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문화재 : 그 ‘일과 thㅏ랑’ 같은 관계 – 수다피플

 

요즘 역사, 고고학계의 최대 핫이슈인 춘천 중도. 옛사람들의 삶을 상상하게 하는 모든 문화재가 다 소중하겠지만, 희귀성, 역사성, 예술성 등 다양한 가치에 의해 평가받을 수밖에 없고, 그 평가를 통해 보존가치가 매겨지는 것 또한 문화재의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중도에서 출토된 문화재, 유적지들은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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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골이 발견된 개석식 고인돌 마치 ‘뭐야 이 걸리적 거리는 건?’ 라는 듯이 바라보는 춘천의 H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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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계 심엽형 태환이식 귀걸이. 남한에서는 졸라 드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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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형 보존이 결정된 중도의 주거 지역과 환호. 국내의청동기 시대 주거지역 중에서 가장 크다 >

 

이렇듯, 중도는 석기-청동기-철기-삼국시대로 이어지는, 한반도사에서 사료가 절망적으로 부족한 시대의 유적지다.

 

2000년대 이후로, 전국 각지에서 철기, 청동기, 삼국시대 초기 유적들이 속속 발굴되고 있다. 2015, 2016년 기준으로 중도처럼 다양한 시대 군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지로 충주 호암지구, 청주 테크노폴리스 지구 등 그간 전혀 주목받지 못했던 위치에서 뜬금포 대박이 터지고 있다. 그 계기는 얄궂게도, 다양한 목적의 개발 사업에 있다. 레고랜드, 택지개발, 테크노폴리스 등 거액의 자본이 투입된 지역에서 거둔 고고학적 성과 중에서 선사시대 ~ 삼국시대 초중기의 유적들이 주목되는데, 지금과 시대 양상, 삶의 모습, 문화적 풍습 등이 매우 다른 시대의 유적들이다. 인구밀집지역은 평화로운 시대에도 계속 변한다. 그래도 도시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물 같다. 하물며 전란의 시대였으니, 기록되지 않은 사서 이면에 수없이 많은 소국이 병합되고, 강제 이주되고, 자연스레 망하는 등 아주 각양각색의 흥망성쇠가 있었을 것이다. 대규모 개발 사업은 주로 주목받지 못했던 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니 그간 사람이 살지 않아 존재 자체도 몰랐던 고고학적 성과들이 갑툭튀하는 것이겠다. 

 

그런데 해당 지역의 발굴 프로젝트들은 이런저런 논란을 빚어왔다.

 

이날 회의에서는 월성을 비롯해 춘천 중도, 청주 테크노폴리스 사업부지, 화성 태안3지구 등 4개 발굴 현장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졌다. 

춘천 중도 지역은 ‘레고랜드’ 사업부지로 대규모 선사시대 유적이 확인된 곳이며, 청주 테크노폴리스는 첨단복합산업단지 조성사업을 하던 중 백제 취락유적과 토기류 등이 발굴된 곳이다. 개발과 문화재 보존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지역들이다. 택지개발예정지구인 태안3지구 역시 경기도 지역에서 문화유적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택지개발이 강행되면 유적 파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남규 한국고고학회장(한신대 교수)은 “졸속적으로 추진 중인 경주 월성 발굴사업을 재조정하고, 여기에 과다투입되고 있는 재정을 춘천 중도나 청주 테크노폴리스, 화성 태안3지구처럼 보존 비용이 절실한 지역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며 “문화재 보존정책에 있어서도 문화재위원들이 좌지우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전문가와 관료, 이해당사자 시민들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경주 월성 ‘속도전 발굴’ 왜곡된 복원 우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9112138005&code=960201#csidx9225f3e7b1b8f12a38d20e36cf2fa86 

 

기사를 요약해보면, 중앙 정부가 경주 월성에 예산을 몰빵해서, 다른 지역의 소중한 유적지들이 밀린다는 이야기다. 503 가카의 월성 발굴 속도전은 이런저런 말들을 낳았다. 경주 월성은 고고학계 누구나 ‘파면 대박’이라 여겨졌던 지역이고, 실제로 수차례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503 가카께서는 전면적인 발굴과 더불어 ‘복원 및 관광사업’이란 메모지를 끼워 넣으시면서, 근거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이런 괴랄한 결과물을 만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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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정교>

복원 그까이꺼 뽀대만 있으면 그만이지

 

슬픈 이야기지만, 삼국시대, 나아가 고려 시대까지 건축물들을 재현한 모습들은 상당 부분 상상에 의거해 복원되었다. 한반도 최고 건축물도 고려 중기에 지어진 것이고(그나마도 몇 번 중수했다.) 건축물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것은 석탑, 토우, 기록, 벽화 정도인데 그 양도 쥐꼬리만큼 적다. 싸그리 긁어모아도 얼마 안 된다. 특히 석재를 주로 썼던 서양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근세까지 목조 건축이 대세였으므로 잦은 전란, 주거지 한계 등으로 남아나는 게 없고,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목조 문화재 또한 산성이 강한 토양 때문에 다 작살났다. 매우 빈번하게 쓰였을 삼국시대 목간의 출토량이 적은 이유는 그 탓이다.

 

이렇게 문자를 비롯, 근거가 남아 있지 않은 공백의 시대를 채워주는 것이 고고학이란 분야이다. 가야 시대의 주거지의 경우, ‘초가집에서 살았다’라는 기록과 발굴된 토우, 그리고 집터를 모두 고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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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코롬 복원해놓았는데, 이 경우 꽤 바람직한 복원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경주 월정교의 경우는 너무나 터무니없어서, 신라 시대가 아니라 조선 시대의 손꼽히는 건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아무튼, 503 가카의 혼란하신 심기를 보살피기 위해 치러진 월성 발굴 속도전은 여러 군데 불똥이 튀었다. 특히 거액의 자본이 밀고 들어온 개발지역에서 이들을 막고 온전한 발굴을 보장해주어야 할 국가가 오히려 ‘발굴 그까이꺼 돈도 없는데 좀 대충하지?’ 정도의 느낌으로 대처하면서, 이래저래 밀려버리는 양상을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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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논리에 밀려 고고학이 자리를 내준 것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개발 논리가 아닌, 자본의 섭리라고 하겠다. 수십 년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 풍납토성의 경우, 재개발 지역에서 출토된 문화재들을 매장하는 등 유적지를 숨기기 위해 노력하다 몰래 숨어든 한 학자의 위법 행위 덕에 세상에 그 빛을 드러냈으며, 최근까지도 삼호레미콘 부지 소송이 이어지는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이렇게 개발 혹은 부동산의 문제가 아닌, 복원 의지가 있는 곳의 복원도 자본의 섭리를 피해갈 수 없다. 삼국의 치열한 각축지였던 문경의 고모산성의 경우는 그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전적으로 비용문제 때문에 굴착기로 싹 뭉개고 새로 성을 쌓는 ‘해체 복원’을 택했다. 원형 복원 방식을 이용할 경우 수작업으로 공사해야 하는데, 이 경우 작업 기간과 인건비가 졸라게 뛴다. 비용면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 결과 고모산성은 외관은 말끔해졌지만, 원형은 많이 잃게 되어 사적지로서의 가치보다 관광지로서의 가치가 올라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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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산성 복원 중과 복원 후> 

무너져라 얍얍

 

자본…자본…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자본 하면 빠질 수 없는 분이 계시다. 우리 가카. 4대강 사업의 끝물이었던 2010년, 고고학자들은 ‘뒷북 성토’를 내놓은 적이 있다.

 

‘4대강 문화재 살리기 고고학 교수모임’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중요한 문화재들이 사장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상길 경남대 교수] 대부분의 사업지구를 현장확인 조사라는 이름으로 하루 다녀왔다. 경지정리 됐는지 확인하고 눈으로 슥 보고, 경지 정리돼있고 사람 살지 않아 유적없다. 이런식 결론 냈다. 전국적으로 보면 90프로 이상 이런 식의 조사. 

 

[최병현 숭실대 교수] 새로운 공사들이 추가되면서 그 지역에 대한 철저한 조사 이뤄지고 있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게 되었다. 준설토 적치, 농경지 리모델링 공사 추가되면서 그쪽 지역대한 문화재 조사 실태 알려져 있지 않다가 최근에서 알려지게 되었다 그런 말. 

[이상길 경남대 교수] 그런 것들이 동시에 거론된 상태에서 어떤지역 어떻게 조사할지, 눈에 보이는 준설만 얘기하고 미안한 표현입니다만 속았다고 생각했다. 일부로 속였는지 모르겠지만 준설토처리를 통해 미치는 영향이 문화재에 더 크다 그렇게 생각했다. 

 

– [오마이뉴스]  4대강 사업 문화재 조사 ‘졸속’ 고고학교수들 “속았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mov_pg.aspx?CNTN_CD=ME000064670

 

실제로 4대강 관련해서 모 발굴 현장에 참여했던 지인에게 국가가 밀어붙인 사업에서 고고학의 위치는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았다.

 

“어느 직업이든 다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겠지만, 고고학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솔직히 그 프라이드가 더 세거든. 몸도 고되고 미래도 불투명하지만 내 손으로 역사를 파낸다는 자부심? 그런 거. 그런데 그때의 나는, 마치 ‘걸리적거리는 사람들’ 정도의 느낌을 받았어. 고고학자가 아니라 뒤 처리반 정도? 발굴 내용 면에서도 ‘아 이건 아닌데…’ 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고. 절차나 뭐 기준이나 그런 것들.”

 

 

 

중학교 역사 쌤이 농담삼아 “우리나라는 땅 파면 다 유적 나와” 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웃고 넘겼지만 중도 발굴 관련 기사에서도 이런 발언을 보았다.

 

“(중도) 6만 5천평을 조사했잖아요. 그러니까 많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서울 근방에도 다 나오고, 대한민국 전체에 다 나와요. 단지 차이는 많이 조사했느냐, 조금 조사했느냐의 차이점이죠.”

-[강원민방] <레고.10> 중도 문화재, “가치 평가 엇갈려” http://www.g1tv.co.kr/index.php?type=news820&viewNum=126267

 

한반도는 땅이 넓지 않고, 그나마도 산지가 대부분인 지형조건 탓에 주거가 가능한 지역은 제한적이었다. 지금이야 산도 바다도 다 평야로 만들 수 있지만, 과거에는 지금보다 현저히 주거 가능지역이 적었다. 그래서 약간 과한 감이 있어도, 위 기사에서의 발언은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고구려 유물이 출토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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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만약 중도가 아니라 서울을 싸그리 갈아엎었으면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 압도적인 양과 질의 문화유산이 출토되었을 것이다. 

 

일개 역덕인 내 욕심으로는, 중도를 시대 구분별로 나눈 뒤 주거지를 근거한 복원하고, 출토된 문화재의 모조품들을 진열하며, 몇몇 집들은 정말로 사람이 거주 가능한 집으로 복원해 경주 양동마을처럼 사람 사는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는, ‘본격 리얼리티 선사~삼국시대 유적지’로 개발되었으면 좋겠다만, 그야말로 ‘아슈발쿰’이다. 이런 곳이 없진 않다. 유홍준쌤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도 소개된, 일본 요시노가리 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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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노가리 유적. 연간 170만명이 다녀가는 대표적인 유적지다.>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3세기까지, 600년간의 야요이 문화를 엿볼 수 있으며 한반도에서 건너온 사람들의 문화가 잘 남아있는 요시노가리 유적은 한국 역덕후들에겐 부러움의 산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드라마 세트 정도가 아니면 이런 거, 꿈도 못 꾼다. 왜 그런고 하면, 첫째는 건축물들을 세우고 삶의 모습을 원형 복원할 근거가 부족하고, 두 번째, 개발지구의 선행 사업 덕분에 이루어진 발굴의 케이스가 대부분은 스스로 사업을 포기하지 않는 한 이를 막을 법적 근거도 부족하며, 정말로 중요한 세 번째, 앞선 이유들이 해결된다고 하여도 소요될 예산에 비해 기대되는 수익이 현저히 낮다는 것. 돈 되면 다 된다. 물론 이정도 규모의 복원-관광 사업이 앗쌀하게 완성된 사례가 없어서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겠지만, 어쨌든 지금의 인식으로썬 불가능이다. 내가 대통령이면 이것부터 할 텐데…그..래…서 못 하는건가!

 

그런 연유로, 중도 레고랜드가 ‘조건부 승인이란 형태로, 일부는 문화재 보존 구역, 나머지는 레고랜드 개발 구역으로 남은 것은 타협의 산물이다. “레고랜드 지으면 사람 많이 오겠지? 어라? 근데 문화재가 나오네? 이럼 나가린데…근데 돈이 너무 많이 들었어. 안 되겠다 그냥 둘 다 하면 사람들도 더 많이 오겠지?!” 라는 느낌. 뭔가 괴랄한 듯하지만 이것이 한국의 현주소며, 역덕후들의 불만은 많겠지만 (공무원 입장에서) 가장 안전한 선택이다. 지금도 어느 곳에서 레고랜드 개장만 믿고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소주병 나발 불며 출토 지역에 불 지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참 끔찍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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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개발 계획 – 문화재 보존지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괴랄한 사례가 나오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개발사업 덕에 문화재를 득템하는 것이 아닌, ‘국가가 알아서 여기저기 파제껴도 오케이’라는 사회적 합의와 정책 실현이다. 이를 위해선 ‘문화재보존세’라는 세목이 신설될 수도 있을 정도로 돈이 많이 든다. 그 정도의 사회적 합의와 대중적인 관심이 있다면 레고랜드가 아닌 순수한 형태의 문화재 유적지라 하더라도 나름대로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인식, 특히 ‘역사’와 ‘관광’이 결합할 때에만 보존, 복원이 실현되는 인식 아래에선 요원한 이야기다. 

 

두 번째는 지금의 풍토 아래서 온전한 문화재 발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예산 지원 및 행정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개발 압력에 밀리지 않도록 법령과 규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행 문화재 관리법에도 사적지 지정 등 다양한 규제가 있지만, 지자체 또는 중앙정부가 규제를 요령껏 피해 가서 보존은커녕 제대로 발굴조차 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고고학계에서 늘 나왔다. 규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는데, ‘투자자들의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여주는 정책’이 보완되어야 한다. 투자자들에 대해선 금융권의 대출이자만큼이라도 어떻게 해준다든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워낙 이쪽으론 젬병이라…) 또 현행 문화재관리법은 개발 중 문화재가 출토될 경우 발굴 및 보존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개발사의 몫인데, 매장 문화재는 공공재적 성격을 띠므로 이를 모조리 개발사, 나아가 투자자들의 손실로 떠맡기는 것은 역덕후인 내가 봐도 불합리하다. 실제로 문화재 보호법이 제정된 99년 이전, 90년대 행해졌던 종로 재개발의 경우 구역마다 국보급, 보물급이었으나 쉬쉬하며 덮거나 밀매한 문화재가 많다. 이들이 문화재 소중한 걸 몰라서 묻었겠는가. 자본의 섭리가 그만큼 냉혹해서 기냥 묻은 것이지. 

 

실제로 개발 중 문화재가 덜커덕 나와버리면, 아예 조사단계에서 기준이 한참 못 미치는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적용 실태를 보면, 매장문화재 조사용역 대가의 기준 대비 지표조사 비용은 평균 46%, 시굴조사 비용은 평균 65%, 발굴조사 비용은 평균 6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산업개발연구원 2014: 50-51).

매장문화재조사용역 적격심사세부기준이 시행된 2014년 4월 7일부터 2015년 11월 30일까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G2B-나라장터)에 입찰 공고된 매장문화재 조사용역을 보면, 2014년도는 79개 수요기관이 공고한 175건 중 단지 14개 수요기관(약 17%)의 42건(약 매장문화재 보호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21%)이, 2015년도는 107개 수요기관이 공고한 261건 중 단지 40개 수요기관(약 37%)의 98건(약37%)이 매장문화재조사용역 적격심사세부기준을 적용하였다.

이것은 매장문화재조사용역 적격심사세부기준이라는 제도가 현실에서 거의 적용되지 않는 사문화된 규정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제도의 실효성과 안정성 담보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말해준다. 

– 매장문화재 보호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최민정 (야외고고학 제25호)

 

이와 관련해 2010년,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었다. 개발사에 발굴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주된 이유는 발굴비용을 따져봤을 때 사업을 포기할 선택권이 주어지고 이로써 문화재 원형 보존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이는 유네스코의 권고 사항이기도 한데, 헌재는 이를 합헌으로 판결했다. 다만 반대 의견으로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사업시행자와 국가가 분담해서 부담하는 제도를 적용 중인데, 나는 규제와 처벌 강화와 함께 분담제도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행도 대통령령을 통해 발굴 비용을 지원하거나, 보상비용을 준다거나 하는 보완제도가 있긴 하지만 효과가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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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유적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앞서 중도 유적을 뜬금포로 표현했는데, 사실 80년대부터 수차례 조사가 이루어지고 “파면 노다지”로 주목받아왔다. 그래서 수차례 사적지 지정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개발사인 엘엘개발도 이 점을 간과하지 않고 정밀 조사 발굴 비용까지 감안한 사업계획을 짰지만, 모두의 생각보다 더 대박을 쳐버리는 바람에…..물론 지금도 쏟아진다. 이렇게 되니 시공식만 세 번 치르는 촌극을 빚거나, 엘엘개발이 정치자금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거나, 투자자들이 떠나는 문제가 발생했다. 솔직히 이대로 계속 발굴을 진행하면 몇 년 안에 고사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최선인가. 앞으로도 파면 나온다. 추후 중도급의 유적지가 발굴될 것이란 보장은 없지만, 이런 대규모 유적지가 아니라도 오랜 세월 갈등을 빚어온 문제인 만큼 확실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한국인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은 매우 뜨겁다. 그러나 그에 비해 자료는 절망적으로 적다. 공백의 시기를 메우는 것은 <환단고기>가 아니라, 고고학이다. 부디 고고학이 개발 논리에 밀려 뒤처리 반이 되지 않고, 어스름한 밤에 어디선가 매장 문화재가 파괴되지 않는 현실을 꿈꿔본다. 또 개발을 통해 문화재가 발굴되는 현실을 통째로 바꿀 수 없다면, 문화재 발굴이 ‘골칫덩어리’가 아닌, 개발 주체에게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from 딴지일보 RSS http://www.ddanzi.com/19069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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