데 비해서는 준수한 체력을 갖췄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Mobifren SM Pro+의 가격은 70만 원. 음질은 너무나도 훌륭하지만 아무래도 쉽게 납득하기는 힘든 가격이다. 그러나 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어보며 나는 너무나도 행복했다. 지금까지 들어왔던 노래들을 완전히 새롭게 맞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지하철 2호선 삼성역 부근에는 Mobifren 직영으로 운영되는 카페가 있다. Mobifren의 모든 제품을 청음할 수 있는 공간이니, 음질이 궁금하다면 직접 가서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점
– 준수한 느낌의 디자인, 크기가 작아서 이질감이 덜한 리모컨
– 안정적으로 착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이어가이드 군단
– 블루투스 무선임을 새까맣게 잊어버리게 해주는 고음질
– 앱을 통해 다양한 음향 효과를 즐길 수 있다. 어설픈 이퀄라이저 흉내가 아니다. 놀랍다.
– 보드랍게 반짝이며 묘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케이블. 패브릭 재질과는 또 다른 느낌의 매력이다.
단점
– 중대 결심을 필요로 하는 가격대
– 음악 재생 시간이 다소 짧아 아쉽다.
– 충전하려면 전용 크래들이 필요하다.

from 얼리어답터 http://www.earlyadopter.co.kr/96437?utm_source=rss&utm_medium=rss&utm_campaign=%25eb%25aa%25a8%25eb%25b9%2584%25ed%2594%2584%25eb%25a0%258c-%25eb%258b%25b9%25ec%258b%25a0%25ec%259d%2580-%25eb%258c%2580%25ec%25b2%25b4-mobifren-sm-pro-%25eb%25a6%25ac%25eb%25b7%25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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