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콘텐츠 시대, MCN 산업이 가야 할 길은? by 수다피플

MCN은 새롭게 등장한 혜성과 같았다. 누가 어디서부터 시작한 단어인지는 모르지만, 어느 새 등장해서 힘 있는 단어가 됐다. 하지만 그 속을 살펴보면 조금 다를 수 있다. MCN이 현재 지칭하고 있는 것들이 딱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1인 미디어 방송이라는 하나의 콘텐츠 갈래가 더해서 생겼을 뿐이다. MCN은 기존의 방송,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서부터 시작한 모든 새로운 고민들, 그리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조금은 색다른 시도들이 하나로 합쳐 새로운 이름이 된 셈이다.

MCN이 등장하고 MCN협회가 꾸려진 지도 1년이 훨씬 지났다. 어떤 집단이 형성되고, 상생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뛰고 있는 실제 플레이어들 간의 논의가 중요하다. MCN이라는 이름 하에서 다시 만난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 플레이어들과 새로운 신흥 콘텐츠 플레이어들은 그동안 어떤 고민을 해왔을까. 지난 7월13일 그들의 실질적인 논의를 잠시나마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엠씨엔협회가 주관한 방송영상콘텐츠산업 현안 세미나는 ‘넥스트 콘텐츠, MCN에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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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영철 부원장의 인사말과 문화체육관광부 박위진 미디어정책관의 축사로 시작됐다. 1부는 한국 MCN 산업 생태계 진단을 위해 글랜스TV의 박성조 대표, 에이스탁의 김성운 이사가 나섰다. 박성조 대표는 MCN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를 위한 전략을 제언했고, 김성운 이사는 베트남 시장에서의 한국 MCN 진출 가능성을 설명했다. 이어서 열린 2부 패널토론에서는 현장에서 뛰고 있는 7명의 플레이어들의 좀 더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그들이 하고 있는 노력, 현재 가지고 있는 고민, 더 나아가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각자가 가진 경험담을 바탕으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이었다. 패널 토론의 발언들을 몇 가지 소주제를 중심으로 정리해봤다.

  • 진행 : 이영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 패널 :
    • 박성조 글랜스TV 대표
    • 김성운 에이스탁 이사
    • 김건우 미디어자몽 대표
    • 김경달 네오터치포인트 대표
    • 박재용 SBS 모비딕 CP
    • 안수현 SMC MEDIA 이사
    • 코리안브로스JK

제2부 패널토론 세션. 왼쪽부터 박성조 대표, 코리안브로스JK, 김경달 대표, 김성운 이사, 박재용 CP, 김건우 대표, 안수현 이사, 이영주 교수

#한국 MCN 산업,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있는가?

한국 MCN 산업이 물꼬를 트기 시작한 시점은 보통 2015년으로 본다. 사실 산업 초창기엔 과열된 분위기가 좀 컸다. 이날 토론에는 과열이 식은 후, 한국 MCN 산업의 위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대부분 지금부터 단계적으로 각 사업자들이 위치를 잘 찾고, 사업간 협력 방향을 찾아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김경달 대표 | MCN 산업 분야에 대해 정보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동시에 공백도 커져 있다. 레거시 미디어와 새로운 신흥 콘텐츠 플레이어들이 모두들 지금이 다들 새로운 시도나 도전해야 되는 시기인 건 알고 있다. 다만 그걸 어떻게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다보니 오늘 이런 자리도 관심들이 높아진 것 같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MCN이라는 표현은 오히려 고유명사화 돼서 MPN 개념이든 혹은 포스트TV에서 1인 크리에이터로 대변되는 새로운 콘텐츠 창작 세력의 등장을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콘텐츠에 대한 포맷 부분은 시장에서 벌써 이용자와 함께 소통하면서 성장을 해가고 있다. 다만 광고주와의 진화 이런 부분은 이제 조금 시작되는 느낌이다.

코리안브로스 JK | 지금 MCN 회사가 사실 해줄 수 있는 건 크게 없다고 냉정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왜냐면 수십명의 사람들을 관리해야 되고 회사 쪽도 수익적인 면을 분명히 생각해야 하니까 돈이 되는 친구들만 케어할 수밖에 없더라. 물론 기본적인 교육적인 것들이나, 내가 유튜브를 어떻게 설계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향성을 잡아주는 것도 있고 소속감을 얻을 수는 있다.

박성조 대표 | 비즈니스를 진행해보면 동영상이라는 키워드를 아는 분부터 크리에이터나 MCN, 미디어 커머스, 레거시를 아는 단계까지 브랜드별로 각각 이해도가 다 다르다. 대표님 연배 많으면 MCN이란 단어는 아예 모르신다. 각 멤버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다. 브랜드별로 갖고 있는 담당자, 회사의 레벨별로 인사이트가 다르다. 대리급인 마케팅 실무자는 ‘KPI가, 조회수가 예산대비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라고 한다. 부서장은 조회수가 100만이 나온다고 해도 매출 실적 얘기를 한다. 오너분들이나 대표님들은 매출 나오는 것보다 브랜드 가치를 추구하는 분들이 더 많다.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 이걸 더 중요하게 보신다.

발언 중인 박성조 글랜스TV 대표

#어떤 넥스트 콘텐츠를 만들면 될까?

이날 토론의 핵심 주제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콘텐츠 방향성이었다. 주로 10대, 커뮤니티, 한류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꾸려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뉴미디어는 뉴미디어대로 새로운 미디어 세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레거시는 레거시대로 기존의 문법과 새로운 플랫폼을 접목시킬 방안을 찾고 있었다.

김건우 대표 | 얼마 전 비드콘을 다녀왔는데 기본적으로 산업 방향이 하이브리드 미디어 비즈니스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전체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확장성을 가진 회사들이 플랫폼 회사를 인수하거나, OTT 사업을 하거나 전문 프로덕션이지만 작가나 연예 시스템 보유하는 매니지먼트로 가거나, 전문 연예인 에이전시가 인플루언서 에이전시로 전환을 하거나, 이런 형태의 비즈니스를 종합적으로 전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그들이 집중하는 타깃은 전체적으로 다 10대였다. 10대들의 구매력이 생각보다 높고,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확산력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

박재용 CP | 우리는 지상파의 노하우를 가지고 ‘차라리 우리가 잘했던 것들의 방식을 모바일화해서 해보자’, ‘지상파의 플랫폼을 활용하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직까지는 매스미디어, 대중 관점과 모바일 콘텐츠를 잘 아는 사람 사이의 간극이 나뉘어 있는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드콘 갔을 때도 느낀 거지만, 레거시 미디어와의 협업도 모바일 콘텐츠의 확장 측면에서는 상당히 의미가 있고 유익하고 전략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가, 이런 생각도 들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한 산업군이 안전히 자리 잡기 위해선 해당 산업군 속에 자리 잡은 구성원들에게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줘야 한다.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은 당연히 수익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신생산업군인만큼 수익에 대한 명확한 계산법이 부재한 상태다. 간단히 말해, 얼마를 들였는데 어떤 효과를 냈느냐가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각자 경험했던 성공, 실패 사례를 나누고, 다각적인 해결 방법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밝혔다.

: 성과 측정을 위한 지표 형성을 위해 업계 종사자 힘을 더해야 한다.

김경달 대표 |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들이 콘텐츠 협업을 했을 때 들어간 비용 대비 성과를 측정하는 문제는 조금 급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올 초부터 광고주협회, 브랜드 쪽, 크리에이터나 제작사 진영과 콘텐츠 마케팅 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조회수’, ‘좋아요’, ‘댓글’, ‘공유’ 이 4가지 정도에 가중치를 부여하면서 함수관계로 만들어내는 작업들을 다양한 곳에서 많이 제안하고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되는 건 콘텐츠의 인덱스 같다. 콘텐츠 자체가 얼마나 힘이 있느냐, 해당 콘텐츠의 속성에서 무엇이 성공 요인인가를 정성적인 분석을 통해서 내는 게 맞지 않냐는 논의가 필요하다. 올 하반기에 이런 쪽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개별 원소스 데이터들을 합산해가면서 하나의 새로운 인덱스로 지표를 제시해보자는 작업이다.

:창작의 영역에서 지표보다는 콘텐츠 레저넌스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박성조 대표 | 콘텐츠로 지표를 만드는 것 자체는 사실은 저희 사업자가 고민을 할 수 있는 영역은 좀 아닌 것 같다. 어떤 산업에서의 룰을 정하는 건 조금 더 집단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제가 계속 콘텐츠 레저넌스라는 개념을 썼던 이유가 그렇다. 매체력이라고 하는 것도 창작에 대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릴리즈 지표 중심의 논의는 업계에 있어서 별로 좋은 방향은 아닌 것 같다. 당분간은 그대로 풀면서 흘러가야 될 것 같다. 미디어 사업에서 현재 광고주는 곧 파트너일 뿐이다. 콘텐츠를 만들고 브랜드를 리딩하게끔 설득해가며 선례를 만들고, 같이 협업해서 가치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크리에이터 광고 진행의 기준선이 무분별한 건 결국 콘텐츠 질적으로 좋지 않다.

코리안브로스 JK | 아직 측정되는 광고 단가가 없기 때문에 보통 광고주분들이 물어볼 때는 조회수가 얼마나 나오냐, 평균 조회수 어떻게 나오느냐 물어보신다. 그런데 이게 사실 불안하다. 어떤 광고주도 저희에게 알고리즘을 물어보거나 분석표를 보여달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사실 어떻게 보면 장단점이 있다. 좋기도 하다. 왜냐면 그분들은 분명히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원했을 텐데 제가 분석표로 봤을 때는 10대 남자가 굉장히 많았다 하면 제 입장에서는 분석표를 보여주고 싶지 않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쌓이다 보면 분명히 양치기 소년처럼 향후에는 광고주들도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신뢰도가 분명히 없어질 것이다. MCN 크리에이터들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어느 정도 기준선을 만들어놓는 게 오히려 저희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콘텐츠 가성비와 이용자 충성도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

안수현 이사 | MCN 수익모델은 앞으로 크게 2가지인 것 같다. 대기업들이 찍는 브랜딩 영상, 그리고 중소기업이나 커머스를 위해 영상 제작해서 매출을 뽑아내는 퍼포먼스 영상. 그런데 이미 피로감은 둘 다 높아진 상황이다. 피로감 높아진 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퍼포먼스를 잘 낼 수 있을까. 어떤 인플루언서, 어떤 일반인으로 어떤 제품과 할까를 계속 고민하는 시장이 될 것 같다. 올해나 내년에는 가성비 좋은 영상들을 기업들이 더 만들어낼 거고 그 가성비 좋은 영상을 잘 만드는 회사들이 경쟁력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그 콘텐츠로 이용자에게 굉장히 높은 충성도를 끌어낼 수 있는 회사들이 경쟁력 갖출 수 있다고 본다.

발언 중인 김건우 미디어자몽 대표

#한국 MCN 콘텐츠, 글로벌 가능성은?

결국 모두가 글로벌 전략을 생각해야만 한다. 이는 지속가능성과도 연계된 문제다. 각자의 경험을 논의한 결과 다행히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엄청났고, 지리적 특성에서도 우위를 점하기에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성운 이사 |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베트남에 진출한 것이다. 베트남의 경우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그로 인해서 한국인들에 대한 관심도 굉장히 높다. 그렇기 때문에 영상을 제작하는 데 있어서 언어적 장벽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언어 외에 저희가 모션이나 기타 콘텐츠로 충분히 영상을 만든다면 호감을 바탕으로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경달 대표 | 젊은이들의 입덕문화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유통해본 적이 있는데, 가장 먼저 힘을 받고 피드백이 나온 곳이 중국이었다. 콘텐츠 유통에 있어서 우리가 나름대로 집중도를 갖고 만들면, 기획만 잘하면 얼마든지 중국에서 이용자들한테 어필이 되더라. 동남아도 마찬가지로 반향이 제법 있다. 한국적인 감성의 콘텐츠인데도 미국에서도 반응이 잘 나온다. 그런 부분에서도 계속 이어서 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김건우 대표 | 우리나라가 지리, 지형적인 부분에서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K-팝이나 K-컬처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걸 자기들 플랫폼이나 채널이나 혹은 분석 솔루션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상호 협력 모델을 갖고 가고 싶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했다. 특히 중국, 동남아 쪽 회사들은 오히려 우리나라를 통해서 글로벌 쪽으로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나 방향을 고민한다. 사업모델로는 커머스나 프로덕션 같은 바로 수익성할 수 있는 유동성 있는 사업모델도 좋은 방법이지만, 전반적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지리적인 이점이나 문화적인 특성들을 접목하면서 비즈니스 기회들을 플랫폼이나 크리에이터나 사업자들이 같이 만들어가면서 글로벌로 공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MCN이 가야 할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

콘텐츠를 접하는 세대가 바뀌고, 만들어가는 창작자들도 바뀌고, 그를 뒷받침하는 환경도 모두 바뀌고 있다. 토론자들은 궁극적으로는 해당 산업이 보편화 된다는 명제에 대해선 명확하다고 말했다. 결국은 콘텐츠 플레이어들의 몫이다. 다만 보편화를 위해서는 콘텐츠 플레이어들의 몫 이외의 뒷받침도 중요하다. 수요자, 공급자, 공적 인프라 모두가 문제의식과 소명의식을 갖고 콘텐츠의 발전을 위해 손잡을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성조 대표 | 콘텐츠라는 건 결국 고가의 경쟁력이고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을 한다. 저희가 이런 한국의 뉴미디어 생태계에서 나온 콘텐츠들이 개도국이나 후발도상국에서 컬처 디스카운트가 적당하게 맞춰지면서 순리적으로 들어가길 원한다. 요리가 관심이 생기고 패션이 생기고 한국에 대해서 관심이 생겨서 한국에 오고 싶은 것처럼. 때문에 자극적인 영상들이 만들어지는 생태계가 지속돼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국내에선 MCN 사업 자체가 보편화되고 이미 대중화됐기 때문에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생산자로서 액세스 교육들을 하면 좋을 것 같다.

김경달 대표 | 크리에이터 집단한테 우리 한국사회에서 고민하는 ‘앞으로 콘텐츠는 어디로 가나요?’라는 큰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기존의 공급자 진영에서 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업자들이 뛰어들겠다고 할 때 모든 과정이 경험이 돼 발전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신뢰의 기반을 만들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사업이 활성화 될 때 사실 정부나 공적 기관과의 협업이 중요하고 동시에 기다려주는 것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

이날 행사장은 예상보다 많은 참석자들이 몰려 뒷편에 서서 세미나를 들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from Bloter.net http://www.bloter.net/archives/285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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