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 기념우표 철회 : 구미시장님을 지지하며 – 수다피플

 

 

 

12일, 통탄스러운 소식이 들렀다. 목 빠지게 기다렸던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 발행이 철회되었다는 소식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설마 우정사업본부의 결정이 1년 만에 뒤집어지겠어?’라는 생각은 지나치게 안일했다. 우정사업본부에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왜! 대체 왜냐고!

 

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사태를 맞아 발 벗고 나선 이가 있으니, 구미의 남유진 시장이다. 그는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가, 철회 결정에 대해 탄탄하고 훌륭한 논리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본 필레기, 여러 카메라 앞에서 사자후를 토하며 박 대통령을 ‘반인반신’이라 칭한 그의 패기에 일찍부터 감복했으니, 이번 기회에 그의 발언에 대한 주제넘은 주석을 붙여드리기로 했다. 

 

남유진> 유감입니다. 적법하게 심의 절차를 거쳐서 결정이 된 사안 아닙니까? 전례 없는 재심의라는 절차를 통해서 취소를 했기 때문에 이런 전례 없는 우리 행정 사례. 이거 참 안타깝고 유감스럽고요. 또 우리나라의 행정 수준이 이거밖에 안 되나 이런 자괴감도 들고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행정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는 시장님의 말씀, 503가카의 자괴감과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어 그립고 아련한 기분이 든다. 구미시장은 나라의 행정 수준을 운운할 자격이 있다. 구미시와 성남시의 예산 사용을 비교하는, 널리 알려진 참여연대의 자료가 있는데, 그것은 구미시장님이 제시하신 기준에 따르면 옳지 않은 비교라 단언할 수 있다. 구미시장님이 제시하신 행정 기준, 바로 이것이다.

 

남유진> 그렇죠, 그렇죠. 아니, 저도 평생 공무원 했습니다마는 저희들 공무원이라 함은 우리 국민을 상대로 해서 행정의 예측가능성이나 안정성이 전부 담보가 돼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갑자기 왜 번복을 해요?

 

‘행정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 말인즉슨, 초지일관 박정희 으쌰으쌰 사업에 몰빵한 구미의 유서 깊은 행정을 본받으란 말씀이다. 가오를 세우려면 끝까지 세워야지, 뭘 하다가 말다가 하냐는 시장님의 지적, 자못 날카로워서 소름이 돋는다. 한편, ‘저도 평생 공무원 했습니다마는’ 에서 우리 MB가카의 풍모도 살포시 느껴지니, 이 양반 생각보다 더 진국이다.

 

김현정> 그때 심의가 잘못됐었다 그러면 바꾸는 게 맞잖아요.

남유진> 저는 바꾸는 거 자체를 저는 인정을 못 합니다.

김현정> 심의가 잘못됐더라도 그냥 그대로 첫 번째 심의로 밀고 나가야 된다.

남유진> 그렇죠.

 

심의가 잘못됐더라도 그냥 그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는 이 꿋꿋한 신념도 구미시의 엄격한 행정 기준을 뒷받침한다. 어느 동네서 무상교육을 하고 어느 동네서 청소부를 정규직을 전환하고 어느 동네서 노인복지를 확충해도 오매불망 박 대통령에게 매달리는 구미시장의 신념이 느껴진다. 덧붙여 이 결정을 철회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우정사업본부가 정권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우리 503가카께선 일찍이 아랫사람한테 레이저를 쏜다든가, 누구누구를 치워버리라고 말씀하신다든가 이런 건 전!혀! 없었기 때문에, 1년 전의 결정은 각 부처가 503가카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았다는 사실, 독자 제위도 잘 아시리라 믿는다. 

 

남유진> 그러니까 심의위원 17명 중에 9:0으로 저는 찬성으로 결정이 된 건데 그걸 1년 만에 재심의도 하고. 또 심의위원회가 바꼈다 그러면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분들의 위원으로서의 양심과 정책 결정, 전문성 이런 걸 감안해서 볼 텐데 그사이에 그런 변경 사항 없이 이렇게 됐다면 그 역시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요?

 

김현정 앵커는 ‘우표류 발행업무 처리 세칙 4조’를 들며 재심의의 결정을 설명했는데, 해당 조항은 ‘정치적, 종교적, 학술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소재는 우표 발행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이다. 우리 시장님께서는 김 앵커의 반박에 교묘한 회피와 우격다짐을 보여주시면서 고급 토론 스킬을 선보이셨다. ‘논쟁은 논쟁인데, 작년에 결정됐으니 그대로 해야지! 잘못된 결정을 한 우정사업본부가 나쁜 놈들이야!’ 역시 난국을 타개하는 논법으론 빼애액이 최고다. 다시 한번 본받는다.

 

남유진> 제가 자유민주국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러니까 일부 단체들, 일부 시민들 반대하는 거 당연히 있죠. 그건 저도 인정을 합니다. 그렇지만 또 많은 시민들이 기념우표 발행을 희망을 하고 있고요. 또 저희 구미시에 또 저나 기념우표 발행을 꼭 해야 된다라는 그런 전화가 굉장히 많이 쇄도를 하고 있습니다.

 

남유진> 네네. 그러면 어떤 찬반 의견 이런 부분은 어차피 심의위원회나 또 대한민국 정부나 여기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의무가 있죠. 그리고 갈등이 없는 사회가 건전한 사회가 아니라고 저는 봅니다. 그래서 다양성이 존중을 받는 사회 이걸 저는 자유민주국가로 본 거죠. 반대가 있는 게 부끄러운 일입니까?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집하는 이유에 대한 청취자의 질문에, 시장님께서는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 이걸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본 거죠.’ 라는, 딴지일보 같은 삼류 진보 언론의 본 필레기같은 삼류 필진의 글에서나 읽을 수 있는 말씀을 하셨다. 다양성 운운하다니, 시장님에 대한 신뢰가 살짝 떨어졌다. 다양성 따위 호쾌하게 시작은 땅크로, 나중엔 중앙정보부로 뭉개버리시고 ‘군사부일체’의 신념으로 나라를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하신 박정희 대통령의 행보와 사뭇 다른 듯한 이 위화감, 용납할 수 없다. 모범답안을 제시해드리겠으니 다음부턴 이렇게 말씀하시라. “현재 대한민국은 나날이 북한의 위협이 증가하고 좌파의 난동이 극심해진 상황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박정희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합니다. 그런 뜻을 기리기 위해 우표발행이 필요한 겁니다.” 시장 비서진들은 꼭 받아 적기를 바란다.

 

이후 인터뷰는 박 대통령 우표 발행은 세칙 4조에 위배된다 -> 심의는 잘못됐지만, 행정 기준에 따라 밀고 나가야 한다. 는 앵무새 같은 답변이 이어졌다. ‘시장님, 화이팅’이라며 속으로 응원했다. 목에 칼이 날아와도 굴하지 않을 듯한 이 뻔뻔함,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꼭 보고 배워야 한다.

 

결국, 참참못을 시전한 김현정 앵커가 정리하는데,

 

“그때 그 결정 자체가 잘못됐다면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되는 게 맞지 않느냐, 이거죠.”

 

라는, 박 대통령 우표 발행 심의가 잘못됐다는 무엄한 생각이 깔려있는 질문을 하자 우리 시장님께서 현답을 내놓으신다.

 

“그거는 저는 동의 못 하죠. 여하튼 대한민국에 부끄러운 일입니다.”

 

본 필레기, 글 쓰는 습관으로 ‘좌우간’, ‘여하튼’, ‘하여간’ 같이 앞말을 확 쓸어버리고 제멋대로인 말을 내뱉는 버릇이 있는데, 시장님의 지혜로운 답변을 보니 잘못 살지 않았다는 뿌듯함에 잠시 젖을 수 있었다. 박 대통령이 발터ppk에 맞아 하늘나라로 떠난 후, 그가 살고 있는 하늘을 향해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위해 혼을 불사르고 있는 시장님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이어 ‘반인반신 발언,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나?’라는 청취자 질문을 받자, 우리 시장님께서는 이렇게 답변하신다.

 

김현정> 지금 청취자들 질문으로 ‘2013년 11월에 남유진 시장께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반신반인으로 하늘이 내렸다. 이런 발언을 하셨는데 여전히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 건가?’ 청취자 질문.

남유진> 네, 그 생각은 변함이 없죠. 그런데 그 말을 우상화를 한다든지 신격화한다든지 그런 말에는 저는 동의를 못 합니다.

김현정> 아니, 반신반인이면 이제 반은 사람이고 반은 신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남유진> 네네네. 그 얘기죠.

 

우상화, 신격화 아니라는 말씀, 결코 모순적이지 않다. 왜 그런고 하니, 박 대통령께서는 이미 민족의 우상이고 이미 대한민국의 신이신데, 무슨 ‘우상화’나 ‘신격화’가 필요하단 말인가. 시장님의 정확한 답변, 아주 칭찬해~

 

남유진> 그러니까 당시의 지력이나 지혜나 또 결단력이나 이런 부분은 이건 제 생각입니다, 이거는. 그런 부분들이 참 사람으로서 하기 어려운 결정들을 저도 조그마한 시장이지만 하면서 느껴보는 것이 그 당시 이렇게 결정을 했을 텐데 참 위대하게 결정 잘하셨다. 그런 단어를 쓴 겁니다.

 

 

이어 박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보 나온 아이돌 빠돌이처럼, 신나게 박 대통령 경제 성장에 대한 업적을 줄줄 읊으신다. 아무래도 한낱 지방자치단체의 장 따위보다 박정희 기념관의 관장님을 맡으시는 게 더 그의 크고 아름다운 그릇에 맞는 것 같다. 이런 인재가 시장직으로 소모되고 있다니, 구미시민 여러분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멘트로 시장님께서는

 

남유진> 우리 많은 국민들께서 고향도시 구미시가 하는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배려하는 마음으로 넓게 좀 이해를 해 주셨으면 저는 정말 고맙겠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본 필레기, 기념 우표가 발행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감히 주석을 더 달아본다,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는 그 자체로 문화유산이 될 것이다. 문화유산이 꼭 자랑스러운 역사만 기록하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삼전도비나 을사늑약처럼 부끄럽고 안타까운 역사도 유산이 되는 법이다. 물론 기념 우표는 당연히 자랑스러운 역사가 될 것이 분명하나, 그 결정을 번복하는 옥에 티를 저질렀으니, ‘정권의 눈치를 보고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강행한’ 잘못된 행정이 그대로 담겨 있는 문화유산이 될 것이다. 수백 년쯤 흐른 뒤 우리 후손들은 기념 우표를 보고 박 대통령의 위대함과 동시에 삽질은 반복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것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스스로 패전의 모습을 그린 그림처럼 분명 세세손손 전할 유산이 될 것이다. 기왕 만드는 거, 박정희 – 박근혜 대통령 부녀 기념 우표까지 만들면 더욱 금상첨화, 다다익선, 화룡점정이 되겠다.

 

또한, 심의위원회까지 거쳐 적법한 결정을 내렸었으니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시장님의 의견에 동조하며, 그게 그렇게 잘못된 결정이었다면 참여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게 좋겠다. 우체부 아저씨들도 비정규직이 있다던데, 이 기회에 임원까지 포함된 새로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비정규직 우체부분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용으로 충당하는 게 어떨까. 정권 눈치 보면서 오버하다간 나가리 될 수 있다는 거, 함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아무튼, 우리 시장님이 다음 지방선거에서 꼭 시장직 따위에 갇혀있지 마시고, 훨훨 날아 박정희 기념관 관장으로 사실상 승진하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그 길 응원하겠다. 시장님, 화이팅!

 

 

기사인용 : 남유진 구미시장 “박정희는 반신반인, 우표 무산 자괴감” (http://news.nate.com/view/20170713n08249)

from 딴지일보 RSS http://www.ddanzi.com/jabmoonga/192128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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