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와 거인 달력 – 수다피플

 

   어느 가난한 마을이 있었어. 그 마을 아이들은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산타할아버지를 몹시 기다렸어. 잠도 자지 않고 말이야. 그 아이들에게는 일 년에 한번 산타할아버지가 주는 선물이 유일한 선물이었거든. 물론 산타할아버지를 본 아이는 아무도 없었어. 산타할아버지는 늘 아이들이 잠든 밤에 몰래 다녀가시니까 말이야.

   12월이 되었어.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겠지? 아이들은 모두 산타할아버지가 주실 선물에 기대가 부풀어 있었어. 아이들은 만나면 서로 산타할아버지에게 받고 싶은 선물 이야기를 했어. 산타할아버지는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아는지 늘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을 주셨거든.

   마침내 기다리던 크리스마스이브가 되었어. 아이들은 모두 꿈에 부풀어 잠자리에 들었지. 창밖에는 달빛이 환하게 비치고 가끔씩 개짓는 소리가 들렸어. 아이들은 모두 걱정이 되었어. 혹시 개소리에 놀라 산타할아버지가 안 오시면 어쩌나 하고 말이야. 그래도 아이들은 산타할아버지가 꼭 오실 것을 알고 있었어. 안 오신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

   다음 날 아침이었어. 아이들은 눈을 뜨자마자 모두 벌떡 일어나 머리맡을 두리번거렸어. 선물이 늘 거기 있었거든.

   그런데 엄청난 일이 일어났어. 아무리 찾아도 선물이 보이지 않는 거야. 아이들은 너무나 슬펐지. 어떤 아이들은 실망해서 아침도 먹지 않았고 또 어떤 아이들은 울기도 했어.

   낮이 되자 아이들은 하나 둘 양지바른 담벼락 밑에 모여들었지. 모두 풀이 죽어 있었어. 아이들은 다 자기만 선물을 못 받은 줄 알았어.

   “올해는 우리 집에 산타할아버지가 안 오셨어. 난 착한 일을 많이 했는데 말이야.”

한 아이가 슬픔에 찬 목소리로 그 말을 하더니 기어이 눈물을 흘렸어. 그러자 다른 아이들이 너도나도 소리를 질렀어.

   “나도 못 받았어.”

   “나도야.”

   “나도 안 왔어.”

   그 말에 아이들은 의아했지. 한 사람도 아니고 모두 다 선물을 못 받은 것이 이상했어. 모두 일 년 동안 착한 일을 많이 했거든.

   “혹시 산타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병이 났거나 사고가 났거나 말이야. 아니면 갑자기 안 오실 리 없잖아.”

   “맞아. 그럴지도 몰라. 작년에는 올해보다 덜 착하게 지냈는데도 선물을 주셨잖아.”

   “그래, 그랬어. 난 누나랑 맨날 싸웠는데도 선물을 받았어.”

   “난 빵을 혼자 다 먹어 버렸는데도 선물을 받았어.”

   “난 동생을 세 번이나 때렸는데도 선물을 받았어.”

   “올해는 정말 선물을 못 받는 거야? 난 자동차를 꼭 가지고 싶어.”

   “난 인형이 좋아.”

   아이들은 서로 앞 다투어 말했지. 그러다 마침내 한 소녀가 말했어.

   “얘들아, 우리가 산타할아버지를 찾아가보는 게 어떨까?”

   “뭐, 찾아간다고? 산타할아버지가 어디 사시는지도 모르는데?”

   “물어보면 되지.”

   “맞아!”

   아이들의 눈은 갑자기 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기 시작했어. 아이들은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지.

   아이들은 마침내 산타할아버지를 찾아 나섰어. 무턱대고 길을 갔지.

   한참을 가다 아이들은 한 할아버지를 만났어.

   “할아버지, 산타할아버지가 사시는 곳이 어딘지 아세요?”

   “산타? 몰라. 어른이 된 후로는 한 번도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거든. 어릴 때 들은 말로는 산타는 먼먼나라에 산다던데.”

   “먼먼나라가 어딘데요?”

   “몰라. 곧장 해가 지는 서쪽으로 가면 있다더구나. 허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그 말에 아이들은 서쪽으로 걸어갔지. 한참을 가니 숲이 나왔어. 숲 속은 깜깜했어. 짐승들이 우는 소리도 들리고 말이야. 숲은 들어갈수록 더욱 어두워지고 길도 보이지 않았어. 아이들은 모두 무서워 오들오들 떨었어. 어떤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자면서 울었어. 그러나 그대로 돌아갈 순 없었어. 큰 아이들이 작은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아주었지.

   마침내 멀리서 희미한 빛이 보였어. 아이들은 그 빛을 향해 마구 달렸지. 그때 사슴 한 마리가 아이들에게 다가왔어.

   한 아이가 사슴에게 물었어.

   “사슴아, 산타할아버지가 사시는 곳이 어딘지 아니?”

   “산타할아버지? 이 길을 쭉 가면 숲이 끝나는 곳에 큰 강이 나올 거야. 그 강을 건너면 돼.”

   그 말을 하고는 사슴은 숲 속으로 사라졌어. 아이들은 사슴의 말에 용기를 얻어 계속 갔지. 마침내 숲이 끝나고 다시 환한 세상이 나타났어. 그리고 큰 강이 보였지. 그러나 강은 아이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어.

   아이들은 큰 강 앞에서 잠시 망설였어. 물살이 너무 사나웠거든. 그러나 아이들은 다시 용기를 내 서로 손을 꼭 잡고 강을 건넜어. 물은 어린 아이들의 가슴에까지 찼어. 아이들의 심장이 쿵덕쿵덕 뛰었지. 아이들은 물살에 마구 떠내려갔어. 어떤 아이는 미끄러져 물을 먹기도 했어. 그러나 서로 손을 단단히 잡고 마침내 무사히 강을 건넜어.

   아이들은 강을 건너자 다시 길을 걸어갔지. 그런데도 먼먼나라는 보이지 않는 거야. 아이들은 몹시 실망했어. 한 아이가 사슴이 거짓말을 했다고 투덜거렸어.

   가다가 지친 아이들이 길가에 서 있는 큰 나무에게 물었지.

   “나무야, 혹시 산타할아버지가 어디 사시는지 아니?”

   “산타할아버지? 해마다 이 길을 지나가다 내 그늘 밑에서 쉬었는데 올해는 지나가지 않았어. 이 길을 쭉 따라가 봐. 그러면 사막이 나올 거야. 그 사막을 건너면 먼먼나라가 있을지도 몰라.”

   그 말에 아이들은 다시 용기를 얻어 걸어갔지.

   한참을 가니 정말 큰 나무가 말한 것처럼 사막이 나왔어. 아이들은 그 사막을 건넜어. 햇볕이 너무나 뜨겁고 목이 말라 죽을 것만 같았어. 어린 아이들은 지쳐 쓰러졌어. 큰 아이들도 지치기는 마찬가지였어. 그러나 큰 아이들이 어린 아이들을 업고 안아서 모두 무사히 사막을 건넜어.

   그러고는 또 한참을 갔지. 그런데도 먼먼나라는 보이지 않는 거야.

   아이들은 다시 길가에 있는 바위에게 물었지.

   “바위야, 바위야, 산타할아버지가 사시는 곳을 아니?”

   “산타할아버지? 먼먼나라에 사셔. 이 길을 쭉 따라가 봐. 그러면 눈의 들판이 나올 거야. 그 들판을 건너면 먼먼나라가 있어. 그렇지만 눈의 들판은 너무 추워. 얼어 죽을 지도 몰라. 그러니 그냥 돌아가는 게 더 좋을 거야. 아무도 눈의 들판을 건너지 못했어.”

   바위의 말에 아이들은 더럭 겁이 났어. 그렇지만 이제 와서 돌아갈 수는 없었어. 마침내 아이들은 다시 걸음을 옮겼지.

   한참을 가자 정말 눈의 들판이 나왔어. 눈보라가 휘몰아쳐서 살을 에울 것처럼 추웠어. 아이들은 모두 온 몸이 꽁꽁 언 채 얼굴을 숙이고 앞으로 나아갔지. 그러다 한 아이가 쓰러졌어. 큰 아이가 옷을 벗어 그 아이를 꼭꼭 여며주었지. 그러고는 그 아이를 등에 업었어. 아이들은 서로 꼭 붙어서 체온으로 몸을 덥히며 눈보라를 헤치고 나아갔어.

   마침내 눈의 들판이 끝났어. 자 무엇이 나타났을까? 그래. 동화 속에 나오는 것처럼 아름다운 마을이 아이들의 눈앞에 나타났어. 아이들은 너무나 기뻐 환호성을 지르며 마을로 달려갔지. 드디어 먼먼나라에 온 거였어.

   마을에 도착한 아이들은 한 아주머니에게 물었어.

   “아주머니, 산타할아버지가 사시는 집이 어딘지 아세요?”

   “산타할아버지?”

   “네.”

   “이 길을 쭉 따라가렴. 그러면 이 길이 끝나는 곳에 있는 집이 산타할아버지 집이란다.”

   아이들은 아주머니가 일러준 대로 길을 따라갔어. 마침내 산타할아버지의 집에 도착했지. 그렇지만 할아버지의 집은 현관문이 굳게 닫혀 있었어. 아이들은 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질렀지.

   “산타할아버지! 산타할아버지!”

   한참 있으니 집안에서 인기척이 들리고 곧 문이 열렸지. 문 앞에는 정말 산타할아버지가 서 있었어. 아이들은 너무나 기뻐서 할아버지에게 달려들었지.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보자 빙그레 웃으면서 안아주었어.

   “할아버지, 왜 올해는 선물을 안 주세요?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세요?”

   “산타할아버지 나빠요. 약속을 안 지키셨잖아요.”

   “산타할아버지는 너무해요.”

   아이들은 할아버지에게 마구 투정을 부렸어. 아이들의 투정에 산타할아버지는 다시 한 번 빙긋이 웃으면서 말했어.

   “그래, 미안하다. 몸이 아파 며칠 누워 있었단다. 이젠 너무 늙어서 눈도 잘 보이지 않아. 달력의 글씨가 너무 작아 오늘이 크리스마스인 줄 몰랐어. 정말 미안하구나.”

   그 말에 아이들은 어이가 없었어. 그래도 할아버지가 자기들을 잊어버리지 않은 것을 알고는 안심이 되었어.

   아이들은 흥분이 가라앉자 할아버지의 집을 둘러보았지. 집은 오랫동안 청소를 안 했는지 먼지가 많이 쌓여 있었어. 여기저기 거미줄도 쳐져 있고 말이야. 아이들은 모두 놀랐어.

   그것을 본 한 아이가 말했어.

   “얘들아, 올해는 우리가 산타할아버지의 산타가 돼 드리는 게 어때?”

   그 말에 아이들은 일제히 좋다고 소리를 질렀지. 아이들은 모두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온 집안을 청소했어. 창문과 문까지 활짝 열고 말이야. 온 집안에 아이들이 청소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어. 아이들은 집안 구석구석을 깨끗이 쓸고 닦았어. 눈 깜짝할 사이에 할아버지의 집은 마치 새 집처럼 반짝반짝 윤이 났어.

   청소가 다 끝나자 아이들은 커다란 종이를 열두 장 구해왔어. 그러고는 할아버지를 위해 그 종이에 일월부터 십이월까지 주먹만큼 커다란 글자로 달력을 만들었어. 방 이쪽 끝에서 봐도 보일만큼 크게 말이야. 그러고는 그 달력을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았지.

   달력을 본 할아버지가 놀라 말씀하셨어.

   “햐, 거인달력이구나. 글자가 커서 침대에 누워서도 볼 수 있겠구나.”

   그 말을 하는 산타할아버지의 눈에 기쁨이 가득했어.

   “내년에는 잊지 않고 꼭 선물을 주마.”

   산타할아버지는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말했지. 아이들은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마을을 떠났어. 떠나기 전에 아이들은 할아버지에게 말했지.

   “할아버지 내년에도 와서 청소해 들릴 게요. 거인달력도 만들어 드리고요.”

   “그래, 고맙다 얘들아! 너희들은 나의 산타야.”

   이 말을 하며 할아버지는 환하게 웃으셨지.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었어. 아이들은 다시 집으로 향했어. 아이들은 너무나 행복했어.

   그런데 아이들은 집으로 어떻게 돌아갔을까? 정말 놀랄 일이 일어났어. 집으로 가는 길에는 어두운 숲도, 깊은 강도, 뜨거운 사막도, 눈의 들판도 없는 거야. 아이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가난한 마을에 도착했지. 그러고는 모두 자기 집으로 갔어.

   아이들은 집에 도착하자 모두 피곤한 몸으로 방문을 열었어. 그런데 방 안에 무엇이 있었는지 아니? 세상에! 아이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선물이 거기 있었어. 아이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 쳐다보았지. 선물은 모두 아이들이 바라던 것이었어. 아이들은 너무나 기뻐서 어쩔 줄 몰랐어.

 

from 딴지일보 RSS http://www.ddanzi.com/nimaeumdaero/190973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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