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루저론 번외편 : 신용불량자로 살아남기(中) – 수다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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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분간 견뎌야 한다.



 

신용불량자가 되기로 마음먹고, 결제일에 입금하지 않으면 빚 독촉 전화가 빗발칠 것이다. 다중채무자일 경우 전화가 한두 군데서 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는 장난이 아니다. 특히 평소 남에게 욕 듣는 일은 끔찍하게 생각하는 여린 사람일수록 스트레스를 엄청 받는다. 내 와이프가 딱 그런 스타일인데, 빚 독촉 전화 한 통 받으면 서러움을 느끼며 자괴감에 빠져 하루 종일 우울해했다.

 

그러나 지난 편에서 얘기한 대로, 빚을 못 갚는 것은 비즈니스의 실패일 뿐이지, 인생 실패가 아니다. 시험에도 실패할 수 있고, 취업도 실패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필부들 인생은 그런 실패로 점철되어 있다. 그러니 부끄러워할 것도 자책할 일도 없다. 문제는 빚 독촉에 멘탈이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빚 독촉 하는 추심원에게 화내지도 말고, 죄인처럼 주눅들지도 마라. 빚을 갚으라고 전화하는 것은 그저 추심 직원 업무일 뿐이다.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하는 것이고,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하면 된다. 이런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급하다고 자기 주변에서 돈을 꿔서 빚을 메우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기로 하자. 전화가 오면 오는 대로 ‘사업 망해서 더 이상 지불능력이 없다. 법대로 조치하라.’는 요지로 얘기해라.  

 

나는 오히려 추심 전화를 좀 즐겼다. 실직 상태였으니 언제라도 전화가 오면 흔쾌히 받았다. 넉살을 떨며 재미나게 얘기도 했다. 추심 직원도 이렇게 전화를 받아주면 좋아한다. 직원 입장에서 보면 자기 돈 빌려준 것도 아닌데, 돈 갚으라는 전화하는 일이 즐거울리 있겠는가. 그것도 생면부지의 연체자에게 말이다. 때론 폭언도 듣고 우는 소리도 듣고… 기분 좋은 전화통화가 될 리가 없다. 추심 직원 역시 업무 스트레스에 지쳐있을 것이다. 그러니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응대하면 추심 직원도 심하게 재촉하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연체하고 2~3주 정도의 기간 동안 빚 독촉이 극심할 뿐, 그 시기가 지나면 좀 잦아진다. 아무래도 연체 직후에 독촉 전화를 소나기처럼 퍼부으면 체납자는 당황해서 어디서든 빌려서 갚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나름 분석하여 매뉴얼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 시기가 지나면 전화로 더 조져봐야 나올 것도 없다는 판단 때문인지 향후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경고장과 독촉 고지서만 보낼 뿐이다.

 

당신이 채무자라서 추심당하는 괴로움만 생각하겠지만, 거꾸로 채권자라고 생각해보라. 추심하는 일이 쉽겠는가? 그것도 수 개월 동안 내내 쫓아다니며 추심할 수 있겠는가? 혼나는 사람만큼 혼내는 사람도 스트레스 받듯이, 추심당하는 것만이 아니라 추심하는 것도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다. 그러므로 추심이 1년 내내 지속되는 일은 거의 없을뿐더러 비용 때문에라도 그렇게는 못한다.

 


2. 추심을 겁내지 마라.

 

제1금융권이나 카드사는 대부분 독촉 전화와 고지서 정도에서 그치는데,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는 사람을 보낸다. 추심의 강도는 은행<카드사<저축은행<대부업체 순으로 강해진다. 대부업체는 독촉 전화도 심하고 체납 이후 며칠만 지나도 집으로 찾아온다.

 

이 대부업체의 추심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 미친듯이 전화를 하면 일단 갚겠다고 하고, 그만 전화하라고 말하고 끊어라. 그리고 계속 전화하게 냅둬라. 그런 다음 그걸 근거로 불법추심으로 민원을 제기해라. 불법추심에 관한 사항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상세하게 나와 있다. 실적에 쫓기는 추심원들이 종종 무리하기 때문에 사소하지만 불법의 빌미가 될 만한 짓을 한다. 하루 수십 차례의 반복적인 전화도 불법 추심으로 문제 삼을 수 있다.

 

찾아와도 겁낼 것이 없다. 집에 찾아와 가족이 보는 앞에서 추심에 관한 발언을 하면 바로 그 걸 캐치해라. 눈치채지 못하게 녹음해놓으면 더 좋다. 이후, 추심원이 무리수를 둔 부분을 근거로 해당 관청에 민원을 제기하라. 민원도 어렵지 않다. 전화한통이면 끝이다. 참고로 대부업체는 금융감독위원회가 아니라,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 단속을 관할한다. 그러니까, 돈 빌린 대부업체가 등록한 관할 구청에 전화를 해서 불법추심 민원을 제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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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척이 실제 겪었던 경험이다. 초등학생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며 직장에 출근하는 길에 추심원이 들이 닥쳤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추심원이 따라 붙으니까, 창피하고 불쾌한 것은 당연한 일. 아침부터 아이 앞에서 이게 뭐하는거냐고, 직장까지 왜 쫓아 오냐고 항의하며 사생활 침해혐의로 경찰을 불렀다. 경찰이 왔지만 그 추심원은 정당한 업무라며 버티고 있었다. 추심원의 소속과 이름을 밝히라니까, 그제서야 이름도 대지 못하고 떠났다. 그런 소동 이후 그 대부업체 관할 구청의 소비자 보호과에 전화하여 상황을 설명하며 민원을 제기하고 나니까 추심 전화마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추심규제로 채무자의 인권이 이렇듯 최소한으로라도 보장받게 된 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IMF 외환위기와 카드대란 당시 지나친 추심으로 그 부작용이 엄청 심각했었다. 추심에 관한 규제가 하나도 없을 때라, 막가는 상황이 빈번했다. 저승사자 복장을 하고 직장에 찾아가 사무실에 앉아 있거나, 피켓팅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돈 떼먹은 사람이라고 소문내어 망신을 주는 일 등등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막장의 추심행위들이 곳곳에서 자행되었다. 이로 인해 실직으로 나앉게 된 사람도 많았고, 자살자도 엄청나게 속출했다. 이렇듯 현행 추심 규제의 제도는 채무자의 피와 한이 서려 있다.


 

3. 채무자가 겪는 법적 절차들

 

연체 기간이 몇 개월 넘어가면 이제 독촉장만이 아니라, 법원으로부터 갖가지 서류들이 날아온다. 그동안 법 없이 살아왔던 당신은 덜컥 겁이 날 수도 있겠지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당신이 처음 받게 될 법원 서류는 지급명령서다. 그건 법원이 보내는 독촉장과 다를 바 없다. 어차피 당신은 갚을 돈이 없으니, 그 서류는 그냥 읽고 생까면 된다. 그러면 채권자는 그 지급명령을 근거로 법원에 채무자의 재산명시를 신청하게 된다. 채무자의 재산에 압류를 하려면 채무자의 재산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될 거 아닌가?

 

이렇게 지급명령서를 받고서도 채무를 갚지 못하게 되면 법원에 나와 판사 앞에서 재산명시하게 된다. 이것도 역시 겁낼 일이 아니다. 법정에서 판사가 채무자 인터뷰할 일은 전혀 없다.

 

법원에 가면 재판정에 우리 같은 채무자가 100명 이상 빼곡히 차있다. 그곳에서 법원 직원이 나눠주는 재산목록표에 채무자의 재산을 빠짐없이 기입하여 판사에게 제출하면 된다. 그 목록표에는 자동차, 동산, 부동산, 예금 등 재산이 될만한 것들을 빠짐없이 기재해야 하는데 현 시가 5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만 적도록 되어 있다. 그러니까 집안에 있는 냉장고 세탁기 등 시시콜콜한 살림살이 등을 다 적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사업이 망해서 왔기 때문에 숨겨둔 재산이 있을 턱이 없다. 그러므로 있는 그대로 적으면 된다. 그러고 나면 10여 명씩 줄을 서서 판사앞에서 선서한다. “여기에 제출한 서류에 있는 있는 사실 그대로 다 적었으며 구라를 쳤다면 달게 처벌받겠습니다.” 뭐 이런 내용을 손을 들어 선서하고 나오면 끝이다. 법원에서 오라는 날짜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출석안하면 벌금 맞거나 감치된다.

 

이렇게 법정에서 밝힌 채무자의 재산 목록을 보고 채권자가 압류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보다시피 법원에서 제출한 재산 목록에 채무자가 그저 개털이라는 사실만이 나열되어 있을 뿐, 압류할만한 변변한 재산이 없다면 채권자로서는 방법이 없다. 금융정보망에 신용불량임을 기록하는 것 외에 달리 해볼 것이 없다. 조폭처럼 협박할 수도 없고 양아치처럼 따라다닐 수도 없다. 전화 추심질을 지속해봐야 직원 인건비만 나가지 실익이 없다. 아무리 독촉해도 나올 구멍이 없는 곳에 찔러봐야 뭐하겠는가?

 

이런 법적 절차 이후에는 가끔 몇 달에 한 번 정도 잊을만하면 안부차 전화 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때부터는 추심의 압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채무자 집의 세간살이에 압류를 거는 경우가 있다. 일명 ‘빨간 딱지’라고 불리는 압류딱지를 법원 집행관을 불러서 붙인다. 사실 이것 역시 전혀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생활 필수품 항목인 냉장고와 기타 조리기구, 침대와 장롱, 옷 등은 압류할 수 없다. 기껏해야 TV나 세탁기 컴퓨터 정도에나 붙일 수 있는데, 이렇게 딱지가 붙은 물건은 약 한 두 달 후에 경매로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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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팔년도 때나 가전제품이 재산가치가 있지 요즘 같은 시대는 그저 소모품일 뿐이다. 중고재활용센터에서도 돈주고 수거하지 않을 물건들이 태반인데 특별히 값비싼 물건이 있다면 모를까 이런 중고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경매받으러 멀리서 쫓아올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유체동산 경매는 대부분 유찰되어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설사 누군가 경매받으러 왔다고 하더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럴 리도 없겠지만 경매에 붙인 물건 전체를 누군가가 100만원에 낙찰 받았다면 그 가격에 배우자가 우선 매수할 권리가 있다. 배우자가 그 자리에서 바로 100만원을 주면 그 뿐이다. 게다가 그 100만원에 낙찰된 물건은 원래 부부 공동재산이었으므로 그 물건의 소유권 절반은 배우자 몫이다. 그래서 채권자에게 지불할 100만원 중에 50%인 50만원은 다시 배우자가 되돌려 받는다. 그러므로 100만원에 누군가가 낙찰 받았다고 하더라도 집에 있는 물건이 밖으로 나갈 일도 거의 없다.

 

통상 대부업체가 이런 유체동산 압류를 한다. 왜 실익도 없는 이 짓을 할까? 법무 비용만 많이 드는데… 압류의 실효성 때문이 아니라, 채무자의 심리적 압박을 노린 것이다. 그러므로 유체동산 압류에 당황하거나 겁먹거나 전혀 동요하지 말자. 그냥 담담히 절차대로 진행하자.

 

이밖에 통장압류가 있을 수 있다. 본인 명의의 통장은 모두 말소시켜버리는 것이 좋다. 지난 상편 글에 cloudwin이라는 분이 댓글로 좋은 정보를 남겨서 여기서 소개한다.

 

“제 경우를 생각해 보면 자신의 통장의 잔고를 0으로 만드는 것 보다 아예 전 금융기관의 통장을 해지하고 말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추후에 소멸시효완성을 다투려면 압류된 물건이 없어야 하는데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이 압류가 된 통장이더라고요.



 



그리고 채권추심회사가 채권을 사들여서 새로 소송을 재기하는 경우 방관하지 말고 소멸시효 완성(채무자가 금융회사로부터 유선이나 우편, 소송 등 형태로 빚을 갚으라는 연락을 받지 못한 채 5년이 지나면 소멸 시효가 완성돼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을 다투는 것이 좋습니다. 압류나 여러가지 시효연장의 사유가 존재하더라도 불량채권을 한꺼번에 사들인 채권추심회사의 경우 관련서류를 다 완비하지 못하고 채권원장에 해당하는 서류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다행히 법인 보증채무 3군데와 국세,지방세 때문에 문제가 되었는데 한군데 금융기관만 제외하고 통장 압류가 없어서 모두 소멸시효완성으로 소멸되었습니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겠죠.”

 

지금까지 설명한 채무자가 통상 겪게 될 법적 절차와 그 대응 방안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법원의 지급 명령서

→ 그냥 읽고서 쌩까면 된다. 

■ 법원의 재산명시 출석

→ 출석하여 재산목록표에 있는 그대로 적어서 제출하고 오면 된다. 

■ 유체동산 압류

 실익이 없으므로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압류가 들어오더라도 특별한 물건이 없는 한 유찰될 확률이 높으며 그것마저도 배우자의 우선매수권을 활용하면 최소한의 선에서 정리된다. 

■  통장압류

 본인 명의 통장은 모두 말소시켜놓자.

 

이것 외에 채무자가 겪을 법적 절차는 더 이상 없으며 이후에는 빗발치는 추심도 사라진다. 그러니 새 직장을 구하며 앞으로 재기를 모색하는데 전념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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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신용불량자가 받는 사회적 불이익은?

 

신불자라는 딱지를 마치 전과자나 그와 흡사한 사람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 무지몽매한 사람이다. 신용불량자라는 딱지는 그저 금융정보망에 등록된 금융연체자일 뿐이며 그것 이외에 사회적으로 받을 불이익은 전혀 없다. 간혹 금융권과 같이 보증보험을 요구하는 직장 외에는 취직하는데도 전혀 제한이 없다. 다만 대출거래만 못할 뿐이다. 신불자에 대한 오해 몇 가지를 간추려 보자.

 

1)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



할 수 있다. 직장에 취직하면 급여를 통장으로 받을텐데, 본인 통장이 아닌 타인 명의의 통장에 지급할 곳은 거의 없다. 그러면 통장을 개설해야 하겠지? 신용불량자라도 통장 개설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체크카드도 발급받을 수 있다. 다만, 만에 하나 언젠가 통장압류가 들어올 수도 있으니 가급적 단위농협이나 새마을금고 통장 개설을 추천한다. 물론 이 계좌도 압류될 수 있지만, 지역 단위이기 때문에 계좌 찾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들었다. 정확한 정보가 아닐 수 있으니 업계에 계신 분들은 댓글을 남겨주시기 바란다. 내 경험으로는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통장을 개설했는데 7년째 무사히 잘 쓰고 있다.

 

2) 본인 명의 휴대폰을 개설할 수 없다?



절대 네이버다. 당연히 본인 휴대폰 쓰는데 문제없다. 휴대폰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요금 안밀리고 쓰던 통신사 계속 이용하면 된다. 휴대폰을 새로 장만할 경우 통신사의 할부 상품에 제한이 있다고 하는데, KT 통신사를 오랫동안 써왔던 나는 아무 문제없었다.

 

만일 이동통신사를 바꾸려고 한다면 그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나는 KT를 이용하고 있다가, 요금이 저렴한 알뜰폰으로 갈아타려고 CJ 헬로모바일로 통신사 이동을 하려고 했는데 신불자라서 거절당했다. 빡쳤다. 휴대폰은 현 시대에 생활필수품이고 통신요금 한 번도 밀린 적이 없는데 신불자라고 이렇게 차별할 수 있냐고 항의했다. 상담 직원은 내부 규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버텼다. 이럴 때는 권한 없는 상담직원과 싸울 필요는 없다. 정보통신위원회 담당 부서를 찾아 전화해서 민원을 제기했다. 다음날 바로 가입승인이 이루어졌다.

 

3) 보험은 가입할 수 있나?



두말할 필요 없이 당근 빠따로 아무 제한이 없다. 보험사는 돈을 받는 곳인데 무슨 상관이겠는가. 자동차 보험이든 실비보험이든 모든 보험사들은 당신을 환영한다.

 

4) 자동차 압류는 어떤가?



자동차 연식이 얼마 안되고 시세가 제법 나가는 차라면 당연히 압류가 들어온다. 그러나 나의 경우 10년 넘은 중고차였는데 압류가 안 들어왔다. 시세 가액이 100만원에 불과하면 이것 역시 압류를 통한 경매에서 별로 실익이 없다. 차량에 주차위반 등 각종 과태료로 압류금액이 잔뜩 붙어 있는 차를 인수받으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생계 목적이 아니라면 가급적 차량을 처분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경차라 하더라도 유지비용은 대중교통보다 훨씬 높다.

 

5) 사업자 등록을 내고 사업을 할 수 있나?



세금이 체납되지 않았다면 가능하다. 그러나 신용 거래가 금지되어 카드가맹점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소매업은 쉽지 않을 것 같다.

 

6) 해외여행 가능한가?



아무 문제없다.

 

7) 급여가 압류된다면?



물론 급여가 차압될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은 좀체 발생하지 않는다. 우선 어떤 직장을 다니는 지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채권자가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참고로 150만원 이하는 압류할 수 없다. 200만원이라면 150만원 차액인 50만원에 한해서만 압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실제로는 급여 압류를 당하는 상황은 거의 없는 듯하다. 생계를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게 하여 추심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아봐야 무슨 실익이 있겠는가.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을 봤는데 월 300만원 이상의 직장에 다녔지만 급여 압류는 들어오지 않았다. 내 경우도 그랬다.

 

다만 4대 보험에 들어있고 원천징수하는 직장을 다니는데, 신용보증기금과 같은 공공기관에 채무가 체납되어 있는 신불자라면 국세청이 해당기관에 통보한다. 그러면 해당 채권사 담당직원이 전화를 해서 월별 약정금 얼마라도 내라고 좋게 얘기하지 무턱대고 압류하지는 않는다. 약정 금액도 무리한 액수는 아니다. 적절한 선에서 타협할 수 있다. 이것도 공공기관에 한해서이지, 일반 민간 금융기관에 통보가 가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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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인회생, 파산면책?



 

이처럼 신용불량자라고 해서 생활에 당장 어떤 불편을 겪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거의 없다. 신용카드가 없어 주어진 수입으로 검소하게 생활하게 되니 되레 맘이 더 편할 때도 많다. 그러니 신불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주눅이 들어 지레짐작으로 사회생활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신불자의 삶은 권할만한 것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 압류가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삶이 계속된다. 잊을만하면 독촉장이 집으로 날아오고 추심전화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그래서 개인회생이나 파산면책을 알아보게 된다.

 

개인회생이나 파산면책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 많이 널려 있는데 대부분 법무사들 광고 차원에서 담겨 있는 정보들이다. 인터넷 정보보다는 신용회복위원회에 직접 찾아가서 상담받는 것이 제일 좋다. 어쨌든 이 부분은 비전문가인 내가 자세하게 설명할 능력은 없다. 다만 오래 전 내가 상담받으며 느꼈던 점에 대해서만 잠깐 얘기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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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40대에 개인 파산면책은 쉽지 않다. 근로 능력이 현저하게 없으면서 수억 원 이상의 고액 채무가 아니라면 웬만해선 일해서 갚으라는 개인회생으로 돌린다. 개인회생은 다중채무자에게 3~5년이 넘는 동안 최저생계비의 150% 정도를 뺀 나머지를 모두 변제금으로 쓰도록 하는데 법원에서 정한 변제 기간이 지나면 모든 채무는 면제된다.

 

그러나 사실 최저생계비로 정한 금액이 너무 가혹해서 월세를 살고 있거나 개인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고, 아이를 키워야 할 형편에 있다면 기본적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또 중간에 실직해서 몇 개월 연체되면 그동안 진행했던 회생절차는 무효가 된다. 때문에 나는 개인회생을 포기했다.

 

차라리 체납 기간이 5년 넘을 때까지 버티는 것이 낫다. 금융권 빚은 오래될수록 채무자에게 유리하다. 그 즈음되면 채권은 대손상각(특정 채권의 회수가 불가능할 때 이 채권을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을 말함) 처리된 지 오래되어 때론 원금의 5%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린다. 원금의 10~20%만 갚아도 채권추심자들도 이익이 된다. 그래서 오래된 채권에 대해 채권사는 원금의 절반 이상을 깎아 주겠다고 쇼부치러 온다. 그때 가서 여력이 생기면 그런 옵션도 고려할만하다.

 

각 개인이 처한 상황은 천차만별이고 그에 맞게 각자가 판단을 해야겠지만, 지난 번 글에서 썼듯이 나의 경우 개인의 빚 변제가 우선이라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약간의 불편함만 감수하면 신용불량자로 지내는 것이 사는데 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개인회생을 무리하게 진행할 바에야 그 돈으로 가까운 개인의 채무를 변제하는 편이 좋다고 본다.

 

지금까지 글을 읽은 독자들 중에는 필자의 주장에 동의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반면에 불쾌감을 느낀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금융권 빚을 갚을 필요 없다는 내용에 대한 반감일 것이다. 금융권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이 글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본인은 빠듯한 살림에도 열심히 일해 은행 빚을 갚아나가고 있는데, 금융권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선동하고 있으니 ‘무임승차자’에 대한 분노감이 들 만하다. 신용사회를 좀먹는 ‘모랄헤저드’가 아닌가?

 

그러나 나는 채무자 애기만 나왔다 하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이 ‘모랄헤저드’ 비난에 대해선 좀 할 말이 있다. 다음 편에서 그 얘기를 좀 더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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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


루저론 – intro

루저론1 – 노력과 의지를 믿지 마라

루저론2 – 한국 사회의 노력 이데올로기

루저론3 – 능력주의와 공정사회의 함정

루저론4 – 무한경쟁은 미친 짓이다

신루저론 – 끝없는 욕망과 희소성 그리고 루저

신루저론 – 루저의 문제는 현실이다

번외편 – 신용불량자로 살아남기(上)





루저C


편집 : 꾸물



from 딴지일보 RSS http://www.ddanzi.com/ddanziNews/192565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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