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여행 가이드 알려주는 패키지 여행의 수익구조 1 – 수다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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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17년 세부(Cebu, Philippines)를 기준을 작성된 글입니다.)


‘여행사의 일정에 따라 가이드의 서비스를 받으며 하는 여행’을 일반적으로 ‘패키지여행’이라 부른다. 가이드가 없는 자유여행으로 여행의 형태가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패키지여행은 우리나라 여행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패키지를 이용해서 해외여행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패키지여행은 커다란 모순적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여행객들은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기 어렵고 여행업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나는 필리핀 세부의 현역 가이드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여행에 관계되는 일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다른 나라의 패키지여행의 수익구조는 잘 모른다. 세부와는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의 패키지여행은 대부분 비슷한 구조적 모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나라나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문제점을 세부(Cebu, Philippines)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볼까 한다.


나는 한국 패키지여행의 가장 큰 문제점을 ‘적자상품의 개발 및 판매’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말은 상품의 개발단계에서부터 원가보다 싼 적자상품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패키지여행 상품은 대부분 원가에 못 미치는 ‘마이너스 상품(적자상품)’이다.


손님은 싼 맛에 상품을 덥석 집지만 이런 적자상품이 품질이 좋을 리가 없다. 질 낮은 서비스와 빡빡한 일정 때문에 여행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가이드와 패키지여행에 대한 인식은 나빠진다.


그럼 적자상품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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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패키지 여행상품의 원가를 간단히 뽑아 보겠다.



첫째, 항공료


해외여행 경비 중 절대 뺄 수 없는 것이 항공료이다. 세부의 왕복 항공료의 경우 고급으로 분류되는 아시아나,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성수기와 비수기를 평균했을 때 아시아나, 대한항공은 약 50만 원 정도이다. 한국의 저가 항공사인 ‘진에어’, ‘제주항공’, ‘에어부산’, ‘티웨이’ 등과 필리핀 국적기, 제 3국의 항공사의 경우는 최하 가격이 25만 원까지 나올 때가 있다. 비싼 표와 싼 표의 평균을 내면 약 38만 원이 된다. 퉁 쳐서 35만 원으로 싸게 책정하겠다. 일단 항공료는 1인당 35만 원으로 적어 놓자.



둘째, 호텔


한국인들이 묵는 세부의 리조트들의 1박 숙박료는 최소 20만 원에서 50만 원 선이다. 아주 싼 호텔도 물론 있지만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같은 대형여행사가 거래하는 호텔의 가격은 싼 방이 1박 20만 원 선이다. 20만 원대 이하의 호텔은 비치(Beach)도 없고 수영장 시설도 과히 좋지 못하다. 그러므로 한국 여행사는 이런 호텔은 판매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호텔 수영장은 있어야 하고 이런 호텔들은 최하 1박 20만 원 이상이다.


호텔 값도 평균으로 해서 30만 원으로 하자. 동남아 여행은 대부분 3박 일정으로 만들어진다. 30만 원짜리가 사흘 밤이면 90만 원이 된다. 2명 기준이므로 나누기 2하면 1인 부담액은 45만 원이다. 그럼 호텔비는 45만 원이다.



셋째, 식사비


세부 패키지의 경우 일반식은 1회 약 7500원, 특식은 10,000원을 기준으로 한다. 보통의 경우 식사는 6번이 이루어진다. 특별한 경우 식사가 8번이 될 때도 물론 있다. 평균이 6회이므로 특식 2번에 일반식 4번으로 계산해 보면 식사비는 약 50,000원이다. 식사비 50,000원 적어 놓자.



넷째, 차량비


세부의 렌트카 비용은 싸지 않다. 보통 일반인이 렌트카 업체에서 차를 빌리면 매우 비싸지만 한국의 여행사가 여기도 갑질을 해서 가이드가 차를 빌리는 경우 꽤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기사를 포함한 경비다. 한국 손님은 불편하게 붙어 앉아 여행하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세부의 경우 3명부터 밴(VAN)을 사용한다.


세부의 가장 흔한 렌트카 밴(VAN)인 ‘도요타 하이에이스’의 경우 2시간 기본이 25,000원, 추가 1시간에 7500원이 여행사가 빌리는 가격이다. 이 가격은 일반인이 빌리는 가격의 50% 수준이다.


차량은 첫 날 공항 미팅 때 3시간, 마지막 날 센딩 때 10시간 정도를 쓰게 된다. 그럼 117,500원이 된다. 4명이 탄다고 생각하고 나누기 4를 하면 29,375원이다. 추가 요금 나올 때가 더 많으므로 반올림해서 1인당 부담액을 30,000원으로 하겠다. 일정 중에 따로 쓰는 차량비도 만만치 않지만 이것도 빼겠다. 3박 4일간의 1인 차량비 30,000원. (무지 싸다,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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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포함 옵션


세부는 옵션(현지투어)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래서 상품에 옵션(현지투어)을 끼워서 패키지의 질을 높이려고 한다. 보통 두 개 정도를 끼우는데 대표적인 게 ‘호핑’과 ‘마사지’이다. 하나투어의 경우 현지에서 판매하는 호핑은 $50(60,000원), 마사지 1시간은 $20(24,000원)이다.


하지만 이건 현지에서의 판매가이고 한국에서 포함해서 올 경우 원가만 받고 진행하므로 원가를 대충 50%로 보고 계산하면 두 개 옵션의 비용은 42,000원이 된다. (잘 이해가 안 되면 대충 그렇다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이렇게 포함해서 오는 옵션의 경우 현지에서 진행했을 때 가이드와 현지 여행사인 랜드사의 수익은 0원이다. 호핑의 경우 짧게는 3시간 길게는 6시간 이상 시간이 소요되고 인솔 책임도 수반된다. 만약 호핑 중에 불미스런 일이 생긴다면 가이드와 랜드사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일을 하고도 가이드의 인건비는 0원이다. 물론 랜드사의 수입도 0원이다. (*호핑: 세부의 대표 옵션으로 소형 보트를 타고 바다로 소풍 나가는 일)


또한 이런 일들에는 자투리로 돈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 또는 소주, 김치, 현지인 팁 등이 들어간다. 특히 현지인 팁의 경우 만만찮게 들어가는데 손님들에게 팁을 걷기는 쉽지 않다. 호핑이나 마사지의 경우는 강제로 손님에게 팁을 걷지만 다른 경우는 대부분 가이드들이 자기 돈으로 낸다.


“팁 같은 거 안주면 그만이지!!” 하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필리핀 현지인들과 함께 일하다 보면 팁을 안 주는 것이 얼마나 부도덕한 일인지 금방 알게 된다. 어쨌든 포함 옵션을 최소로 잡았을 때 비용은 1인당 42,000원이다. (물론 포함 옵션은 성수기 때는 줄어들기도 하지만 평균이 2개라 할 수 있다)



여섯째, 공항세


필리핀은 공항세를 비행기 표에 포함하지 않고 공항에서 현찰로 따로 받는다. 그러므로 가이드가 현찰로 준비해서 손님에게 줘야 한다. 세부의 공항세는 인당 750페소(약 18,750원)이다. 이건 절대 뺄 수 없는 항목이다. 이걸 손님에게 안 주면 손님은 한국을 갈 수가 없다.


위의 여섯 가지 외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다 뺐다. 그러니까 아주 최소로 잡은 것이다. 위에서 계산한 여섯 가지 중 ‘항공료’를 뺀 경비를 여행사에서는 ‘지상비’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중요하다 ‘지상비’ 꼭 기억하자. 때로 지상비에 호텔비용은 빠지는 경우도 있다)


항공료와 지상비를 더하면 여행상품의 원가가 나온다.


그럼 계산해 보겠다.


1) 1인 항공료 – 350,000원

2) 1인 호텔비 – 450,000원

3) 1인 식사비 – 50,000원

4) 1인 차량비 – 30,000원

5) 1인 포함옵션 – 42,000원

6) 1인 공항세 – 18,750원


1인당 행사 경비는 약 940,75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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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계산을 가이드나 랜드사(현지 여행사-가이드 용역회사)에서 보면 코웃음을 칠 것이다. 말도 안 되는 계산법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실제는 이보다 30% 이상의 경비가 더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다 뺐다. 이 금액과 세부 패키지의 상품가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패키지여행의 모순적 수익구조는 한 눈에 보인다. 세부 여행상품의 평균 가격은 약 70만 원 선이다.


평균가인 70만 원으로만 따져도 위 계산과 비교해 보면 여행사는 손님 1인당 20만 원 이상의 마이너스가 발생한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일단 한 코드(상품)에서 80만 원 이상의 마이너스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가이드가 10명을 데리고 다닌다면 가이드는 200만 원의 마이너스를 떠안고 다니는 셈이 된다.


2017년 올해의 경우 비수기(3월~6월) 때 내가 본 최하의 상품가는 “99,000원” 이었다. 세부 3박 5일에 항공료와 조식 포함 1급 호텔에 호핑을 포함한 상품의 가격이었다. 놀랍지 않은가? 내가 직접 행사한 상품 중 가장 싼 상품은 ‘199,000원’이었다. 이것 역시 놀라자빠질 가격이다.


만약 비수기 가격인 20만 원 대를 원가와 비교한다면 마이너스는 얼마가 될까? 상상도 하기 싫다. 1인당 마이너스가 50만 원을 넘는다는 소리다. 10명이면… 물론 우리나라에는 크리스마스 시즌, 연말 시즌, 휴일이 겹친 연휴 등의 ‘극 성수기’가 있다. 이 때는 정상가보다도 높은 가격으로 상품이 판매된다. 하지만 이건 1년 중 며칠이 안 되니 평균값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혹시, 위의 계산 중에 빠진 게 보이는가? 꼭 들어가야 하는데 빠진 중요한 몇 개가 있다. (뭘까?)


1. 위 계산에는 ‘인건비’가 빠져있다. 이 상품이 진행되는데 필요한 인건비는 한 푼도 책정하지 않았다. ‘가이드’와 현지인 도우미의 ‘인건비’는 어디서 나올까?


2. 모객을 한 여행사(하나투어, 모두투어 등)의 이윤(Margin)도 빠져있다. 여행사가 만약 내 계산대로 940,750원에 손님을 보내면 여행사는 굶어 죽는다. 위 계산에는 여행사의 이윤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1인당 10원이라도 이윤은 붙어야 한다.


3. 현지에서 가이드를 운영하고 호텔과 계약하고 옵션을 개발하는 현지 여행사(랜드사)의 수익도 빠져있다. 이들도 뭔가 수익이 있어야 될 거 아닌가? 이런 회사들은 봉사활동 단체가 아니다. 랜드사의 수익 역시 빠져있다.


가장 기본적인 지출만 따져도 70~80만 원 대의 패키지 가격은 말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런 구조로 해외여행이 몇 십 년째 운영되고 있을까?


그건 빨대를 뽑아서 쪽쪽 빨아먹으면서 배를 불릴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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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빨대를 꽂는 순서를 설명하겠다.


첫째, 항공사는 여행사에 빨대를 꽂는다. 항공사가 최고의 갑인 셈이다.


“야! 이번에 표 몇백 장 사줘. 안 사면 알지? 성수기 때 표 없어!!”


항공사는 여행사에 이 한 마디면 모든 영업이 끝이다. 여행사는 알아서 표를 사야한다.


둘째, 여행사(하나투어, 모두투어 등)는 현지의 랜드사에 빨대를 꼽는다.


“야! 이번에 ‘지상비’ 없어, 성수기 때 좀 보내 줄게.”


“우리도 힘들어 그러니 이번에는 지상비 없이 한 번 해봐…”


“우리 물건 받기 싫으면 말 해, 니들 말고도 랜드사 많으니까…”


이거면 끝이다.


성수기든 비수기든 현지에서 쓰이는 ‘지상비’는 거의 변동이 없음에도 상품이 싸지면 본사라 불리는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같은 거대 여행사들은 지상비를 한 푼도 안 보낸다. 이런 걸 제로(0)투어라 부른다. 물론 다른 여행사들도 안 보낸다.


셋째, 랜드사는 가이드에게 빨대를 꽂는다. 그나마 랜드사는 좀 나은 편이다.


“가이드 님, 이번에 마이너스 20만 원 정도 됩니다.”, “가이드님들이 $70 정도만 메꿔주면 나머지는 우리가 어떻게 해 볼게요.”


이 말을 들은 가이드가 어떻게 대답할까? 당연히 이렇게 말한다.


“네, 열심히 해 볼게요…”


넷째, 가이드.


가이드는 손님에게 빨대를 꽂는다. 손님 주머니에서 돈을 털어내서 본인에게 주어진 마이너스 $70을 메꿔야 한다. 만약 인당 $70을 못 메꾸면 가이드 수입은 0원이다. 메꾼다 해도 메꾼 후에 남는 수익은 랜드사와 5:5 나눠서 정산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옵션을 손님에게 강매해서 마이너스를 메꾸고 $20이 남았다면 그 돈을 $10씩 랜드사와 나눈다는 뜻이다. 이렇게 해야 랜드사도 먹고 살 수 있다. 물론 나누는 비율은 랜드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럼 마이너스 $70을 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손님에게 약 3개에서 4개 정도의 옵션을 팔아야 한다. 3박의 행사 중에 옵션 4개를 진행하려면 손님은 5시간 이상 잠을 자기도 힘들다. 또한 상품에 포함된 옵션이 있을 테니 손님 입장에서는 옵션을 6개나 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호텔에서 편히 쉬는 일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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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우리는 휴양지에 쉬러 왔어요.”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할 거예요.”

“우리 힘들어서 못 하겠어요.”

“우리 돈이 없어요.”

“우리 옵션 캔슬 할래요.”


이런 말은 가이드에게 통하지 않는다.


만약 가이드가 이 말을 들어주게 되면 가이드는 5일 후 굶어 죽는다. 어떻게든 손님의 주머니를 쥐어짜서 수익을 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이드도 죽고, 가이드의 가족도 죽고, 소속되어 있는 랜드사도 죽기 때문이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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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작년(2016년) 12월에 쓴 글입니다. 그동안 글을 올리지 못하다가 이번에 한국노총에 가입해서 투쟁하고 있는 태국 가이드들을 보고 나도 뭔가 보탬이 되어 보고자 글을 올립니다. 아래는 지금 투쟁중인 가이드 관련 기사 링크입니다.


http://v.media.daum.net/v/20170802220027406?f=m&rcmd=rn

 

http://m.news.naver.com/rankingRead.nhn?oid=047&aid=0002157746&ntype=RANKING&rc=N

 

http://m.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57026

 

http://m.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55743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001&oid=214&aid=0000780099

 

http://m.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54483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2345149#cb

 

http://v.media.daum.net/v/20170724094704482?f=m&rcmd=rn

 

http://v.media.daum.net/v/20170722113705557?f=m&rcmd=rn



편집부 주


독자투고 게시판의 글이 3회 이상 메인 기사로 채택된 ‘벼랑끝..‘ 님께는

가카의 귓구녕을 뚫어드리기 위한 본지의 소수정예 이비인후과 블로그인

‘300’의 개설권한이 생성되었습니다.

아울러, 연락이 가능한 이메일 주소나 개인 연락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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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필진 전용 삼겹살 테러식장에서 뵙겠습니다.


벼랑끝..


편집 : 꾸물

from 딴지일보 RSS http://www.ddanzi.com/ddanziNews/196008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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